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타이완 음악이 점점 다양해지고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무서운 속도로 성정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음악 장르가 있는데, 그것이 인디음악입니다. 인디음악이라고 하면 인디밴드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고, 또 타이완에서 인디밴드라고 하면 이 밴드를 절대 빠질 수 없습니다. 바로 ‘타이완스러운’ 음악을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 ‘어메이징쇼(美秀集團)’입니다.
타이완 자이(嘉義) 출신 인디밴드인 어메이징쇼는 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2016년 5월부터 정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노래는 팝, 록, 포크, 일렉트로닉 등 스타일이 다양하지만, 모든 노래는 타이완적 색채가 짙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수많은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어 밴드명 ‘메이쇼지퇀(美秀集團)’은 ‘메이쇼 그룹’이란 뜻인데, 메이쇼는 멤버의 어머니의 이름 ‘쇼메이(秀美)’를 거꾸로 읽는 것입니다. 쇼메이는 타이완에서 가장 흔한 이름 중 하나이며, 이 이름을 조금 바꿔서 밴드명을 삼은 것은 태어난 땅인 타이완에 대한 친밀감과 소속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어메이징쇼는 밝혔다.
‘실험 악기’는 ‘어메이징쇼’의 영혼이자 기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험 악기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실험적인 악기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밴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보컬리스트인 거우보(狗柏)는 대학교 때 예술 관련 학과를 전공했었는데, 당시 그는 스스로 악기를 개발하고 그 악기에 ‘타이바셴(台八線)’이란 이름을 부여했는데 이 악기의 탄생은 ‘어메이징쇼’ 멤버들이 집결하여 같이 음악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밴드가 정식으로 결성된 것은 거우보의 제2의 자작 악기 ‘쉬앤파오(炫炮)’가 탄생된 이후였습니다. 쉬앤파오는 타이완 옛날 이발소의 상징인 삼객기둥 모양의 악기로, 악기에는 신디사이저와 이펙터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2016년 5월 27일, 그들은 타이베이 스젠대학교(實踐大學)에서 처음으로 ‘쉬앤파오’를 가지고 공연을 했었는데, 이날부터는 그들은 밴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쉬앤파오도 그들의 상징이 되었고, 첫번째 앨범 《빛의 왕(電火王)》의 동명의 타이틀곡은 바로 쉬앤파오의 탄생 과정을 알려준 곡입니다.
보컬리스트 거우보(狗柏)가 스스로 개발한 악기 '쉬앤파오(炫炮)' - 사진: 美秀集團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어메이징쇼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정규앨범 2장과 미니앨범 2장을 내놓았습니다. 2018년에 발표한 1집 《빛의 왕》은 음악 부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30회 금곡장(金曲獎)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상, 밴드상, 앨범커버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빛의 왕》 앨범은 그저 단순한 앨범이 아니고요. 앨범 자체는 하나의 악기입니다. 앨범 위에는 소형 스피커, 음량조절 장치, 누르면 소리를 내는 버튼, 빛의 변화에 따라 음색이 바뀌게 하는 필터 등 다양한 장치가 탭재되어 있습니다. 팬들이 콘서트에서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남다른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메이징쇼는 앨범 커버를 하나의 실험 악기로 설계한 것입니다. 독특한 앨범 다지인으로 《빛의 왕》은 미국 인디펜던트 뮤직 어워드(Independent Music Awards)에서 베스트 스웩상(Best SWAG)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어메이징쇼(美秀集團)가《빛의 왕(電光火)》으로 2019 미국 인디펜던트 뮤직 어워드(Independent Music Awards)에서 베스트 스웩상(Best SWAG)을 수상했다. - 美秀集團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어메이징쇼는 중국어 뿐만 아니라, 타이완어로도 음악을 만드는 소수의 인디밴드 중 하나입니다. 가사도, 멜로디도,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도 매우 ‘타이완스러워서’ 어메이징쇼는 ‘타이커(台客)’ 스타일의 밴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타이완에서 타이커에 대하여 “도안이 화려한 셔츠에 촌스러운 슬리퍼를 신고, 담배를 피우고 빈랑(檳榔)도 자주 먹으며, 타이완어가 너무 익숙해 표준중국어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란 대중적인 인식이 있었지만, 1990년대에 우바이(伍佰)를 비롯해 일군의 타이완 록 뮤지션들이 전복적인 의미를 담아 ‘타이커 록’이란 장르를 개척하면서 타이커에 대한 편견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어메이징쇼도 우바이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타이완어 음악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어메이징쇼로 하여금 대중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노래는 <말아 피는 담배(捲菸)>입니다. 2016년 5월에 발표된 <말아 피는 담배>는 헤어졌지만 너는 끊기가 힘든 담배같은 존재임을 고백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젊은이 사이에서 널리 불려지며 천 만이 넘는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후렴구 가사를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안해 난 너한테 거짓말을 했어 對不起 我騙了妳
실은 담배의 잎은 뒷산에서 나온 게 아니었어 捲菸的菸草不來自後山
담배를 끊을 수 없고, 너도 끊을 수 없는데 戒不掉菸 戒不掉妳
어떡해 該怎麼辦
네가 날 돌아서서 떠난 것은 妳轉身 離開我
다 내 자업자득이란 걸 나도 알아 我知道是我活該
담배가 앗아간 것은 내 사랑이야, 내 사랑이야 捲煙捲走我的愛 我的愛
<말아 피는 담배>에 이어 열띤 반향을 일으켰던 어메이징쇼의 작품은 ‘바람 피우기 삼부곡’입니다. 제1부 <미얼(米兒)>은 남자가 마음이 변해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내용이고, 제2부 <두번째 와이프(小老婆)>는 바람피는 남자의 내면적 갈등을 묘사하며, 제3부 〈담배 피우지 마(擋一根)〉는 연인과 헤어진 후 후회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 남자의 심경을 노래한 곡입니다. 이 세 곡 모두 밴드 보컬리스트인 거우보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가사가 솔직하고 노골적이며 팬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사랑을 다룬 노래 외에, 어메이징쇼는 사회 문제도 소재로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빛의 왕》에 수록된 <일하는 사람(做事人)>과 <어제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어(昨暝阿爸無轉來)> 두 노래는 모두 키보디스트 관요우(冠佑)가 작곡작사한 노래로, <일하는 사람>은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심정을 담은 노래이고, <어제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어>는 백색테러 시기를 반영한 노래입니다. 노래 앞 부분에는 ‘어제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어’라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나와 단순히 집을 떠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한 노래일 듯하지만 마지막 구절 가사를 보면 아빠가 계속 돌아오지 않은 이유는 “나쁜 사람”에게 잡혀갔기 때문인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어메이징쇼는 타이완 본토 음악문화를 추진하는 동시에도 혁신적이고 전위적인 음악을 시도하며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새롭고 신선한 시각과 청각적인 자극을 선사하는데,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