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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불언>, 전시품 추천-2-정크선과 증기선

  • 2024.10.05
국립고궁박물원
궁정 조각가 진조장(陳祖章)의 청ㆍ건륭제 2년(서기 1737년) 작품, 올리브씨 투각의 이 작품은 길이 3.4cm. 너비 1.4cm. 높이 1.6cm.이다. -사진: jennifer pai백조미

고궁 개원 100주년 특전 <대미불언>, 전시품 추천-2-정크선과 증기선

-2024.10.05.-국립고궁박물원 제대로 알기


지난 주말 <대미불언> 특전 메인 비주얼을 장식했던 3가지 작품 국립고궁박물원(이하 ‘고궁’) <청ㆍ건륭제(재위: 1736-1795년) ㆍ양채영롱전선병, 20.7X37.7cm〈清 乾隆 洋彩玲瓏轉旋瓶〉>,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박물관 (Musée des Arts Décoratifs)(이하 ‘파리 장식미술관’) 도자기에 에나멜과 도금을 한 작품 <블루아 뚜껑이 있는 긴 목의 병, 1883-1884, 세브르 도자기장 제작, 41.7X24.3X10.9cm>, 프랑스 하이엔드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이하 ‘반클리프’)의 <지프(ZIP), 22.5X2.5cm> 소개에 이어 이번 주에는 전시품 260여 점 가운데 2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기획전 공동 주최 3자의 진귀한 보물들이 서로의 테마나 예술이나 배경 스토리에 맞춰 콜라보 연출을 보이고 있는 이 전시는 ‘자연만물’, ‘동정유형’, ‘기환선경(판타지)’, ‘신비막측(미스터리)’, ‘오채빈분(오색영롱)’ 등 5개의 코너로 나뉘어져 있다. 오늘 소개할 2점은 ‘신비막측’ 즉 신비롭고 불가사의하다는 의미를 가진 주제의 작품으로 고궁 소장품 1점과 반클리프 클래식 1점을 소개한다.


고궁 소장 <조감람핵주雕橄欖核舟 (선박 바깥 하단에 <<후적벽부>> 전문 300여 글자가 새겨짐 底刻《後赤壁賦》全文> 궁정 조각가 진조장(陳祖章)의 청ㆍ건륭제 2년(서기 1737년) 작품, 올리브씨 투각의 이 작품은 길이 3.4cm. 너비 1.4cm. 높이 1.6cm.이다.

올리브씨로 정크선박 모양을 조각한 이 작품은 청나라 건륭제 2년(서기 1737년) 궁정 조각 장인 진조장(陳祖章)의 작품으로 엄지손가락 길이보다 작은 미니어처 조각이다. 선박을 뒤집으면 송나라 소동파(소식-蘇軾)의 <후적벽부> 300여 글자 전문이 새겨져 있다.

중국 전통 선박의 선창 양측의 문은 개폐식으로 실제로 이 올리부씨 작품의 창문을 여닫을 수 있다. 이 작은 배에는 뱃사공과 손님을 비롯해 총 8명이 조각되어 있는데 사람마다 그 모양이 다 다르고 공간의 배치나 세부 사항도 극히 정교하고 생생하게 표현하여 <후적벽부>에서 표현하려는 달밤에 배를 타고 친구들이랑 즐기는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후적벽부> 전문이 새겨져서도 그렇겠지만 배 안에 탄 손님 중에 열려진 창문 바로 앞에 두건을 쓰고 앉아 있는 사람이 바로 소동파라는 걸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고궁 홈페이지 캡쳐)

이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만약 소동파의 <후적벽부>를 다시 읽고 음미한다면 보는이는 자연스럽게 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역사상 8대문호 중의 한 명인 북송 시대 소동파의 <후적벽부>와 청나라 성세 때 궁중에서 기술 공무원으로 일했던 조각가 진조장의 올리브씨 선박의 만남은 누구든 아주 쉽게 문학과 예술로 다가갈 수 잇게 하는 매력 있는 작품이라 믿는다.

