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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정령' - 순옌즈

  • 2023.02.10
멜로디 가든
순옌즈(孫燕姿) 《잔액(餘額)》앨범 커버 - 사진: '孫燕姿 Sun Yanzi'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어제 연예계소식 방송에서 저는 타이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시리즈인 ‘타이완 크라임 스토리즈’에 대해서 소개하고 나서 엔딩곡으로 드라마의 주제가 루광중(盧廣仲)이 부른 <하늘이 깜깜해(天黑黑)>를 들려드렸는데, 이 노래의 원창자는 싱가포르 출신 여가수 순옌즈(孫燕姿)입니다. <하늘이 깜깜해>는 순옌즈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인데요. 오늘 멜로기가든 시간에는 순옌즈의 프로필과 <하늘이 깜깜해>를 비롯한 순옌즈의 히트곡에 대해서 좀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순옌즈는 5세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대학교 시기 때 학교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하며 첫 자작곡 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싱가포르 유명 프로듀서인 리웨이송(李偉菘)이 창립한 음악 학교에 다녔을 때 대규모 레코드 레이블인 워너뮤직 타이완 지사에 발탁돼 2년의 준비를 거쳐 2000년 6월 앨범 《순옌즈(孫燕姿)》를 발표하며 데뷔했습니다. 데뷔하자 순옌즈는 독특한 목소리와 걸출한 가창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데뷔 앨범은 30여만 장의 매출량으로 2000년 국내 음반 판매량 순위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이 앨범으로 타이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시상식인 금곡장(金曲獎)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서 총 15개 시상식의 신인상을 휩쓸었습니다. <하늘이 깜깜해>는 이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특히 많은 사랑을 거뒀습니다. 데뷔한 지 6개월이 지난 동년 12월에 순옌즈는 2집 《내가 원하는 행복(我要的幸福)》을 발표했는데, 이 앨범은 또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이를 통해 순옌즈는 ‘천후(天后)’ 반열에 오르게 됐습니다. 2004년 순옌즈는 8집 《Stefanie》로 아시아 전역에서 220만 장의 누적 판매량에 달성한 데 이어 이 앨범으로 이듬해 제16회 금곡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만다린어 여가수상을 수상함으로써 만다린어 여가수상을 거머쥔 첫 싱가포르 출신 가수이자 금곡장에서 신인상과 만다린어 가수상 모두 획득한 첫 아티스트가 됐습니다.

가장 활약했던 2000년대에 순옌즈는 새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그녀의 노래를 쉼없이 들을 수 있었으며, 또 노래방 인기차트에도 그녀의 노래들이 보였습니다. 언론들이 순옌즈가 불러일으킨 열풍에 ‘순옌즈 현상’이란 명칭을 붙였고, 또 순옌즈가 동시기에 데뷔한 저우제룬(周杰倫)과 함께 21세기 초의 타이완 음악 시장을 나눴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데뷔 23년 차인 순옌즈는 최근 몇년 간 음반활동을 대폭 줄였으나 그녀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여전히 높으며, 수많은 그녀의 노래들도 아직까지 팬들에게 불려지고 있습니다.   

이어서는 순옌즈의 명곡들 중 3곡을 골라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바로 <하늘이 깜깜해>입니다. <하늘이 깜깜해>는 자라면서 느끼게 되는 내면적인 성장통과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한 곡입니다. <하늘이 깜깜해>는 타이완어 전통가요를 각색해서 만든 노래로, 노래에는 “하늘이 깜깜하네 비가 내리려 하네 하늘이 깜깜해지네 깜깜해지네’라는 뜻의 타이완어로 된 가사가 여러 번 나오며, 듣는 이들에게 어린 시절의 소소한 행복을 더욱 그리워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순옌즈는 뮤직비디오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 모습은 너무 청순하고 단아해서 ‘음악의 정령’이란 애칭을 얻었습니다. <하늘이 깜깜해>는 순옌즈로 하여금 데뷔하자마자 타이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노래 작곡가 리스송(李偲菘)도 이 노래로 금곡장 최우수 작곡가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럼 여기서 노래 후렴 부분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난 헌신적으로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됐어 我愛上讓我奮不顧身的一個人 

