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전 세계를 뒤흔든 드라마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되자 타이완 넷플릭스 드라마 1위에 올랐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 보셨나요? 연말에 공개되어 타이완에서 드라마를 보면서 2025년을 맞이한 사람이 적지 않은데요. 7부작 총 7시간이고, 저녁시간부터 보면 자기 전에 다 볼 수 있습니다. 저도 31일 밤 드라마 정주행으로 연말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시즌1의 대성공으로 시즌2는 홍보 스케일이 엄청났습니다. 서울, 부산, 방콕, 파리 등 대도시에서 열린 대형 행사는 물론, 운동화, 장난감, 패스트푸드, 언어학습 앱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한 상품도 큰 화제입니다. 이 중 타이완 남부 가오슝은 타이완 유일한 홍보 장소로 일련의 이벤트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21일 <오징어 게임> 아이콘인 소녀 로봇 영희가 가오슝항에 등장해 가오슝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밤이 되자 가면과 핑크색 수트를 입은 ‘핑크가드’들이 나타나 현장을 괴상하게 만들었고, 시민들은 딱지놀이에서 이기면 핑크색 수트를 입을 수 있습니다. 또한 천치마이(陳其邁) 가오슝시장은 배우 공유가 연기한 ‘딱지맨’, 가오슝 선거구의 의원들과 시정부 관계자들은 초록색 운동복을 입고 참가자로 분장했습니다. 행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것은 600대의 드론이 선보인 드론 라이트쇼였는데요. 드라마 속 주인공의 번호 456과 돼지 저금통, ‘오징어 게임 인 타이완’ 등 그림이 하늘에 등장해 가오슝을 게임장소로 꾸몄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인프라와 대형 행사장을 대거 보수한 가오슝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공연장 무료 임대 정책으로 많은 글로벌 행사와 아티스트를 유치하고 다종다양한 대형 행사를 개최해 가오슝의 국제적 인지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 중공업으로 유명한 항구도시에서 타이베이와 필적한 문화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여행 예약 플랫폼 ‘클룩’이 지난 2일 발표한 ‘2025년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여행지 TOP10’에서 가오슝은 타이완 유일의 도시로 선정되었습니다. 풍부한 글로벌 행사과 안전한 대중교통 시설이 선정 이유로 꼽혔습니다. 가오슝 외에 인도네시아 라부안바조, 호주 다윈, 스페인 세비야, 일본 닛코, 스위스 인터라켄, 터키 이스탄불, 베트남 푸꾸옥, 프랑스 니스와 뉴질랜드 퀸스타운이 선정되었습니다.
<랜드마크 원정대> 가오슝 시리즈에서 이 항구도시의 역사와 매력을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 오늘은 2025년 가볼 만한 가오슝의 추천 여행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오슝항 야경 - 사진: 가오슝시관광국
가장 힙한 2025 가오슝 축제들 🌠
타이완 여행 하면, 타이베이를 비롯한 수도권은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의 첫 번째 옵션이죠. 하지만 국제공항과 지하철을 가진 가오슝도 좋은 목적지라고 생각합니다. 여름은 덥지만 겨울은 따뜻하고 맑아서 습도가 높은 북부지역보다 날씨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현재까지 확정된 2025년 행사를 살펴보면, 오는 4월 6일까지 국립과학공예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인상주의 150주년 전시회(印象派150週年光影藝術展)’, 그리고 오는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가오슝 드림몰에서 열리는 ‘불꽃 뮤직 페스티벌(2025高雄櫻花季)’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자는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거장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예술장치를 선보이며, 후자는 <상견니> OST를 부른 타이완 밴드 831(八三夭), 원주민 듀엣 그룹 동력화차(動力火車), 한국 랩퍼레퍼 이영지, 배우 김수현, 일본 가수 코다 쿠미(倖田來未) 등이 총출동하는 초호화 콘서트입니다. 추가로 가오슝에서 벚꽃놀이를 하려면 바오산(寶山) 등 산간지역을 가야 합니다. 올봄에 가오슝 여행계획이 있다면, 전시회와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봄기운을 만끽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오슝 바오산 벚꽃 - 사진: 가오슝시관광국
가오슝 핫플 용호탑 🐲🐯
앞서 언급한 클룩의 TOP10 리스트에서 가오슝의 소개 사진은 콘서트가 아닌 줘잉(左營)에 있는 절 ‘용호탑(龍虎塔)’인데요. 1976년 세워진 용호탑은 뛰어난 의술로 유명한 도교신 보생대제(保生大帝)를 모시고 있는 두 개의 7층 높이 불탑입니다. 절 앞에 있는 커다란 용 터날과 호랑이 터널이 특징입니다. 사찰 측에 따르면, 1974년 줘잉의 다른 절인 츠지궁(慈濟宮)에서 모시는 보생대제가 대재앙이 곧 온다고 지시하자 신도들은 지역 평안을 위해 돈을 모아 츠지궁 옆에 용호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용호탑이 세워진 지 1년 후 태풍이 가오슝을 강타했는데, 이 태풍이 바로 보생대제가 말한 재앙으로 여겨졌습니다. 용호탑을 참배하려면 용탑에서 시작해 호랑이탑으로 가야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탑 안에는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개과천선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탑 꼭대기에 오르면 용호탑이 마주한 호수인 ‘연지담(蓮池潭)‘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켜져 낮과 다른 매력을 연출합니다. 다만 현재 용호탑은 공사 중에 있으며, 올해 초 재오픈할 예정입니다.
이어 용호탑 주변 풍경을 소개하기 전에 타이완 밴드 우주인(宇宙人)의 ‘가오슝에 가요(要去高雄)’를 띄워드립니다.
용호탑 야경 - 사진: 가오슝시관광국
용호탑이 위치한 연지담(蓮池潭) - 사진: 가오슝시관광국
종교장소와 워트파크가 한 곳에? 연지담 🪷
지하철역, 기차역, 고속철도역을 겸비한 줘잉은 가오슝의 교통요충지이자 타이완에서 절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듣기로는 현대적이면서도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신비로운 곳이죠. 연지담이 소재한 지역은 ‘고대 마을’로 불리며, 줘잉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절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산을 끼고 호수를 마주해 경치가 아름답고, 여름에 연꽃이 만개해 ‘연지(蓮池)’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주변에는 용호탑을 포함해 총 20여 개의 절이 있어 가오슝 지역의 종교 발전을 지켜본 중요한 랜드마크입니다.
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연지담은 운동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2009년 가오슝 월드게임 기간에는 수상스키, 카누폴로, 드래곤보트의 경기장이었습니다. 연지담의 환경적 우세를 감안해 지난 2014년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가 개장되어 가오슝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습니다. 고풍스러운 불탑 앞에서 수상스키를 타는 것은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신박한 활동일 겁니다. 고통편의 경우 가오슝 샤오강(小港)공항에서 출발해 지하철을 타고 신줘잉역에 내린 후 버스나 택시를 타면 되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천천히 산책해도 도착할 수 있습니다.
용호탑 옆에서 수상스키하기 - 사진: 가오슝시관광국
한편, 한국 배우 김대명과 나영석 PD가 출연한 유튜브 방송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 대만따라’가 최근 공개되었는데, 이들이 방문한 타이난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타이난은 가오슝 바로 위에 있으니 함께 여행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25년 첫 해외여행, 가오슝에 가는 건 어떨까요?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余曉涵,「全球新興旅遊目的地 高雄演唱會觀光入榜」,中央社。
2. 蓮池潭風景區,高雄旅遊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