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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여신 순례행사에 등불축제 더해! 윈린(雲林) 베이강(北港)

  • 2024.01.24
랜드마크 원정대
2023 윈린(雲林) 베이강(北港) 등불축제 - 사진: 윈린현정부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크리스마스부터 새해맞이까지 행복한 시간을 지내다 보니 벌써 1월 말이네요. 이제 설연휴도 2주밖에 안 남았습니다. 타이완 설연휴에는 섣달그믐날 저녁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먹는 ‘녠예판(年夜飯)’, 일 년에 한 번 주고받는 세뱃돈인 ‘야쉐이쳰(壓歲錢)’, 새해인사를 하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쩌우춘(走春)’ 외에 정월대보름을 위한 등불축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데요. 비록 설연휴는 음력 정월 초닷새인 2월 14일까지만 쉬지만, 대부분 등불축제는 1월 말, 2월 초부터 3월 초까지 열릴 겁니다. 따라서 정월대보름을 기다릴 필요없이 설연휴 기간에는 바로 등불로 꾸민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일본 식민지 시대 타이완의 대표 작가로 꼽힌 라이허(賴和)는 1912년 윈린(雲林) 베이강(北港) 일대 등불축제의 성황을 묘사한 《베이강 죽지사(北港竹枝詞)》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100년 넘은 베이강 등불축제의 유서 깊은 역사를 방증합니다. 또한 마주여신(媽祖)을 모시는 베이강 차오티엔궁(朝天宮)에서 1965년부터 대규모 등불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해 타이완 등불축제의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소개해 드린 가수 덩리쥔(鄧麗君)의 고향, 커피의 고향에 이어 오늘은 등불축제의 고향 베이강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완 3대 마주묘이 하나인 베이강 차오티엔궁(朝天宮) - 사진: 윈린현정부

베이강 등불축제는 2020년 미국 IAA(International Awards Associate)에서 주최한 뮤즈디자인어워드(MUSE Design Awards)를 수상한 데 이어 2023년에는 같은 상, 그리고 프랑스 디자인상(NOVUM DESIGN AWARD)을  잇달아 수상했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등불축제는 윈린 지역의 두 번째 설날일 만큼 베이강 특유의 문화와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올해로 59회째를 맞아 용을 주제로 7개 전시구역을 선보일 건데, 오늘은 베이강의 역사를 담은 이 7개 랜드마크를 통해 베이강에 대해 알아봅시다!

윈린 남부에 위치한 베이강은 타이완에서 가장 일찍 개발된 도시의 하나로, 청나라 시대에 타이난, 장화 루강(鹿港), 타이베이 멍쟈(艋舺)와 함께 ‘이푸 얼루 싼멍쟈 쓰베이강(一府二鹿三艋舺四北港, 1푸청, 2루강, 3멍자, 4베이강)’이라고 불립니다. 토사가 침적하기 전에는 중국 한족(漢族)이 타이완에 들어오는 중요한 항구였습니다. 수많은 한족이 타이완에 정착하게 되면서 1694년 한 승려가 중국 푸젠(福建) 메이저우(湄州)에서 마주여신의 신상을 베이강으로 모셔와 이곳에서 마주묘를 세웠습니다. 그 후 베이강은 마주묘를 중심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랜드마크 1. 베이강 차오티엔궁

베이강의 첫번째 랜드마크는 바로 타이완 3대 마주묘의 하나인 차오티엔궁입니다. 정월대보름마다 열리는 등불축제 외에 매년 음력 3월 마주여신의 생신을 맞아 차오티엔궁에서 성대한 순례행사가 펼쳐집니다. ‘3월 마주광(三月瘋媽祖)’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집집마다 상을 차려 먼 곳에서 온 손님들을 대접하고 곳곳에서 폭죽 소리가 들립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북부 먀오리(苗栗) 통샤오(通霄)에 있는 마주묘인 바이사툰(白沙屯) 공톈궁(拱天宮)이 매년 먀오리에서 타이중, 장화, 베이강 차오티엔궁까지 도보로 행진하는 순례행사를 개최하는데, 왕복 약 400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와 거의 같습니다. <랜드마크 원정대> 타이중 시리즈에서 소개해 드린 타이중 다쟈(大甲) 전란궁(鎮瀾宮) 마주 순례행사와 달리, 바이사툰 순례행사는 정해진 일정과 코스가 없고 마주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두 미주묘의 마주여신이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인파로 붐비는 차오티엔궁 - 사진: 위키백과

랜드마크 2&3. 베이강 등기소(登記所) & 주변 골목

이어 두번째 랜드마크는 차오티엔궁에서 도보로 약 2분 거리에 있는 베이강 등기소(登記所)입니다. 해당 등기소는 타이난법원 소속의 토지등기 기관으로 윈린과 쟈이 지역 최초의 등기소입니다. 역사적, 건축적으로 가치가 높아 윈린현정부로부터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2022년 여행자센터로 탈바꿈했습니다. 등기소 주변에는 일본식 목조 숙소, 청나라 시대의 우물, 늙은 나무와 넓은 잔디가 있어 공원처럼 아늑합니다. 지난해부터 등불축제의 일환이 되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차오티엔궁과 등기소 주변 골목은 이번 등불축제의 세번째 전시구역인데, 등불축제 기간에 또 어떤 등불이 나올지 무척 기대하네요. 


