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연예계소식 시간에 저는 길거리를 걸으면서 공연하는 것이 특색인 타이완 공연예술단체 ‘리트 아트(狂夢藝術 LIT ART)’의 창립자이자 단장, 감독인 즈이(子溢)와의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리트 아트’의 창립 취지와 공연 형식, 작품 제작 과정 등을 소개해 보았는데, 오늘은 인터뷰 나머지 내용을 공유하면서 ‘리트 아트’와 그의 창립자 즈이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트 아트’는 타이완 중부 타이중 출신 서커스 예술가 즈이에 의해 2019년 타이중에서 창립된 공연예술단체로, 이 예술단체는 큐브, 시어휠, 저글링볼 등 서커스 도구를 활용하며 길거리를 걸으면서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이른바 ‘이동식 극장(移動式劇場)’ 형식의 공연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난 2020년부터 ‘6년 현지 창작 프로젝트(在現地六年編創計畫)’를 발표하고 2026년까지 최대한 많은 도시 및 지역을 방문하여 현지의 문화와 역사 이야기를 소재로 ‘이동식 극장’ 작품을 창작하여 현지 시민에게 선보이고자 합니다.
- 사진:‘리트 아트(狂夢藝術 LIT ART)'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지금까지 누적 작품 수가 20편쯤에 달하고, 모든 작품은 온갖 정열과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것이지만, 첫번째 작품 《서구 옛성(西區舊城)》은 아무래도 그들의 시작이니까 가장 인상깊었다고 즈이 감독은 밝혔습니다. 《서구 옛성》은 타이중의 옛 도심권의 역사를 모티브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타이중 옛 기차역을 중심으로 지금의 중구(中區)와 서구(西區) 지역을 포함해서 이루어진 타이중의 옛 도심권은 ‘옛성’을 뜻하는 져우청(舊城) 지역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져우청 지역은 청나라 시대부터 타이중시의 중요한 상업 중심지로 일치시대에 크게 발전하고 번성했으나 상업 형태의 교외화 전환과 일치시대 도시계획에 의거해 만들어진 당시의 도로가 좁아 교통이 불편한 것도 있으므로 쇠퇴가 계속되고 있고 인구도 감소 경향에 있으며, 최근에는 정부의 추진 아래 문화예술단지로 리모델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즈이 감독은 《서구 옛성》은 그가 타이완을 비롯해 한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공연예술을 배웠던 경험을 갖고 만든 작품으로 6년 현지 창작 프로젝트의 시작으로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고향 타이중에 뿌리를 두고 타이중부터 탐색하고 이해하고 난 뒤의 다음 단계로는 기타 도시도 방문하면서 각 도시의 독특한 문화적 색채와 생활양식을 알아보는 것이 현재의 주요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每一場其實都是嘔心瀝血的的痕跡,像第一支作品叫做西區舊城,它其實承載了無論在台灣還是韓國、歐洲跟不同的工作者學習的經驗,帶回自己的故鄉,把它變成一個作品,開啟了這一系列的在現地六年編創計畫。”
타이중, 장화, 핑둥, 타이베이 등 타이완 도시뿐만 아니라, 즈이 감독은 한국에도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그가 한국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김종한이란 한국 친구와의 예술적 교류 때문이었습니다. 즈이 감독은 서커스 예술가로 특히 큐브저글링 영역에 큰 재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종한 씨는 즈이 감독의 퍼포먼스 영상을 보고 SNS를 통해 큐브저글링을 배우고 싶다고 연락이 왔는데, 즈이 감독이 “찾아오시면 가르쳐 줄게요”라고 답한 지 2개 월 만에 김종한 씨는 진짜로 타이중에 찾아왔습니다. 김종한 씨가 타이중에 머물었던 2주 동안 그들은 큐브저글링을 포함해서 서커스 예술에 대해서 폭넓은 교류와 토론을 진행했고, 김종한 씨가 한국에 돌아간 후에도 꾸준히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가면서 그들은 한국과 타이완 서커스 예술가가 상대방 국가를 방문하여 서커스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교류 프로젝트를 생각해 내 실천하기로 했는데, 이를 계기로 즈이 감독은 파트너를 데리고 한국 인천에서 서커스 퍼포먼스를 펼치게 됐습니다.