난 이게 내가 추구하던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我以為這就是我所追求的世界

부딪히고 오해받고 속임 당기만 했어 然而橫衝直撞 被誤解被騙 

어른들의 세계 뒷면은 늘 불완전한 걸까? 是否成人的世界背後 總有殘缺

난 매일 마주해야 하는 갈림길을 걷고 있어 我走在每天必須面對的分岔路 

난 지난날의 단순하고 아름답던 작은 행복이 그리워 我懷念過去單純美好的小幸福

사랑은 늘 사람을 울리고 만족하지 못하게 하네 愛總是讓人哭 讓人覺得不滿足 

하늘은 무척 크지만 똑똑히 보이지가 않아서 天空很大卻看不清楚 

너무 외로워 好孤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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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깜깜해> 외에, 순옌즈의 <조우(遇見)>도 그녀의 명곡들 중에서 빠질 수 없는 노래입니다. <조우>은 영화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向左走,向右走)》의 삽입곡으로, 순옌즈가 2003년에 발표한 7집 《The Moment》에 수록됐습니다. 영화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는 동화작가 지미(幾米)의 동명의 인기 그림책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이 영화는 외출할 때면 목적지가 어디이든 항상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가는 여자와 항상 오른쪽으로만 가는 남자가 우연히 만나게 되고 또 우연한 이별을 겪게 되나 언젠가 익명의 도시에서 서로를 찾아낼 것이라는 걸 믿기에 수많은 엇갈림 속에서 결국 다시 만나게 된다는 사랑이야기입니다.

순옌즈의 <조우>는 운명적인 사람에 대한 기대를 묘사한 곡으로 영화 스토리 전개에 잘 맞아 영화 상영 당시부터 지금까지 쭉 사랑받고 왔습니다. 여기서 노래의 후렴 부분 가사를 번역해서 읽어드리겠습니다. 

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 어떤 대화를 할걸까? 我遇見誰 會有怎樣的對白

내가 기다리는 그 사람은 얼마나 먼 미래에 있을까?我等的人 他在多遠的未來

난 지하철과 사람의 물결 속에서 불어나오는 바람을 들으며 我聽見風 來自地鐵和人海

我排著隊 拿著愛的號碼牌 나 사랑의 번호판을 들고 줄서고 있어

라는 가사입니다. 여기서 이 노래 <조우>를 함께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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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에 이어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순옌즈의 <내가 그리운 것은(我懷念的)>이란 노래입니다. 순옌즈는 수많은 ‘실연당할 때 듣기 좋은 노래”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곡으로 뽑힌 노래는 바로 <내가 그리운 것은>입니다. 이 곡은 상대방이 이미 마음이 변했지만 그래도 많이 사랑하며 과거의 아름답던 추억을 혼자 그리워하는 여자의 마음을 담은 곡입니다. 이 노래는 2007년에 발표된 곡으로,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노래방 애창곡 혹은 오디션 경연곡으로 많이 불려지고 있고,  또 수많은 후배 뮤지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여전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후렴 부분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내가 그리운 것은 뭐든 얘기했던 것이고 我懷念的 是無話不說

내가 그리운 것은 같이 꿈을 꿨던 것이고 我懷念的 是一起作夢

내가 그리운 것은 싸운 후에도 여전히 널 사랑하고 싶었던 충동심이야 我懷念的 是爭吵以後還是想要愛你的衝動

난 그 해 생일을 아직 기억해, 그 노래도 기억해 我記得那年生日 也記得那一首歌

별이 가득했던 하늘, 가장 꽉 잡고 있었던 오른손, 가장 따뜻했던 가슴도 기억해 記得那片星空 最緊的右手 最暖的胸口

누가 기억하고 누가 잊었을까? 誰記得 誰忘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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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옌즈는 개인 색채가 뚜렷한 목소리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지닌 우수한 가수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과 스캔들이 별로 없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유한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롤 모델 같은 존재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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