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천국으로 홀라 날아갔다"... 타이완 가단의 재녀 '정화쥐안' 별세

  • 2024.03.29
멜로디 가든
타이완 여가수이자 작곡가, 작사가 겸 작가인 정화쥐안(鄭華娟•정화연)이 향년 60세의 나이로 독일에서 별세했다. - 사진: 록 레코드 페이스북

타이완 음악계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또 하나의 '별'이 졌습니다. 타이완 베테랑 여가수이자 작곡가, 작사가 겸 작가인 정화쥐안(鄭華娟•정화연, 1963.08.02.—2024.03.21.)이 향년 60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지난 24일 음반사 록 레코드 (Rock Records, 滾石唱片)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따르면 정화쥐안은 21일 독일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혀졌으나 그의 사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정화쥐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가수들이 SNS에 추모의 글을 올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스텔라 창(張清芳·장칭팡)은 정화쥐안의 생전 명곡인 <천국(天堂)>을 인용하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언젠가 다시 만나 ‘천국’이라는 노래를 불러요”라고 애도를 표시했습니다.   

<천국>은 정화쥐안이 작곡·작사하고 포크 여가수 정이(鄭怡)가 부른 노래입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83년에 시작됐습니다. 정화쥐안은 17세이던 1980년 캠퍼스 포크송 노래대회 금운장(金韻獎)에 참가하여 우승을 거둔 지 3년 후인 1983년에는  ‘중화권 음악의 대부’라고 불리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리종성(李宗盛)의 눈에 들어 그가 프로듀서로 작업한 앨범 정이의 3집 《때맞춰 내리는 가벼운 비(小雨來得正是時候)》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음악인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당시 이 앨범은 13주 연속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후 1991년 정이가 가단을 떠나고 라디오 MC로 전향하기 전에 발표한 마지막 음반인 《천국》 제작에도 힘을 보태 동명의 타이틀곡을 만들며 하나의 명곡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천국>이란 노래는 정의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감성적인 가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후렴구에는 “수많은 밤낮과 세월을 보내며 수천 마일을 걸어왔어(只是日日夜夜 歲月過去 走盡千萬里)/ 나도 꿈을 향해 가는 길에서 동경하고 방황한 적이 있지(我也曾嚮往 也曾徬徨 夢想的路上)/ 밤낮으로 한숨을 쉬며 당신에게 말하고 싶어(日日夜夜輕輕嘆息 只想告訴你)/ 사랑이 없는 곳에는 천국도 없다는 걸(沒有愛情的地方沒有天堂)” 등 내용이 있습니다.   

정이(鄭怡) - <천국(天堂)>

중국어 노래 뿐만 아니라, 정화쥐안은 가사가 타이완어로 된 노래 작품도 있습니다. 그가 작곡을 담당한 타이완어 노래, 여가수 판위에윈(潘越雲)이 데뷔 8년 만인 1988년에 내놓은 첫 타이완어 앨범  《사랑의 길(情字這條路)》에 수록된 동명의 트랙 <사랑의 길>은 정형화된 타이완어 노래 스타일에서 벗어나 듣는 이들의 사랑과 호평을 받았습니다.   

과거의 타이완어 노래는 일본 엔카의 영향을 받아 애절하고 구슬픈 멜로디에 개인의 애환, 삶의 애환을 그리는 슬픈 가사를 입힌 노래가 대부분이었지만, <사랑의 길>은 멜로디가 가볍고 우아하며, “왜 사랑의 길을 같이 걷고 있는데(那會那會同款 情字這條路)/ 너는 얼굴에 기쁨이 넘치고, 나는 비에 젖어 있지?(你隴滿面春風 我隴在淋雨)/ 사랑한다는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묵묵히 너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어(不願承認心內思慕 暝暝等著你的腳步 )/ 너를 사랑하는 게 잘못이란 걸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애초에 내가 왜 그랬는지 후회하고 싶지도 않아(不願承認阮的愛你是錯誤 不願後悔何必當初)” 등 가사가 간단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어 좋은 판매성적과 호평을 모두 잡았을 뿐만 아니라, 타이완어 노래의 새로운 가능성도 선보이며 국민당 정부의 국어 정책으로 인한 중국어 우월주의적 사상 타파를 위해 1990년대에 펼쳐진 ‘신타이완어노래 운동’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판위에윈(潘越雲) - <사랑의 길(情字這條路)>

정화쥐안은 다른 가수에게 노래를 써줄 뿐만 아니라, 가수로서도 자신의 음악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23세이던 1986년 데뷔 앨범 《와인(紅酒)》으로 가요계에 진출한 데 이어, 이듬해인 1987년 친구 왕신렌(王新蓮)과 콜라보한 ‘히트곡 <세상 끝까지 홀로 날아(往天涯的盡頭單飛)>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세상 끝까지 홀로 날아>에는 “짐은 다 챙겼고 기분이 좋은지 아닌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行裝已經收好 心情好不好已不再重要)/ 결국 날개를 펴고 머리를 높이 들고 세상 끝까지 홀로 날아가야지(終究要展翅昂首 往天涯的盡頭單飛)” 등 ‘단독여행’을 주제로 한 가사가 담기며 계엄령이 해제되고 해외여행 열풍이 막 시작되던 그 시기에 많은 젊은이들에게 단독여행을 시도하도록 격려했습니다.    

같은 해에는 정화쥐안은 유럽으로 자유여행을 떠났고 거기서 독일인 남편을 만나 1993년에 결혼 후 독일에 정착했습니다. 이후 그는 몇 년 간 독일을 오가며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그가 출간한 책만 30권이 넘는 등 문학적 재능이 타고난 작가로 활약했습니디. 그는 2003년에 첫번째 저서인 ‘하이델베르크 키스’로 독일에서 마크 트웨인 여행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정화쥐안은 40년 간 창작 활동을 하면서 근 300곡의 작곡•작사에 참여해 음악계에서 재능을 펼쳤습니다. 그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음악과 추억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정화쥐안(鄭華娟) & 왕신렌(王新蓮) - <세상 끝까지 홀로 날아(往天涯的盡頭單飛)>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