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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최대 사립박물관 타이난 ‘치메이(奇美)박물관’

  • 2024.03.06
랜드마크 원정대
타이완 최대 사립박물관인 타이난(台南) 치메이박물관(奇美博物館) - 사진: 치메이박물관 홈페이지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타이완 최대 사립박물관인 타이난(台南) 치메이박물관(奇美博物館)이 영국 최대의 미술관 중 하나인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와 공동 주최한 ‘라파엘로부터 반 고흐까지: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 지난 1일 티켓 예매 3분 만에 매진되었습니다. 오는 5월 2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인상주의까지 400년 간 유럽 회화의 흐름을 담은 거장 50명의 원작이 전시될 예정이며, 이는 내셜널갤러리가 1824년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타이완에서 소장품을 공개한 것으로 타이완 역사상 최고 규모의 서양화 전시회로 꼽힙니다. 치메이박물관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박물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홍콩 고궁문화박물관에 이어 명화전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선정되었습니다.

국립박물관이 아닌 치메이박물관은 과연 어떻게 개최권을 따냈을까요? 이에 쉬자장(許家彰) 치메이박물관 관장은 국제전시회를 타이완으로 도입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치메이박물관은 타이완인의 문화적, 예술적, 미학적 시야를 넓히는 플랫폼으로서 전 세계 박물관 및 미술관과 협력하고 예술 문화의 국제 교류를 추진하는 데 힘써왔다며,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제 파트너들의 신뢰를 받아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가 끝나자 모든 소장품은 런던으로 보내 내셔널갤러리 설립 200주년 행사에 선보일 예정이니 서양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절대 놓치지 말라고 쉬 관장은 강조했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에서는 13,000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는 치메이박물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24 타이완등불축제 드론라이트쇼에서 나온 치메이박물관 - 사진: 치메이박물관 페이스북

고속철도 타이난역에서 내려서 타이난 시내로 가는 셔틀버스로 환승하면 화려하고 커다란 치메이박물관을 지나가는데요. 지하 1층, 지상 3층인 치메이박물관은 로마 신전과 같은 유럽식 건축이며 예술, 악기, 무기, 자연역사 등 4개 전시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술 구역에는 서양예술사를 담은 회화와 조각, 악기 구역에는 전 세계의 타악기, 건반 악기, 관악기, 현악기, 무기 구역에는 아시아 각국의 고대 병기, 자연역사 구역에는 5대륙 포유류와 조류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중 악구 구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바이올린 컬렉션으로 유명하며 악기를 연주자들에게 무료로 대여하기도 합니다.

치메이박물관은 타이완 플라스틱 제조기업 치메이(奇美)그룹의 창립자 쉬원룽(許文龍)이 설립한 박물관으로, 1992년 개관해 2015년 현재 위치인 타이난도시공원으로 이전되었습니다. 타이난 출신, ‘타이완 아크릴의 아버지’라 불리는 쉬원룽은 어릴 적부터 예술, 음악, 조각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나중에 커서 박물관을 설립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1977년 치메이문화기금회의 설립에 따라 예술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해 문화사업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타이난시정부가 도시공원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자 쉬원룽은 자금 제공을 조건으로 도시공원에서 치메이박물관의 새 빌딩을 신축하도록 허가받았습니다. 치메이그룹은 2012년 치메이박물관을 타이난시정부에 기증한 후 소장품을 전부 새 빌딩으로 이전했습니다. 당시 타이난시장이었던 라이칭더 현 부총통은 박물관 준공식에서 “타이난은 치메이박물관을 통해 타이완의 문화 도시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며 치메이그룹의 기여를 긍정했습니다. 쉬원룽은 다음 세대에게 국제적인 박물관을 남기겠다는 염원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했습니다.

풍부한 소장품 외에 치메이박물관의 건물도 높은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요. 건물 1층 대문에는 타이난의 상징꽃인 봉황꽃 모양의 조각, 로비 천장에는 동양의 연꽃과 서양의 신전 요소를 겸비한 프랑스 조각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건물의 돔 꼭대기에는 월계관과 나팔을 든 '영광의 천사' 조각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 조각상은 쉬원룽이 또 다른 프랑스 조각가의 작품  ‘명예의 우화’를 본따 만든 겁니다. 건물 전체가 고전예술을 바탕으로 15-19세기 유럽 건축의 인테리어를 참조해 정교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치메이그룹 창립자 쉬원룽이 직접 제작한 천사 조각상 - 사진: 치메이박물관 페이스북

타이난 도시공원과 연결된 야외 단지에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타이완,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예술가의 작품 뿐만 아니라 파리 베르사유 궁전 측의 허가를 받아 만든 아폴로 분수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한 올림포스 12신의 조각상으로 구성된 다리, 예술의 신 뮤즈의 이름으로 명명한 뮤즈광장과 뮤즈호수, ‘행운의 동전 던지기’를 할 수 있는 큐피드 분수대 등 다양한 스팟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가지 않아도 하루종일 머물기에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 마다 박물관 뮤즈광장에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 축제 분위기를 더합니다. 13미터 높이의 치메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타이완문학관 앞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타이난의 크리스마스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치메이박물관 앞 광장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 - 사진: 치메이박물관 페이스북

곧 시작될 영국 명화전 외에 지난 29일 막을 내린 ‘칸에서 벗어난다(跳出格子吧!機器 x 材料 x 藝術超展開)’ 특별전시회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쉬원룽의 좌우명에서 비롯된 이 전시회에서는 치메이그룹의 기계 컬렉션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쉬원룽은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서 자랐음에도 남다른 노력으로 자수성가해 출신의 굴레에서 벗어났습니다. 파란만장한 그의 일생이 바로 ‘칸에서 벗어난다’는 주제에 가장 부합한 예시이죠. 이 전시회에서 치메이그룹이 소장하고 있는 타자기, 재봉기 등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준 기계를 볼 수 있는 동시에 기계를 통한 예술창작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자기로 그림을 그리거나 재봉기로 작곡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작품들입니다.

타이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의 하나로 꼽힌 쉬원룽은 지난해 11월 95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생전에 인터뷰에서 “나를 위해 무덤을 만들지 말고 음악회라도 한 번 열면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일보다 예술과 낚시를 더 사랑하는 독보적이고 낭만적인 인생철학을 통해 멋진 삶을 보냈습니다. ‘행복한 기업’이라 불리는 치메이그룹은 타이완에서 최초로 주 5일 근무제도를 실시하고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기업으로, 노사분규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재벌과 달리 쉬원룽은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우지 않고 오히려 형제자매의 자녀들을 많이 발탁했습니다. 그의 관대한 마음과 넓은 시야 덕분에 타이완은 세계적이 박물관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예술문화 교육에 있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엔딩곡으로 치메이그룹 산하의 필하모니아 관현악단이 연주한 바 있는 곡을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楊思瑞,「奇美博物館『從拉斐爾到梵谷』早鳥票3分鐘完售 官網一度當機」,中央社。
2. 「建築之美」,奇美博物館。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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