베이강 등기소 - 사진: 윈린현정부

랜드마크 4. 베이강 의민묘(義民廟)

네번째 랜드마크는 차오티엔궁 근처에 있는 또 다른 사찰인데요. 다만 신을 모시는 사찰이 아니라 항청(抗清)운동에서 청나라 정부를 도와 민중봉기를 평정한 의사들을 기념하는 의민묘(義民廟)입니다. 청나라 시절에 타이완 3대 민중봉기가 발생했는데, 각각은 주이궤이 사건(朱一貴事件), 린솽원 사건(林爽文事件)과 다이차오춘(戴潮春事件) 사건이었습니다. 베이강 의민묘는 뒤에 두 사건에서 희생한 자를 기념하기 위한 사찰입니다. 또한 사찰에는 의사 뿐만 아니라 의견(義犬)도 있습니다. 1787년 린솽원이 베이강을 함락시키려고 했을 때 현지 주민들이 의병단을 구성해 방어에 나섰으나 야습을 당해 결국 108명과 개 한 마리가 전사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의민묘에는 사건에서 희생한 의견을 모시기도 합니다. 등불축제 기간 동안 반짝이는 등불과 함께 의병들의 영혼도 위로를 받겠죠.


베이강 의민묘 - 사진: 위키백과

랜드마크 5. 옌쓰치(顏思齊) 기념비

다음 랜드마크는 17세기 베이강에 온 상인이자 해적 옌쓰치(顏思齊)의 기념비입니다. ‘해적왕’ 옌쓰치는 정성공의 아버지 정지룡(鄭芝龍)의 의형으로 바다에서는 비바람을 부를 수 있는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타이완에 온 후 위린과 쟈이 지역에서 농지를 개간하며 1세대 한족 이주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옌쓰치가 상륙한 곳은 과연 베이강인지에 대해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데, 베이강 주민들에겐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타이완을 개척한 선조들의 정신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옌쓰치(顏思齊) 기념비 - 사진: 위키백과

랜드마크 6. 쉐이다오터우(水道頭)문화단지

여섯번째 랜드마크는 차오티엔궁 맞은편에 있는 옛 정수장 쉐이다오터우(水道頭)문화단지입니다. 일본 식민지 시대 차오티엔궁의 인파로 생활 용수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1925년 일본 정부가 베이강에서 정수장을 세웠습니다. 1990년대 이후 근처 하천의 오염 때문에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고 2006년 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보수 공사를 거쳐 이제는 주민들이 휴일에 즐겨찾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단지에는 예쁜 호수, 일본식 건축 등이 있는데 등불축제 기간 동안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겁니다.


쉐이다오터우(水道頭)문화단지의 야경 - 사진: 문화단지 페이스북

랜드마크 7. 다푸극장(大復戲院)

마지막으로 떠나는 랜드마크는 베이강의 첫번째 극장 다푸극장(大復戲院)입니다. 다푸극장은 올해 등불축제에 새로 추가된 전시구역으로 원래는 연극, ‘타이완 오페라' 거자이시(歌仔戲), '타이완 인형극' 포대희(布袋戲) 등 퍼포먼스의 무대였고, 현재는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전에 베이강 주민들의 중요한 오락장소였고, 2019년 복원작업 완료 후 음악회를 열어 극장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습니다. 연륜이 깊은 공간에 등불을 더하면 어떤한 매력을 선보이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복원작업 완료 후 탈바꿈한 다푸극장 - 사진: 好房網(https://news.housefun.com.tw/news/article/201009231748.html)

2024 베이강 등불축제는 오는 2월 6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먀오리에서 베이강 차오티엔궁까지 도보로 행진하는 바이사툰 마주여신 순례행사는 내일(25일) 일정을 밝힐 예정입니다. 한편, 중앙정부에서 주최하는 2024 타이완 등불축제는 오는 2월 3일부터 3월 10일까지 타이난에 열릴 예정인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 년에 한 번만 있는 등불축제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福虎賀歲迎新春 燈會原鄉在北港」,雲林縣政府。
2. 張朝欣,「北港燈會獲法國、台灣2金獎 『2024北港燈會』提早規畫」,中時。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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