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원주민족 출신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 가오로우언(2부)

  • 2023.05.19
멜로디 가든
원주민 루카이(魯凱)족 출신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가오로우언(高柔恩,우)과 함께한 진옥순(좌). - 사진: 진옥순

어제 연예계소식 시간에 이어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서도 원주민족 출신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가오로우언(高柔恩)과의 인터뷰 내용을 청취자분께 공유하려고 합니다. 어제는 가오로우언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첫 싱글 <몽향(夢鄉)>의 내용 소개와 그가 음악을 접하게 된 계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된 인터뷰 내용을 공유해 보았는데, 오늘은 가오로우언이 속해 있는 원주민족인 루카이(魯凱)족의 음악특성과 의복 문화, 그리고 그의 고향 핑둥현(屏東縣) 우타이향(霧台鄉)의 미식과 관광명소에 대한 가오로우언의 개인적인 견해를 소개하면서 방송을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완 원주민은 다채로운 음악과 춤의 문화를 풍부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주민의 음악문화는 그들의 전통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각 원주민족의 음악은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 인구는 약 13000명으로 주로 타이완 남동부 가오슝(高雄), 핑둥(屏東), 타이둥(臺東)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루카이족의 음악문화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루카이족의 자녀 가오로우언의 소개를 함께 듣겠습니다.  

가오로우언에 따르면, 루카이족의 음악은 대개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생활적인 음악, 하나는 애정을 표현하는 음악, 다른 하나는 동요입니다. 옛날 루카이족 선조들이 밭에서 일하거나 산에서 사냥하는 과정에서 너무 심심하거나 힘들어할 때 “토란아, 잘 자라라”, “하늘아, 먹고살아갈 수 있게 비 좀 내려줘” 등 간단한 가사에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만들어내서 불렀습니다. 이것은 바로 생활적인 음악입니다. 또 루카이족은 음악을 애정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도 활용했습니다. 옛날 루카족인들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스스로 만든 노래를 부르며 고백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귀거나 결혼해 실연을 당할 때도 노래 부르기를 통해 슬픈 감정을 플어냈습니다. 생활적인 음악과 애정을 표현하는 음악 외의 세번째 유형의 음악은 동요입니다. 동요는 아이를 재우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자지 않으면 그가 너를 찾아올 거야”라는 내용의 동요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모여라, 우리 같이 노래하자! 모여라, 우리 같이 춤추자!”라는 내용이 담긴 동요는 가오로우언이 가장 좋아하는 동요인데요. 그래서 한번 불러달라고 요청했죠. 여기서 그날 인터뷰 현장에서 가오로우언이 직접 불러준 ‘라라이(lalai)‘라는 루카이족의 동요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음악특성 외에, 저희는 그날 인터뷰에서 루카이족의 ‘의복 문화’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가오로우언이 SNS에 올린 영상을 보면 알룩달룩한 무늬가 수놓아져 있는 화려한 루카이족 전통 의복을 입고 하얀 꽃과 깃털이 꽂혀 있는 머리관을 쓴 채 노래를 부르는 가오로우언의 모습을 가끔씩 볼 수 있습니다. 의복 위의 다채로운 무늬와 머리관 위의 하얀 꽃과 깃털이 사실상 모두 루카이족의 중요한 싱징물입니다. 이 물건들은 각각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가오로우언의 설명을 함께 듣겠습니다.  

루카이족 전통 의상에 나타난 무늬 중 백보사(百步蛇, Deinagkistrodon acutus )라는 뱀의 무늬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백보사는 루카이족이 숭배하는 뱀으로  ‘족장’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관에 달려 있는 하얀 꽃은 순결과 성결을 대표하는 백합꽃이며, 깃털은 매의 깃털로 신분 계급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루카이족 사회에서 평민이 아닌 귀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오로우언은 족장의 딸로 귀족에 속해 있으므로 영상 속에서 항상 매의 깃털이 장식된 머리관을 쓰고 나옵니다.  

