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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털깎기쇼와 횃불축제 한 자리! 난터우(南投) 칭징농장(清境農場)

  • 2023.09.13
랜드마크 원정대
양털깎기 쇼(羊咩咩脫毛秀)로 유명한 난터우(南投) 칭징농장(清境農場) - 사진: 중화민국 교통부 관광국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과거 방송에서 국공내전 이후 미얀마, 라오스, 태국의 접경지대에 남아있었던 중화민국 군인 ‘고군(孤軍)’을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요. 전선에서 철수한 뒤 그들은 신베이 중허(中和) ‘화신제(華新街)’, 타오위안(桃園) ‘중전신촌(忠貞新村)’, 그리고 난터우(南投) ‘칭징농장(清境農場)’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타이완성정부가 소재했던 중싱신촌(中興新村)에 이어, 이번주는 군인을 정착시킨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은 칭징농장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칭징농장이 위치한 런아이(仁愛)향(鄉)은 난터우현(縣)의 가장 큰 향으로 난터우현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런아이형은 전역이 태풍을 가로막는 타이완의 호국신산(護國神山)인 중앙산맥에 있으며 지세가 상당히 험준하고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예로부터 타이완 원주민 사이더커족(賽德克族)의 고향으로 군인의 이주와 함께 원주민과 외성인이 모여 사는 곳이 되었습니다. 타이완 일치시기 최대 규모의 원주민 무력 봉기인 ‘우서 사건(霧社事件)’이 바로 런아이 우서에서 일어났습니다.

1930년 우서 사건 이후, 일본 정부가 원주민을 다스리기 위해 우서에서 “전망이 좋다”는 뜻을 가진 ‘미하라(みはらし, 見晴らし, Miharasi, 見晴 졘칭)농장’을 설립해 소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적극적인 관리는 1949년 중화민국 정부가 타이완으로 이전된 후 이루어졌습니다. 중국에서 온 군인들이 타이완에 정착할 수 있도록 1954년 국군퇴역장병위원회(國軍退除役官兵輔導委員會)가 성립되어 퇴역 장병의 취업, 취학, 의료 등을 담당합니다. 이 중 일부 장병들이 미하라농장으로 파견되어 난터우 산간지역의 개발에 투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1953년과 1961년 동남아시아에서 타이완으로 철수한 일부 중화민국 국군(고군)도 미하라농장에 정착하게 되어 제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그럼 미하라농장은 어떻게 칭징농장이 된 건가요? 1967년 장징궈(蔣經國) 전 중화민국 총통이 미하라농장을 시찰할 때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해 ‘칭징(清境)’이라는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그 후 미하라농장은 칭징농장으로 개명했죠. 칭징농장의 주요 임무는 황무지를 개척하고 자급자족하는 농업과 축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시원한 고산기후의 우세를 활용해 복숭아, 배, 사과, 키위, 차나무 등 온대지역의 야채, 과일, 꽃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칭징농장과 함께 ‘타이완 3대 고산 농장’이라 불리는 타이중(台中) ‘우링농장(武陵農場)’과 푸서우산농장(福壽山農場)’도 국군퇴역장병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공영사업입니다.


‘리틀 스위스’라고 불리는 칭징농장 - 사진: 중화민국 교통부 관광국

그러나 장 전 총통의 기대와 달리, 자급자족은 커녕 오히려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1985년에야 칭징국민호텔(清境國民賓館)의 완공 덕분에 큰 수익을 창출하고 손실을 줄였습니다. 그 후 칭징농장은 일반 농정에서 체험관광을 목적으로 한 양떼목장으로 전환되어 난터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부상되었습니다. 칭징농장에는 놓치면 절대 안 되는 이벤트가 있는데, 바로 아시아 유일의 ‘양털깎기 쇼(羊咩咩脫毛秀)’와 ‘양몰이 쇼(牧羊犬趕羊秀)’입니다. 뉴질랜드에 가지 않아도 넓고 산뜻한 풀밭에서 전문가가 양털을 깎는 모습과 양치기 개의 양몰이 과정을 직접 관람할 수 있습니다. 

