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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을 맞이한 타이베이의 도시풍경

  • 2024.02.07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2024년 춘절 연휴를 맞아 타이베이 시내 백화점에 소재한 다양한 과자점에서 내놓은 춘절 맞이 선물 상품들 - 사진: Harper's BAZAAR Taiwan

구정 설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음력 설을 세는 타이완은 ‘춘절(春節)’이라 해서 약 일주일간 춘절 연휴 기간을 갖습니다. 올해 2024년 춘절 연휴는 2월 8일부터 14일까지로 당장 내일부터 타이완은 춘절 연휴가 시작됩니다. 춘절 연휴가 있는 2월에 들어서자 타이베이 시내 곳곳은 붉은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내의 각종 건물 앞에 붙어있는 문구입니다. 아파트 단지 정문에도, 회사 건물 입구에도 복과 재물운, 그리고 마음 먹은 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문구들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어 사람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 안에는 복(福)자가 크게 써있는 폭죽도 장식되어 있고요. 

춘절 연휴를 앞두고 타이베이 시내 아파트 단지 정문에 춘절을 기념하는 문구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 사진: Rti 서승임

1년 중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둔 타이베이. 춘절 연휴를 맞아 달라진 타이베이 도심의 풍경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화려한 포장의 백화점 춘절 선물

설 선물하면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한국에서 설 선물하면 한우, 과일, 영양제 등이 떠오르는데요. 타이베이 도심에 있는 백화점 식품관에는 춘절 2주 전부터 붉은색과 황금색으로 예쁘게 포장된 수제 과자들이 눈에 띕니다. 특히나 청룡의 해인 올해에는 더욱더 화려하고 웅장한 용 모양의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데요. 한국인들이 타이완에 오면 꼭 사가는 펑리수(鳳梨酥)부터 고소하고 바삭한 계란말이 과자(蛋捲), 호두, 땅콩 등 견과류가 들어간 전통 과자 등이 타이완의 대표적인 설 선물 중 하나입니다. 전통 과자만 춘절 선물이 되진 않습니다. 버터가 가득 들어간 쿠키나 이탈리아 송로버섯으로 만든 트러플오일, 타이완 차가 아닌 영국 차 세트도 타이베이 백화점에서 잘 팔리는 중요한 춘절 선물 세트이지요. 어떤 먹거리인지도 중요하지만 타이완의 춘절 선물 세트는 화려하고 고급스런 포장, 바로 이 포장이 보다 톡톡한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 전통 문화 특유의 붉은색에서 약간 채도를 낮추거나 혹은 살짝 어둡게 만들어 쨍한 붉은색 대신 세련된 붉은색이 포장의 주요 색을 이루고 그 주변에는 황금색이나 검정색을 배합해 디자인한 포장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화려한 용문양을 곁들이거나 예쁜 폰트의 글자가 써있다면 금상첨화죠. 한국의 한과나 다과의 포장이 은은한 파스텔톤 색깔에 깔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면, 타이완의 포장은 화려함과 세련됨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디화제 등 타이베이 전통시장 및 지하상가

전통시장이나 야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춘절 맞이 대표 소비 공간이죠. 타이베이에서 설맞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시장을 바로 디화제(迪化街)입니다. 디화제는 각종 건어물, 간식, 잡화, 한약재, 통조림, 말린 과일 등 없는 것이 없어 춘절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건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데요. 디화제 시장 거리에서 열리는 춘절 맞이 대행사는 1996년부터 타이베이시에서 주관해온 대표적인 춘절 행사입니다. 올해 타이베이에서는 2024년 춘절을 맞아 지난 26일부터 내일(8일)까지 디화제를 비롯한 각종 도심 내 시장 거리 및 지하 상가 등에서 춘절 맞이 대행사를 진행하는데요. 타이베이 지하철 옐로우 라인 싱톈궁(行天宮)과 브라운 라인 중산중학교(中山國中)과 가까운 영빈상점가(榮濱商店街)에서는 신선한 식재료가 많은 장이 서고요, 타이베이기차역 인근의 타이베이 지하상가에서는 옷, 장식품, 가방 등 각종 미용용품이 선을 보인다고 합니다. 지하철 레드라인 중산(中山)역에서 가까운 닝샤야시장(寧夏夜市)이나 블루라인 용산사(龍山寺)역에서 가까운 멍자야시장(艋舺夜市)은 춘절을 맞아 보다 풍부한 먹거리가 있다는군요. 저는 내일까지 타이베이에 있을 예정이라 오늘 저녁에 야시장에 가볼까 합니다.

타이베이 춘절 맞이 시장 거리 이벤트: https://www.2024taipeilunarnewyear.com/

춘절 연휴 전 날까지만 해도 춘절 선물을 사기 위한 타이베이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시내는 저녁 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데요. 춘절 연휴가 시작되면 희한하게도 그많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도심은 적막해집니다. 타이베이 시내 식당들은 춘절 전 일주일부터 춘절 연휴 영업 시간을 미리 안내해놓곤 하는데요. 대부분의 식당은 설날 전 날인 초석(除夕)과 설날 당일인 초하루날(初一)은 쉬어서, 춘절에 어디로 이동하지 않고 타이베이에 남아 있는다면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국내 호텔가격 급등 및 출국

그렇다면 타이베이 시민들은 춘절이 되면 어디를 가는 걸까요? 한국에서도 설과 추석이 되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귀경을 가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타이완에서도 춘절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귀경길에 나섭니다. 타이완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춘절 기간인 2월 8~14일 국내 호텔 가격 증가율은 40.65%로 타이완 중부에 위치한 윈린현(雲林縣) 71.03%로 가장 높았고, 설 당일인 10일과 그 다음날인 11일에는 하루 90%를 돌파했으며, 먀오리현(苗慄縣) 57.10%, 자이현(嘉義縣) 56.58%, 자이시(嘉義市) 50.75%, 난터우현(南投縣) 50.40% 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소 인기 관광지인 타이둥이나 화롄지역이 평균 40%에 못미치는 것으로 보아서 타이베이의 많은 인구들이 타이완 섬 중부인 윈린, 먀오리, 자이, 난터우로 귀경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런데, 춘절이 되면 자신의 고향이나 부모님의 고향으로 귀경하는 문화도 타이완에서는 이제 옛말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타오위안 공항공사는 지난 4일 춘절 연휴를 앞두고 항공을 이용하는 이용객 수가 폭증할 것으로 추산해 승객들에게 3시간 일찍 도착할 것을 호소하는 발표를 했는데요. 타오위안 공항공사는 춘절 연휴 출입국 러시아워가 2월 8일 밤부터 2월 11일, 심지어 2월 13일까지로 보며, 매일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이 1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년 2023년 통계를 보면 춘절 연휴를 맞아 총 72만명이 넘는 출입국자 수를 기록했고, 작년 1월 28일이 하루 평균 8만 4,968명으로 가장 많은 출입국자 수를 기록했는데, 올해 춘절 연휴는 이보다 4~5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겁니다. 춘절 연휴 기간 타이완에서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값이 무려 약 3만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1,270,000원)를 넘어섰다니 출국을 향한 타이완 사람들의 항공표 사기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짐작하실 수 있겠습니다. 

백화점에서 디화제 같은 전통시장에서 오늘(7일)까지 북적북적 할 타이베이 시내는 아마 춘절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일(8일)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겠죠?

엔딩곡으로는 타이완 춘절 느낌이 물씬나는 연주곡 ‘춘절서곡(春節序曲)’을 준비했습니다.

서승임 徐承任 ([email protected])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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