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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해바라기 학생운동'에서 탄생된 노래들 소개

  • 2024.03.22
멜로디 가든
사진: 소화기 밴드 유튜브 뮤직비디오 캡쳐

올해는 타이완 해바라기 학생운동 10주년을 맞은 해입니다. 해바라기 운동은 국민당 정부가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로 중국과의 ‘양안서비스무역협정(海峽兩岸服務貿易協議, CSSTA)’를 선언하자, 이에 반대하는 학생과 사회운동 세력이 2014년 3월 18일 타이완의 국회인 입법원을 기습 점령하며 24일 간 농성을 벌인 사건입니다. 시위 학생들이 해바라기 꽃 장식의 브로치를 가슴에 착용했다고 해서 '해바라기 학생운동'이라는 명칭이 붙여졌으며, 이 운동은 ‘태양화(太陽花) 학생운동’, ‘318학생운동’, ‘국회점령 사건’ 등으로도 불립니다.

입법원을 점령하여 시위를 펼친 학생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주기 위해 당시 많은 음악인과 가수들이 노래를 만들어 학생운동의 동력이 되었습니다. 그중 밴드 소화기(滅火器)가 해바리기 운동을 위해 만든 주제곡 <섬의 여명(島嶼天光)>이 가장 널리 알려지고 불려지며 타이완 최고 권위의 음악시상식인 제26회 금곡장(金曲獎) 올해의 노래상 수상까지 했습니다.

소화기 밴드 - <섬의 여명(島嶼天光)>

소화기 밴드뿐만 아니라, 미국 CNN, 영국 더 타임스, 프랑스 AFP 등 해외 주요 외신들에 소개된 적 있는 타이완 래퍼 다즈(大支)도 해바라기 학생운동을 위해 노래했습니다. 다즈는 사회에 관심이 많은 아티스트로서 자주 노래를 매개로 관심 있는 사회적 이슈에 거침없이 발언합니다. 동물보호, 환경보호 등 이념을 노래에 녹일 뿐만 아니라, 요즘 발생한 사건이나 재난에 음악을 통해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2009년 태풍 모라꼿 재해 발생 이후 자선 싱글 <아픔을 잊지 마(勿忘傷痛)>를 발매하고 음원 수익을 재해 피해자에게 전액 기부했으며, 2011년 일본 311대지진 때도 일본을 응원하는 노래를 창작했습니다.

해바라기 학생운동 당시에는 다즈는 “자신이 잘하는 랩으로 이 역사를 기록”하고 싶어해서 사흘에 걸쳐 <해바라기(太陽花)>라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 노래에서 현장 경험, 언론 보도, 네티즌 의견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해바라기 학생운동에 대한 소감을 드러냈으며, “우리는 운명의 막대기에 맞고 있어(我們受盡了命運巨棒的揮打)/ 내 머리는 피가 나지만 숙여지지 않지(我的頭在流血但不曾垂下)/ 우리는 철조망으로 덮인 바리케이드를 넘어(我們爬過那佈滿鐵絲的拒馬)/ 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해바라기 한 송이를 얹어 놓았어(放上一朵照亮陰暗角落的太陽花)” 등 내용의 가사와 뮤직비디오에 나온 입법원 부근의 행정원까지 점거하기 위해 나선 시위대들이 전경들에 의하여 강제 진압되었던 장면들이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내며 용기와 응원을 선사했습니다. 

다즈 -  <해바라기(太陽花)>

래퍼 다즈 외에, 금곡장 신인상과 작곡가상 수상 경력이 있는 10여 년 차 남자 싱어송라이터 황젠웨이(黃建為)도 해바라기 학생운동 기간 동안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나선 학생들을 위해 포크송 12곡을 만들고 《해바라기 포크송(太陽花民歌)》 음반을 발행하며 리스너들이 음원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는 음악 플랫폼인 스트릿보이스(StreetVoice) 개인 계정을 통해 이 12곡 자작곡의 가사와 각 노래마다의 창작 배경과 동기를 공유했습니다. 그중 해바라기 포크송 7호 <내가 안고 있는 것은 줄곧 용감한 척해 온  너야(我擁抱的是一路裝作勇敢的你)>라는 곡은 그가 해바라기 학생운동이 터진 지 8일 만인 3월 25일 시위 현장에 가서 지난 며칠 동안 써놓은 노래들을 부를 때 작품에 운동 참여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송이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작한 노래라고 합니다. 노래에 나온 “너를 잃을까 두려워서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어(我害怕著失去你 才望著你的背影)/ 내가 안고 있는 것은 줄곧 용감한 척해 온 너야(我擁抱的是一路裝作勇敢的你)/ 내가 기다리는 것은 바람이 부는 것이고, 기도하는 것은 평화이고(我等待的是風起 祈禱的是和平)/ 내가 사랑하는 것은 어둠 속에 홀로 서 있는 너야(我愛上的是 獨自站在黑暗中的你)” 등 내용의 가사들이 감미로운 기타 반주에 더더욱 따뜻하게 들리며 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따스한 힘과 위로를 줬습니다.

황젠웨이 - <내가 안고 있는 것은 줄곧 용감해 척해 온 너야(我擁抱的是一路裝作勇敢的你)>

해바라기 학생운동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노래도 있긴 있지만, 가사가 재해석되어 학생운동 가요로 삼아지게 된 기존에 있는 노래들도 있었습니다. 타이완을 대표하는 밴드 메이데이(五月天, Mayday)의 <일어나(起來)> : 일어나, 지쳐 있을 테지만(起來或許你覺得累)/ 나를 기억해 줘, 마지막 날이 오기 전(起來或許你覺得累,記得我,在末日來臨之前)”과 여가수 장한야(張涵雅)의 <정든 음식(家常飯菜)> : “나의 고향이여 별고 없지(我的家別來無恙)/ 난 이미 달라지고 고난을 통해 단단해졌어(我已經不一樣 飽經風霜意志更堅強)/ 그것은 지금의 나야(那是現在的我呀)”, 그리고 혼성 듀오 솜사탕(棉花糖)의 <온땅에 꽃이 피어 있어(遍地開花)> : “온 땅에 꽃이 피어 곳곳에 향기가 물씬 나네(遍地開滿了花 遍地的芬芳)/ 온 땅에 완고한 의지가 가득하네(遍地佈滿 倔強的倔強)/ 슬픔이 있을 때면 노래하라(有悲傷就歌唱)” 등 내용의 노래 가사들이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힘이 있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며 ‘운동 노래’로 사용됐습니다.

음악은 혁명을 이룰 수는 없지만, 불의에 맞서는 힘과 동력이 될 수 있고, 사회문제에 앞장서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고, 하나의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 후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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