1995년 뉴질랜드에서 온 양몰이 전문가 그랜트 월리스(Grant Wallace)가 타이완인 아내와 타이완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칭징농장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40분 동안 진행되는 양털깎기 쇼가 시작하자 월리스는 털이 보송보송한 양떼를 데리고 수화, 구령, 호루라기 소리로 양치기 개를 지시해 양떼를 내몰며 털을 깎을 양을 고릅니다. 10초가 지난 후 매끈매끈한 양이 나타나자 현장이 온통 웃음바다가 됩니다. 공연 마지막에 관객들은 귀여운 양을 먹이고 그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99년 921대지진과 2000년 태풍 등 자연 재해로 인해 칭징농장은 불황에 빠졌습니다. 다행히 정부와 민간기구의 협력을 통해 신속히 재건되었고 2003년 관광객 100만 돌파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보이는 칭징농장은 ‘리틀 스위스’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습니다. 복숭아꽃, 배꽃, 벚꽃, 국화, 진달래꽃이 잇달아 만개하는 봄, 피서객으로 가득찬 시원한 여름,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 울창한 소나무가 구름 위로 우뚝 솟은 겨울… 천국같은 환상의 세계, 말 그대로 도원경입니다.


칭징농장의 별밤 - 사진: 중화민국 교통부 관광국

아름다운 경치 외에 중국 윈남(雲南) 출신인 고군도 현지의 특색 요리와 전통 문화를 타이완에 들여왔습니다. 이 중 가장 특별한 행사는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칭징 횃불축제(清境火把節)’입니다. 횃불축제는 이족(彝族), 하니족(哈尼族), 라후족(拉祜族) 등 윈남 지방 소수 민족의 전통 명절로 매년 음력 6월 24일부터 시작하는데, ‘성회절(星回節)’, ‘오리엔탈 카니발(東方狂歡節)’이라고도 하며 일부 지역에는 춘절로 여겨집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양털깎기 쇼와 다르게, 횃불축제는 주민을 위한 이벤트로 민족 간의 단결과 전통의 계승을 상징합니다. 

축제의 서막을 연 행사는 하니족의 전통 연회에서 비롯된 ‘장룡연(長龍宴)’입니다. 집집마다 고향 음식을 준비해 200m나 되는 긴 테이블에 올려놓고 마을 사람들과 공유합니다. 고향의 맛을 되새기면서 성대한 축제를 위해 몸을 풀기도 합니다. 배를 채운 후 마을 사람들은 모닥불을 둥글게 둘러싸여 불을 붙이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온 마을이 붉게 물들고 밤하늘이 횃불로 빛나는 모습이 매우 장관입니다. 윈남 출신의 소수 민족과 사이더커족, 타이야족(泰雅族), 부농족(布農族) 등 타이완 원주민 모두 전통 춤을 선보이면서 축제 분위기를 불타 오르게 만듭니다. 늦은 밤에 낮은 기온도 사람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습니다.


칭징 횃불축제 - 사진: 칭징 발전협회

칭징농장의 횃불축제는 난터우의 유일무이한 행사로 다민족의 공영공존을 잘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재입니다.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고향을 떠난 고군들의 마음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횃불로 연결된 외성인과 타이완 원주민 간의 깊은 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한 칭징 횃불축제는 10월 28일, 29일 이틀 동안 개최될 예정입니다. 다문화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횃불축제에 참여하려면, 시간을 맞추고 칭징농장을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쌀쌀한 10월 밤, 빛나는 횃불로 마음을 따뜻하게 합시다. 

엔딩곡으로 난터우 런아이 사이더커족 출신인 타이완 가수 리즈팅(李芷婷)의 노래 ‘타향으로 간다(遠走他鄉)’를 띄어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리즈팅은 중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중국신가성(中國好聲音)>에 출연해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國家發展委員會檔案管理局,「清境農場走過一甲子,如何發展為台灣首屈一指的觀光勝地?」,關鍵評論網。
2. 清境農場綿羊秀,清境旅遊網。
3. 「火把節由來是什麼?南投清境火把節3大看點,薪火相傳的火把照亮夜空!」,清境佛羅倫斯渡假山莊。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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