  

사진: 가오로우언(高柔恩) 제공

가오로우언의 고향은 핑둥현에 위치한 우타이향입니다. 우타이향은 고도가 높아 구름과 안개가 자주 끼어서 ‘구름과 안개의 마을’이라는 별칭을 받았습니다. 이 곳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루카이족 문화를 자랑하고 있고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타이향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과 방문해야 할 관광명소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가오로우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우선, 가오로우언이 추천하고 싶어하는 음식은 좁쌀 도넛과 좁쌀 아이위(愛玉) 빙수입니다. 좁쌀은 루이카족에게는 가장 중요한 농작물이며, 매년 8월 중순에 좁쌀의 풍작을 기원하는 좁쌀 축제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아이위는 타이완 전통 젤리의 일종으로 우타이향의 명물 중 하나입니다. 좁쌀로 만든 도넛과 좁쌀 및 아이위가 들어간 빙수는 가오로우언이 생각하는 우타이향에서 꼭 먹어야 할 미식입니다. 이 외에, ‘홍샤화의 집(紅蝦花之家)’이라는 식당도 추천했습니다. 홍샤화의 집은 현지에서 재배된 재료로 만든 서양과 원주민식이 혼합된 음식을 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판매하는 다양한 요리 중에서 가오로우언이 가장 추천하고 싶어하는 요리는 좁쌀이 첨가되는 치즈 푸딩입니다. 음식이 맛있을 뿐만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는 매우 따뜻하고, 가끔씩 사장님이 손님에게 노래를 불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식당은 유명 연예인들의 맛집인데요. 인기 홍콩 영화 《새로운 끝없는 사랑(新不了情)》의 동명 주제가의 가창자로 유명한 타이완 여가수이자 배우인 완팡(萬芳)부터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타이완 요리사 잔무스(詹姆士)에 이르기까지 홍샤화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홍샤화의 집은 사전예약제이니까 만약에 거기서 식사해 보고 싶다 하면 가기 전에 먼저 예약해주시길 바랍니다.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는 것도 빠질 수 없죠. 12월부터 2월까지 쯤은 우타이향의 벚꽃 시즌인데, 그중에서도 우타이향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부락인 아리(阿禮)부락의 벚꽃이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벚꽃 시즌에 우타이향에 가게 된다면 아리부락을 꼭 한번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가오로우언은 말했습니다. 그리고 <몽향> 이 노래 속에 “암판골목의 오래된 식당에서 흰 연기가 나와요(岩板巷的老店 冒出一縷小白煙)”라는 내용의 가사가 있는데, 이 암판골목은 또한 우타이향의 인기 관광명소입니다. 암판골목은 전통적인 석판집이 모여 있는 거리로 유명합니다. 이 거리에서는 시멘트나 양철로 만든 집이 거의 없고, 루카이족을 상징하는 토템과 항아리로 장식된 석판집들로 구성되어 있어 전통적 색채가 넘칩니다. 홍샤화의 집은 바로 이 암판골목에 위치해 있는데, 홍샤화의 집에서 식사하고 나서 암판골목에서 여유롭게 걸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2월부터 2월까지 쯤은 우타이향의 벚꽃 시즌이다. - 사진: 우타이향공소(霧台鄉公所) 제공

그날 인터뷰의 끝으로 저는 가오로우언에게 혹시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이 있냐고 물었는데, 가오로우언은 한국 5인 걸스그룹 레드벨벳의 보컬 담당인 웬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유튜브에서 웬디가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고 “아, 이 가수는 노래를 잘하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큰 관심을 가지 못했습니다. 이후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홍수처럼 쏟아지는 웬디 관련 동영상을 여러 개 보고 나서 웬디가 노래를 잘 부를 뿐만 아니라, 인성도 좋다는 걸 발견하고 그를 좋아하게 됐다고 가오로우언은 밝혔습니다. ​ 

오늘은 타이완 루카이족 출신 싱어송라이터 가오로우언과의 인터뷰 2부를 통해 루카이족의 음악문화와 가오로우언의 고향인 핑둥현 우타이향의 먹거리와 놀거리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가오로우언의 첫 싱글 <몽향>을 많이 들어주시고 그의 앞으로의 작품도 많이 기대해주시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멜로디가든 방송을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옥순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