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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마다 타이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들 pt.1

  • 2023.01.06
멜로디 가든
사진: CNA

새해를 맞이하고 곧 설 명절입니다. 해마다 설날 때가 되면 타이완에서는 어디든 신나는 설날 노래가 틀어지는데 오늘 멜로디 가든 시간에서는 타이완에서 설 명절 기간 동안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 또는 음악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완에서 설날 하면 이 노래를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바로 <축하해요 축하해(恭喜恭喜)>라는 노래입니다. 중국어 원제는 ‘공희공희(恭喜恭喜)’라고 하는데, 공희는 ‘축하하다’를 뜻합니다. 《축하해요 축하해》는 중화권에서 가장 유명한 설날 노래 중 하나로, 남녀노소 모두 가사 한두 줄을 부를 줄 알 텐데요. 큰 거리 작은 골목마다(每條大街小巷)/ 모든 사람의 입으로(每個人的嘴裡)/ 만나서 처음 하는 말은(見面第一句話)/ 바로 축하해야 축하해(就是恭喜恭喜)” 라는 가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설날을 대표하는 노래이지만, <축하해요 축하해>는 설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노래가 아닌 중일전쟁에서 중국이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노래입니다.

<축하해요 축하해>는 상하이 출신 작곡·작사가 천거신(陳歌辛)이 제작한 노래입니다. 1914년에 태아나 1961년에 세상을 떠난 천거신은 30년쯤의 음악인생에서 200여 곡의 작품을 남겼으며, 덩리쥔(鄧麗君), 차이친(蔡琴), 메이옌팡(梅艷芳) 등 타이완, 홍콩, 중국 유명 가수들 모두 콘서트에서 그의 노래를 부른 바 있습니다. 그는 신선처럼 노래를 썼다고 해서 가선(歌仙)이라고 불렸고, ‘가왕(歌王) ‘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천거신은 항일전쟁 시기에 일본 당국에 체포되고 감금되어 3개월 동안 가혹한 괴롭힘을 경험한 바 있는데, 그는 종전에 대한 거대한 기쁨을 <축하해요 축하해>에 담아 중일전쟁이 끝난 지 1년 후인 1946년에 이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전쟁에 관한 노래라서 <축하해요 축하해>의 가사에는 시련, 단련 등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많은 시련을 거치며(經過多少困難)/ 수많은 단련을 했네요(歷經多少磨練)/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나 (多少心兒盼望)/봄소식을 간절히 바래요(盼望春的消息)”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이 가사는 원래 항일전쟁 8년 기간의 애환과 고통, 신산(辛酸)을 표현한 가사이지만 현재는 사람들이 지난 1년간 열심히 살아온 데에 대한 격려와 위로의 뜻을 전하는 가사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또 <축하해요 축하해>의 원래 버전은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데 더 어울리는 단조로 만들어진 것이라 지금 버전처럼 산나지는 않았습니다. 1968년 중화권을 대표하는 여자 가수 덩리쥔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여 내놓으면서 이 노래는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그 이후로 설날 노래로 사용돼 왔습니다. 여기서 <축하해요 축하해>의 원래 버전, ‘은(銀)의 목소리’로 불렸던 중국 여자 가수 야오리(姚莉)가 원창자로 부른 <축하해요 축하해>를 띄어드리겠습니다...

<축하해요 축하해> 외에, 설날 때 타이완에서 이 노래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바로 <돈 많이 버세요(恭喜發財)>라는 노래입니다. 중국어 원제는 ‘공희발재(恭喜發財)’라고 하는데, ‘공희발재’는 타이완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새해 인사말입니다. 발재는 ‘재물이 생기다’, ‘재물이 끊임없이 들어온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고, ‘공희’는 여기서 ‘축하하다’보다는 ‘기원하다’의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기원해요 기원해, 버세요 돈을 많이 버세요(恭喜呀恭喜,發呀發大財)/ 좋은 운은 만나고, 나쁜 운은 영원히 떠나 버리길(好運當頭壞運呀永離開)/ 기원해요 여러분, 주머니에 황금이 가득하길(恭喜呀大家,黃金裝滿袋)/ 싱글벙글 웃고 크게 기뻐하기를 바래요(眉花眼笑,得意呀又開懷)”라는 가사는 정말 길상스럽고 딱 듣자마자 설날 느낌이 절로 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 노래도 설날을 위해 만든 노래가 아닙니다. <돈 많이 버세요> 이 노래는 영화 《주색재기(酒色財氣, 술·미색·재물·혈기)》의 삽입곡입니다. 《주색재기》는 파산 위기에 처한 회사 사장이 보험금을 사취하려 하는 이야기를 그리며, <돈 많이 버세요>는 회사 사장과 공범들이 보험금 사취에 성공한 줄 알고 기뻐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설날과 완전히 관련없었던 노래이지만 ‘돈 많이 되세요’는 설날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새해 인사말이고, 또 노래 분위기가 설날과 굉장히 어울려서 설날 노래가 됐습니다. 여기서 1960년대 타이완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여가수 메이다이(美黛)가 불루스타 남성합창단(藍星男聲合唱團)과 합께 부른 <돈 많이 버세요(恭喜發財)>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설날 노래는 <세배(拜年)>라는 곡입니다. <세배(拜年)>는 ‘금(金)의 목소리’라고 불렸던 중국 여가수 저우쉬안(周璇)과 남편 작곡가 옌화(嚴華)가 함께 부른 동북지역 민가 〈꽃에 대하여(新對花)〉를 각색해서 만든 노래로, 이 노래는 폭죽, 새해, 새 신발, 새 옷과 같은 설날 관련 단어들이 많이 들어 있어 설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 외에도, 노래 중간에는 남자와 여자의 귀여운 말타툼 내용이 나와 노래에 재미를 더했습니다. 남자는 “앞에 젊은 아가씨가 있는데(有位小姐在前面)/ 코가 높고 눈이 크며(鼻子高來眼睛大)/ 두 눈썹은 위로 올라가요 (兩道眉毛往上彎)/ 립스틱이 발라진 불을 뿜는 듯한 입술(嘴抹唇膏要噴火)/ 매니큐어가 발라진 열개의 손톱(十個指甲塗蔻丹)/ 새로 만든 치파오가 패셔너블하고(新作的旗袍時興樣)/ 몸선도 무척이나 아름다워요(曲線玲瓏夠美觀)/ 가슴 앞에 있는 목걸이(金雞心掛胸前)/ 그 안에는 작은 사진이 들어 있는데(裡面裝著小照片)/ 사진 속의 사람은 나예요(我的照片在裡邊)”라고 하고 나서, 여자는 “꿈 꾸지 말아요(想想想,你別想)/ 사진 속의 사람은 당신이 아니에요(裡面的照片不是你)/ 그 안에는 다른 사람의 사진은 들어 있어요(別人的照片在裡邊)”라고 반박하는 내용이 노래 중간에 나와 있는데요. 되게 재밌고 귀엽지만, “가사가 거칠고 경박하다’는 이유로 한참 동안 국민당 정부에 금지됐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노래는 타이완에서 굉장히 유행했었고, 타이완어 버전 〈즐거운 설날을 보내요(歡喜過新年)〉로도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설날을 앞두고 오늘 멜로디 가든 방송에서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한 설날 노래들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타이완인들이 굉장히 익숙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포함하여 노래의 배경과 창작 동기를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저도 많은 것을 알게 됐고 얻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타이완 관련 정보를 청취자분께 공유해드리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엔딩곡으로 타이완어 설날 노래 〈즐거운 설날을 보내요(歡喜過新年)〉를 띄어드리면서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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