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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이 많았던 타이베이 돔(大巨蛋) 드디어 개방하다!

  • 2024.01.17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타이베이 최대 실내 경기장인 타이베이 돔의 내부 전경. - 사진: CNA

지난 12월 3일, 2023년 연말의 대미를 장식하는 중요한 국제 야구 경기가 타이베이 도심에서 열리면서 새로운 공간이 타이베이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였죠. 바로 타이베이 돔(大巨蛋)입니다. 2023 제30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의 개막 경기가 12월 3일 타이베이 돔에서 열리자 이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들이 몰렸는데요. 타이베이 돔이 개장 후 공식적으로 갖는 첫 경기인데다가, 개막전으로 마침 타이완과 한국이 맞붙어서 수많은 타이완 사람들은 12월 3일 저녁 타이베이 돔으로 향했습니다. 

제30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첫 경기를 통해 공개된  타이베이 돔은 타이완 최대 규모이자 최초의 실내 야구 경기장으로 작년 5월 막 완공되는데요. 작년 11월 18일 시범경기를 통해 처음으로 대중에게 개방해서 이미 1만 3천명의 관중이 입장해 내부 디자인 및 시설 상황을 테스트했었고, 12월 3일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개막 경기에서는 타이완 야구팬들이 전국각지에서 모였죠. 게다가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첫 공식 국제대회에서 타이완은 한국을 4:0으로 격파하면서 이 날 현장에서 경기를 본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를 흠뻑 느꼈습니다. 

작년 말 타이베이 시민들을 기분좋게 해준 타이베이 돔은 타이베이 지하철 블루라인의 17번째 역인 국부기념관 5번 출구 방향에 있습니다. 중샤오동루와 광푸난루 교차로에 위치해있는 타이베이 돔 바로 옆에는 타이베이 시의 문화복합공간으로 유명한 송산문창원구(松山文創園區)가 있죠. 

타이베이 돔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또 다른 다목적 체육시설인 타이베이 아레나가 있습니다. 타이베이 돔이 클 대를 써서 다쥐단이라면 타이베이 아레나는 작은 소를 써서 샤오쥐단이라고 부르죠. 2005년 완공된 이래 지금까지 다양한 스포츠 경기는 물론 콘서트나 시상식 등 대규모 문화 예술 행사가 개최되는 타이베이 아레나는 타이베이 도심의 대표적인 핫스팟인데요. 대표적인 예로 진취장이나 진마장은 물론 2008년에는 중화민국 제12대 총통 부총통 취임식도 이곳 타이베이 아레나, 샤오쥐단에서 거행된 바 있습니다. 

샤오쥐단보다 규모가 큰 다쥐단이 타이베이 도심 한복판에 세워지고 시민들에게 공개되기까지 사실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1991년입니다. 1991년 11월 중화민국 야구 총선수권대회 7차전 경기를 위해 많은 관중들이 타이베이 시립 야구장 좌석을 가득 메웠는데요. 예보에 없던 비가 쏟아지자 결국 야구 경기는 중단되었고, 그러자 현장에 있던 관중들은 “우리는 돔을 원한다”며 일제히 함성을 외쳤습니다. 그러자 당시 행정수반이었던 하오바이춘(郝柏村)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경기할 수 있는 실내 경기장 건설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마침 1993년 리덩후이 당시 중화민국 총통은 1998년 아시안 게임 개최를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기에 돔 건설을 국가 주요 사안으로 포함시켜 타이베이시 베이터우취에 소재한 관두(關渡) 지역에 돔을 건설하려 했지만 이 지역 개발이 지연되면서 돔 건설은 잠시 보류되었습니다. 

그러다 1995년 타이베이 시정부는 관두가 아닌 지금의 송산문창원구 자리에 돔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면서 돔 설립을 위한 단체까지 만들었는데요. 당시 타이베이 시장이었던 천수이볜(陳水扁)은 같은 해 연말 중화민국 국적의 요미우리 중심 타자로 당시 야구 스타였던 왕전즈(王貞治, 일본명: 오 사다하루)를 초빙해 명예 고문으로 초빙했고, 초청식에서 돔이 완공 되면 일명 ‘타이베이 컵’ 세계 야구 선수권 대회를 개최해 타이완의 야구 수준을 한층 더 높이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인 1996년 타이베이 시정부와 타이완 정부 사이의 협력이 무산되면서 돔 건설은 추진 동력을 잃었고, 여기에 천수이볜 시장이 1998년 재선에 실패하면서 타이베이 돔 사업은 다시 한 번 중단되었습니다. 타이베이 시장이었던 천수이볜이 2000년 첫 민진당 출신 총통으로 중화민국 정부의 수장이 되었고, 당시 행정원에서는 타이베이 돔 건설의 기지로 삼았던 지금의 송산문창원구 자리의 담배공장 고적을 오늘날과 같은 문화단지로 조성, 바로 그 옆 부지에 돔을 건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때 타이베이 시장이었던 마잉주()는 돔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유치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2002년 타이베이 돔 준비 사무소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건설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계획에 따라 진행하면 2015년 12월 무사히 완공될 수 있었던 타이베이 돔은 건설 과정에서 안전 및 환경 문제 등으로 또 다른 난항을 겪었습니다. 결국 2014년 타이베이 시장으로 취임한 커원저를 거쳐 지금의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에 이르러서야 타이베이 돔은 개장할 수 있었습니다. 

1991년 건설 구상을 시작으로 여러차례의 우여곡절 끝에 2023년 12월 문을 연 타이베이 돔. 총 13번의 경기에서 10만 명 이상의 관중들이 입장한 지난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를 통해 30여 년만에 성공적으로 타이베이시에 모습을 드러낸 타이베이 돔에서는 올해 3월 중화권 프로야구팀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두 차례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계절 모두 유독 비가 많이 오는 타이베이에서 날씨 걱정 없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길 바라면서, 엔딩곡으로는 타이완 야구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노래, 밴드 더 체어맨(董事長樂團)이 연주한 ‘搖滾大會操’를 띄워드립니다. 

서승임 徐承任 ([email protected])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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