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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못해도 괜찮아, 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니까"... 밴드 '나잇키퍼스'

  • 2022.11.02
멜로디 가든
인디밴드 나잇키퍼스(守夜人, Night Keepers) - 사진: 'Night Keepers 守夜人'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지난주 연예계소식 시간에서 저는 2022년 제57회 금종장(金鐘獎) 드라마 부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 셰잉쉬안(謝盈萱)과 그녀에게 여우주연상 수상 영광을 안겨준 드라마 ‘사층의 천국(四樓的天堂)’을 소개해봤고, 그리고 마무리곡으로는 드라마의 엔딩곡인 <가면을 쓴 사람(戴面具的人)>을 띄어드렸는데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서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가수 및 밴드는 바로 이 노래의 원창자, 인디밴드 나잇키퍼스(守夜人, Night Keepers)입니다.

나잇키퍼스는 2015년 결성되고 2017년 멤버 교체를 겪고 현재는 창립 멤버이자 리더인 쉬장(旭章), 드러머 치웨이(其偉), 보컬 즈링(稚翎)과 기타리스트 쟈잉(佳穎) 등 4인 형식으로 활동 중입니다. 활동 초기에는 영화 사운드트랙과 게임 배경음악 제작에 집중하고 2016년에 게임 OST로 구성된 첫번째 앨범 《나잇랜드(永夜島, Nightland)》를 발표했습니다.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인디밴드로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밤을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자칭하는 나잇키퍼스는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싶어해서 ‘밤’, ‘잠’과 관련된 힐링 노래를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17년 멤버 교체 후 발표한 첫 작품 《좋은 밤을 위한 안내서(晚安使用手冊 The Guidebook to A Good Night)》는 글자, 음악, 그림을 결합한 ‘소리있는’ 시집입니다. 구매자들이 시집에 첨부된 CD를 틀고 잔잔한 음악과 함께 시집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중 《카운트다운 시작(倒數開始)》이란 노래는 2018년 인디음악 창작자에 대해 장려하는 시상식 제9회 금음장(GIMA, 金音獎) 최우수 포크송상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또 2017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나잇키퍼스는 페이스북에 ‘챗봇’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거기서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공유하며 이를 통해 같은 고통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위로하는 ‘집단 심리치료’효과를 이루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나잇커퍼스는 이 이야기들을 모아서 <나는 잠들지 못해요(我睡不著)>라는 노래를 만들고 미니앨범 《그룹 필로우 토크(團體枕聊)》에 수록했습니다. 그룹 필로우 토크는 ‘사람들이 잠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를 뜻하는데 나잇키퍼스는 이 미니앨범으로 타이완 음악대상 제31회 금곡장(金曲獎) 최우수 보컬그룹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습니다. 여기서 가사 일부를 읽어드리겠습니다.

睡不著其實沒有關係 잠들지 못해도 괜찮아요

你的故事還有我想聽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니까요

你 醒得用力 以為黑夜會過去 당신이 어두운 밤이 결국 지나갈 것이라 생각해서 애써 깨어 있으려는 거죠

我懂你渴望有人注意 나는 이해해요 당신이 남의 관심을 갈망하는 걸

你 心臟秘密 等待某個人開啟 당신 마음 속의 비밀은 누군가가 풀어 줄길 기다려요

我睡不著也不留下你 ah~~ ah~ 나는 잠들지 못해도 함께해 달라고 하지 않을게요

<나는 잠들지 못해요(我睡不著)> 디지털 싱글 앨범 커버 - 사진: 'Night Keepers 守夜人'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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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나잇키퍼스는 두번째 앨범 《사자(使者)》를 내놓았습니다. 이 앨범은 ‘사람과 사람의 고류’를 주제로 하며 인적 네트워크(인간관계)와 커뮤니티의 각종 가능성과 관계성을 다룹니다. 앨범에는 〈알고리즘에서 탈출해(逃離演算法)〉와 〈알고리즘에 고마워(謝謝演算法)〉 이 두 노래가 수록돼 있는데 왜 나잇키퍼스가 알고리즘에 대해“고마우면서도 탈출하고 싶다”라는 모순된 감정을 품고 있있냐면 <나는 잠들지 못해요>의 뮤직비디오 댓글창에서“이 노래를 소개해준 알고리즘에 고마워”라고 쓰여 있는 댓글이 많아 “알고리즘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알게 됐구나”라고 생각해서 〈알고리즘에 고마워〉라는 노래를 만들었으며, 하지만 이와 동시에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이 들 때까지 스마트폰을 쓰며 SNS 활동을 하는 우리의 삶은 사실은 이미 알고리즘에 지배당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어서 〈알고리즘에서 탈출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나잇키퍼스는 밝혔습니다. 그들은 이 앨범으로 2021년에도 금곡장 최우수 보컬그룹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앨범은 2장 밖에 내놓지 못했으나 나잇키퍼스는 10곡쯤의 싱글을 발표했습니다. 그중 4곡은 드라마나 영화를 위해 제작한 OST입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드라마 ‘사층의 천국’의 엔딩곡 <가면을 쓴 사람> 외에도, 캠퍼스 공포영화 ‘여귀교(女鬼橋)’의 주제자 ‘빈공간(空)’,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我們追的女孩)’의 여주인공 출연자로 유명한 배우 천옌시(陳妍希)가 주연한 ‘와이프와의 여행(跟著老婆去旅行)'의 십입곡 , 그리고 내년 2023년 제95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부문 타이완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된 범죄 미스터리 영화 《가댐드 아수라(該死的阿修羅)》의 주제가 <강아지 같은 순수한 눈(狗一般純潔的眼)>은 다 나잇키퍼스가 만든 노래입니다. 여기서 <강아지 같은 순수한 눈>의 마지막 단락의 가사를 읽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嗚~你那狗一般純潔的眼 우~ 강아지 같은 순수한 너의 눈

誰的恨 恨是誰 누구의 원한, 원한은 누구

靈魂禁錮在那執念 영혼은 그 집착에 갇혀버려 있어

誰的愛 愛是誰 누구의 사랑, 사랑은 누구

人生停格在夢裡面 인생은 꿈 속에 멈춰버려 있어

誰有愧 誰無罪 누가 미안하고 누가 무고한가

輾轉難眠渴求得赦免 잠들지 못하며 용서받기를 갈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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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키퍼스는 이름 그대로 잠 오지 않는 밤에 듣기 좋은 잔잔한 감성의 노래를 많이 만들어 ‘마음을 힐링하는 밴드’, ‘마음을 정화하는 밴드’ 등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 및 영화 삽입곡과 게임 배경음악 제작과 같은 음악 창작을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밴드라서 이렇게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서 그들에 대해서 소개봤는데요. 그럼 그들의 더 활약한 활동을 기대하면서 마무리곡으로 <강아지 같은 순수한 눈>을 띄어드리면서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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