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이하 고궁)은 2022년 중화민국 국경일을 맞아 여러 점의 국보를 전시하는 것 외에도 기획 특전을 펼친다. 쌍십절 국경일은 마침 국립고궁박물원 개원 기념일이기도 하다.
‘필하(筆下)에서 꽃피운 찬란한 문화유산’이라는 주제로 인간 왕세정(王世貞)과 그의 평생 커리어를 앞뒤 6개월 동안 특전 방식으로 선보이며, 전시 유물 가운데에는 십수 점의 국보가 포함되어 있고, 일부 국보는 유지와 보전을 위해 42일 동안만 전시할 수 있는 제한을 받는 최고의 걸작들이다.
한국에는 조선시대 허준(1539~1615년)의 ‘동의보감’이 있다면 중국에는 명나라 이시진(李時珍, 1518~1593년)의 ‘본초강목’이 있다. 당시 이시진의 의약 저서 ‘본초강목’이 출판될 수 있었던 것은 왕세정이 서문을 쓰며 추천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19금’으로 여기고 있는 소설 ‘금병매’의 막후 작가가 왕세정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사실 ‘금병매’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건 ‘19금’과는 거리가 먼 당시 정치에 대한 풍자를 은유하고 있다.
고궁 97년 이래 처음으로 문화인이 저술한 예술 문화 평론을 토대로 그의 소장품이나 감상 작품을 위주로 전시를 하게 되어 매우 특이한 테마전시로 주목을 끌고 있다.
(오늘(2022.10.05)부터 42일 동안 전시되는 '천하 제1의 초서'로 불리는 고궁 국보, 당나라 회소(懷素, 725~785년)의 ‘자서첩(自敍帖)’(국부). -사진: 백조미 jennifer pai)
왕세정이 소장을 했었거나 평론을 했었던 작품 중에 ‘천하 제일의 초서’로 불리는 당나라 회소(懷素)의 ‘자서첩(自敍帖)’은 평생 꼭 봐야하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그리고 당나라 시대의 전형적인 청록산수화 스타일을 아낌없이 보여준 ‘명황행촉도(明皇幸蜀圖)’는 역사적 가치와 미술사 연구에 극히 중요한 작품이며, 작품 표기에 ‘명황’은 바로 당나라 현종을 가리킨다. 당현종(唐玄宗)이 양귀비와 일부 대신들과 안록산,사사명의 난(安史之亂)이 터졌을 때 지금의 스촨(四川)으로 피신한 사실을 근거로 그린 역사 그림이다. 이 외에 원나라 조맹부(趙孟頫)의 ‘작화추색도(鵲華秋色圖)’는 조맹부 회화의 최고 작품으로 꼽히는 고궁 국보들이다. 이 작품들은 42일밖에 전시되지 않으며, 다음 번 전시까지는 기약하기 어려우므로 중국 미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은 전시이다.
10월5일 특전이 시작되었는데, 이날 취재한 내용을 정리 후 Rti한국어방송 홈페이지 ‘국립고궁박물원’ 카테고리에 기사와 사진을 업로드할 예정이다. -白兆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