과일 씨로 미니어처 조각 작품을 만드는 건 명나라 때 중국대륙 강남지역에서 유행했던 민간 공예 중의 하나이다. 자주 쓰였던 재료 중에는 복숭아 씨, 호두와 올리브 씨 등인데 과일 씨의 딱딱함과 자연 그대로의 무늬를 이용해 부조(부각)와 360도 조각 작품과 투각 등의 기법으로 아주 작고 다양하며 신비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조각 작품은 기술적으로만 뛰어난 게 아니라 예술이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생생하게 재현하는 등 창의적인 면을 부각시켜 500년이든 천 년이든 얼마 만큼의 세월이 자난다 해도 창의력이나 작품성에서 절대 뒤쳐지지 않는 세기의 작품을 남겨 주었다.


특별기획전에서 올리브씨로 만든 배에 8명이 들어있는 불가사의한 1737년에 완성한 ‘조감람핵주’에 이어 같은 주제 코너에 전시되어 있는 호화 증기선 모양의 장식품이자 특별한 용도를 가지고 있는 바루나(사진: 백조미) , 1906년 특별 주문 제작 작품, 황금K금, 은, 벽옥, 목재, 에나멜로 만들어졌고 높이 16cm, 길이 19.7cm, 너비 11cm.이다.

증기선 바루나(Varuna)라는 이름은 고대 인도 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이라고 하며, 1896년에 해상 운수수단으로 쓰였던 ‘바루나’ 오리지널을 그대로 본따 만든 반클리프의 미니어처 버전이다.

고가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의 이 작품은 1906년 첫 번째 주문품이자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그런데 일반 장신구가 아닌 호화로운 배의 모형-장식품을 반클리프에 주문한 사람은 미국의 재벌 상속자 유긴 히긴스(Eugene Higgins)로, 오리지널 바루나 유람선이 1896년에 건조되어 처음에는 대서양과 지중해를 횡단하는 교통수단으로 사용되며 그 웅대함에 당시 세인들은 바루나를 가장 위대한 증기선 중의 하나라고 손꼽았다고 한다. 황금K금의 선박 구조에는 두 개의 돛대, 하나의 연통(굴뚝)이 세워져 있고, 흰색과 녹색의 에나멜(법랑)로 선박의 몸체를 장식했고 뱃전(배의 앞머리)에는 구명정(구명보트) 6척이 흰색 에나멜로 장식되어 있다. 은으로 조각한 갑판이나 밧줄 또는 배 뒷부분에 에나멜로 제작된 휘날리는 미국 성조기, 그리고 구명튜브에 새겨진 ‘Varuna NYC’ 모두 반클리프가 주얼리나 장식품 디자인과 제작 과정에 있어서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럭셔리와 세밀함을 보여주고 있다.

배가 떠있는 곳은 바다이다. 벽옥으로 조각된 높고 낮은 바다 물결, 바루나 증기선이 그러한 파도를 타고 전진하는 용감한 이미지를 주고 있고 작품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좌는 금을 박은 흑단목이다.

이 작품을 주문한 유긴 히긴스는 당시 최고의 증기선 바루나를 본따 축소판 고급 장식품을 주문하였지만 사실 다른 특별한 용도가 있다. 이 작품 중 연통(굴똑) 정상에는 벨이 숨겨져 있다. 예전 신분 제도가 있었을 때 주인이 집사를 부르기 편하게 이러한 장식품에 집사 소환용 벨이 장치되었다는 게 특징이다. 물론 이 안에는 아주 정교하고 작은 전기선로가 배치되어 있다.


국립고궁박물원, 파리 장식미술박물관ㆍ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아펠의 ‘대미불언(大美不言)’ 특별기획전은 내년(2025년) 고궁 개원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일련의 특별전시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으로 9월26일부터 12월29일까지는 타이베이 고궁에서, 내년(2025년) 1월23일부터 4월20일은 남부 쟈이(嘉義) 소재 고궁 남원에서 전시를 이어나간다. 내년은 타이베이 고궁 건립 60주년, 고궁 남원 설립 1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은 한 해로 전례없는 특별전시가 속속 출현할 예정이다. -白兆美

취재ㆍ보도: 백조미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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