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구가 어제 15일을 기점으로 80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앞서 유엔 경제사회부(DESA)는 세계 인구의 날(World Population Day)인 지난 7월 11일, “2022년 세계인구 전망보고서(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2)”를 통해 11월 15일에 세계인구가 80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어제 15일 새벽(현지시간) 중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80억번째 지구촌 주민이 태어났다고 유엔이 발표했습니다. 세계 인구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아기의 이름은 다미안이라고 하는데, 다미안의 출생으로 공시적으로 세계 인구가 80억 명이 되었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지구상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을 생각해 보니까 제가 RTI한국어방송팀에 들어와서 청취자 여러분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보통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와 청취자 여러분과의 인연보다는 청취자 여러분과 청취자 여러분의 사랑하는 가족과의 인연은 더 보통이 아니고 소중하죠. 특히 이미 결혼하신 청취자분께서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으신지를 모르겠지만 저는 수십억 명이 살고 있는 지구에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는 것은 실은 매우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분명히 계시겠죠. 예를 들면, 작사가분들… 왜냐하면 “OO억 지구에서 당신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야” 혹은 “당신은 나에게는 OO억분의 일의 행복이다”과 같은 표현의 가사가 들어 있는 노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멜로디가든 시간에서는 바로 이러한 노래들에 대해서 청취자분께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타이완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밴드인 메이데이(五月天)가 타이완 여자 싱어송라이터 친지전(陳綺貞)과 함께 부른 <달나라로 도망치자(私奔到月球)>라는 발라드곡입니다. <달나라로 도망치자>는 메이데이가 2007년에 발표한 앨범 《지구 표면을 떠나 Jump!(離開地球表面 Jump!)》에 수록됐습니다. 노래에는 “이 행성에선 매일 50억 명의 사람들이 지나쳐 가는데(這星球 天天有五十億人 在錯過)/당신과 함께 아름다움을 다투는 별들을 볼 수 있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多幸運 有妳一起看星星 在爭寵)”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저는 검색해봤는데 2007년의 세계 인구 수는 66억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왜 60억도 40억도 아닌 50억이란 가사를 썼는지 그 이유는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발표된 지 이미 15년이 되었으나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고 노래방에서도 애창되고 있는데요. 여기서 <달나라로 도망치자>를 들으면서 잠시 쉬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2020년 9월에 대동맥 박리로 돌아가신 타이완 가수이자 배우인 황홍셩(黃鴻升)이 부른 <60억분의 일(六十億分之一)>이란 노래입니다. 이 곡은 일본 가수 九州男(쿠스오)의 <1/6000000000>를 번안하여 만든 곡으로 2011년에 발행된 앨범 《나쁜 마음, 부서진 마음(黑心傷品)》에 수록됐습니다. 앨범 발행 전에 세계 인구가 70억을 돌파했으므로 이 노래를 다시 녹음해서 <70억분의 일(七十億分之一)>이란 제목으로 발표했으나 원창자 쿠스오가 노래 제목과 가사를 원래대로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가사와 노래 제목을 <60억분의 일>로 다시 바꿔서 재발표했습니다. 노래 가사는 매우 길어 사랑하고 헤어지기까지의 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노래에는 ‘60억분의 일’이란 가사가 두번 나왔는데 느껴지는 정서가 다릅니다. 한번은 ‘하늘님이 잠들지 않으셨다면 난 그런 행운이 없었을 거야(若不是上帝睡著 我不可能那麼幸運)/지구에서 60억분의 일의 당신을 만나게 해주는 행운(能遇見地球上 六十億分之一的你)”이란 가사에서 나오고, 다른 한번은 “하늘님은 이미 나한테 60억분의 일의 행복을 주셨지만(上天已經 給我六十億分之一的幸福)/개기일식에 맹목적으로 집착했던 나는 잘못했어(而我活該 執著 日全蝕的盲目)”라는 가사에서 나왔습니다. 한번은 “행복하다”, 다른 한번은 “후회하다”의 정사가 전해지며 기승전결이 확실한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60억분의 일>을 함께 듣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타이완에서 데뷔하고 활약하는 중국계 호주인 싱어송라이터 우줘위안(吳卓源)이 부른 〈70억분의 일 더하기 일(七十億分之一加一)〉이라는 노래입니다. 우줘위안은 1994년 중국 하이난에서 태어나 8살 때 호주로 이민했습니다. 미국에서 음악을 배웠고,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 경험이 있으며, 2016년 타이완으로 와서 앨범 준비를 시작하고 1년 뒤인 2017년에 1집 《1:28》를 내놓으며 데뷔했습니다. 위줘위안은 ‘R&B여신’, ‘향민(鄉民)들의 여보’ 등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민은 타이완 네티즌을 가리키는 말로, 원래의 의미는 ‘시골에서 사는 백성’입니다. 옛날의 시골 사람들은 이웃 집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다고 하면 바로 나와서 구경도 하고 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모르면서도 다른 촌민들과 막 토론도 하고 그랬습니다. 타이완의 네티즌들도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글을 올렸는데 글을 올린 사람에 대해서도, 그리고 글의 내용이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악성 댓글을 남기는 네티즌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향민’이란 비유가 붙게 됐습니다. 원래는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였지만, 현재는 그냥 네티즌을 가리키는 말이 됐고 타이완 네티즌들이 스스로 ‘향민’이라고 자칭하기도 합니다. 노래를 잘 부르고, 외모도 예쁜 우줘위안은 인터넷에서 많이 토론되고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향민들의 여보’라는 별칭을 받게 됐습니다.
우줘위안은 2020년 9월에 〈70억분의 일 더하기 일(七十億分之一)〉이란 곡을 내놓았습니다. 이 노래는 우줘위안은 신세대 래퍼 러우쥔슈어(婁峻碩)와 콜라보하여 자신이 앞서 2019년 12월에 발표한 〈70억분의 일(七十億分之一)〉이란 노래를 조금 각색해서 만든 노래입니다. 노래에는 “내 마음은 누구의 것인가(我的心屬於誰的)/누구의 말을 들어야 되나(我到底要聽誰的)/당신이 준 그 느낌(你給的那種感覺)/70억분의 일의 느낌(七十億分之一的感覺)”이란 가사가 있습니다. 보컬과 랩이 굉장히 잘 어우러진 러브송인데 오늘 엔딩곡으로 이 노래를 뛰어드릴 예정입니다.
이제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했으니까 앞으로 “80억 지구에서 당신을 만난 게 정말 행운이야”라는 가사가 들어 있는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80억 명 사람 중에는 나의 운명의 남자가 있을까”, “나도 나의 80억분의 일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 저와 청취자분들이 모두 자신의 80억분의 일의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엔딩곡으로 〈70억분의 일 더하기 일〉을 들려드리며 방송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