- 사진:‘리트 아트(狂夢藝術 LIT ART)'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인천 외에, 즈이 감독은 서울 한강과 서울 벚꽃축제에서도 버스킹을 진행해 본 적이 있는데, “한국은 전체적으로 길거리 공연과 공공예술에 대해서 매우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므로 타이완인보다는 한국인 관객들이 훨씬 더 열정적이고 박수와 갈채를 아끼지 않았다”고 즈이 감독은 하면서, 그때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공연자들이 좀 더 많은 반응과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해서 위에 ‘박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등 문구가 적히 팻말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 개인으로 진행한 것이고, 리트 아트 팀원 전원을 데리고 한국에서 공연을 펼친 적이 없지만, 만약에 그런 기회가 있으면, 축제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춘천마임축제 무대에 오르거나 부산에서 ‘바다’를 핵심 주제로 이동식 극장 형식의 공연을 한번 해 보고 싶다고 즈이 감독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타이완은 모두 일본으로부터 식민당했지만, 당시 양국이 직면한 상황과 처경에 큰 차이가 있었으며, 게다가 지금 양국 모두 거대한 정치적 압력에 처해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예술을 통해 한국과 대화하는 게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고 즈이 감독은 밝혔습니다.
“想要跟韓國去做一個對話,因為我覺得台灣其實跟韓國有很有趣的對照跟處境尤其是歷史的脈絡下來,然後台灣跟韓國明明就是也非常的不同,同樣身處於後殖民的一個社會氛圍的狀態,但韓國它面臨了什麼,而台灣面臨了什麼,對我來說是相對有趣的,尤其是我們兩邊都還處於面臨著巨大的政治壓力的狀況底下。”
한편, 리트 아트의 중국어 단체명은 미칠 광(狂)자와 꿈 몽(夢)자를 써서 ‘광몽(狂夢)’이라고 합니다. 창립 멤버들이 눈을 감은 채 랜덤으로 뽑은 두 글자로 단체명을 지은 것으로, 이 이름에 즈이 감독은 이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미칠 광자는 돈과 이익 교환만 중요시하는 사회 인식을 터무니없어 보이는 방식으로 깨뜨리고 싶다는 희망을 담고 있고, 꿈 몽자는 깨어 있을 때 말하지 못하는 꿈에서만 털어놓을 수 있는 은밀한 생각과 상상을 상징한다”고 설명하면서, 중국어 단체명보다는 영어 단체명을 더 좋아한다고 즈이 감독은 토로했습니다.
영어 단체명 리트 아트(LIT ART)는 ‘불을 댕긴다’는 뜻의 ‘LIT’와 예술을 뜻하는 ‘ART’로 이루어져 있는데, 즈이 감독은 LIT는 자신이 매우 좋아하는 단어이며, 이 단어는 라이터를 켤 때 딸깍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작은 불똥을 가리킨다면서, “작디작은 불티가 들판을 태울 수 있다는 뜻의 팔자 속담이 있는데, 우리는 들판을 태우는 큰 불보다는 큰 불을 일으킨 작디작은 불티가 되고 싶다”고 즈이 감독은 말했습니다.
“LIT是我很喜歡的一個字,打火機喀擦喀擦的時候會有一個小火星它就叫LIT,就是星星之火可以燎原,但我們不是那把燎原的火,我們是那一把星星之火。”
즈이 감독의 바람처럼 리트 아트는 타이완 공연예술계의 작디작은 불티가 되고 타이완의 문화, 역사 및 예술에 대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리트 아트 팀원들과 관객들 - 사진:‘리트 아트(狂夢藝術 LIT ART)'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