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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계의 천후' - 량징루

  • 2022.09.28
멜로디 가든
'발라드계의 천후'라고 불리는 말레이시아 출신 여가수 량징루(梁靜茹,Fish Leong) - 사진: KKBOX

따끈했던 햇살이 힘을 잃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댄스곡이 대세라고 하면 가을엔 먹먹한 발라드가 제격이죠. 타이완에서 '발라드' 하면 생각나는 가수 중 한 명이 ‘량징루(梁靜茹-양정여)’입니다. 량징루는 1978년 6월 16일 말레이시아 네그리 샘비란(Negeri Sembilan)주(州)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량췌이핑(梁翠萍)이라고 합니다. 영어 예명은 ‘물고기’를 뜻하는 ‘Fish’인데, 광둥어에서 량징루의 ‘루(茹)’자와 물고기 ‘어(魚)’자는 발음이 같아서 이렇게 명명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량징루의 팬들이 스스로를 ‘피쉬팬’이라고 자칭하고 있습니다.  

량징루가 가수의 꿈을 키우는 데에 아버지의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레스토랑 가수였고, 량징루의 가창에 대한 애호와 재능을 발견한 후에 량징루를 데리고 각종 노래자랑대회에 참가시켰습니다. 1997년에 량징루는 친구와 함께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음악대회인 헤일로 송라이팅 컴페티션(Halo Songwriting Competition)에 나가 3위를 하고 기타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이 앨범은 우연히 ‘중화권 대중 음악의 아버지'이자 ‘백만 프로듀서’로 알려진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리종성(李宗盛)에게 들어가게 되어 말레이시아 데뷔가 아닌 타이완으로 오게 됐습니다.   

1999년 9월에 량징루는 첫 앨범 《하룻밤 사이에 자랐다(一夜長大)》를 발매하며 타이완에서 데뷔했으나 하필 발매 후 며칠 뒤에 타이완 역사상 최악의 재해인 ‘921 대지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홍보 활동을 활 수 없이 취소해고, 1집 활동은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게 되었습니다. 좋은 시작을 갖지는 못했지만 1년 뒤에 발표한 2집 《용기(勇氣)》의 동명 수록곡이 대히트를 치면서 량징루는 중화권 인기가수로 급부상하기 시작합니다. 최고 히트곡으로 평가되는 발라드 <용기>를 비롯하여 사랑을 다룬 발라드를 잇따라 발표해 큰 사랑을 받으면서 량징루는 발라드 가수로 확고한 지위를 가지게 되고 ‘발라드계의 천후(天后)’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이어 량징루의 노래를 몇 곡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 그녀의 유명한 노래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지만 힘겹게 골라봤습니다.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바로 그녀로 하여금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시작하게 한 곡인 <용기>입니다. 이 곡은 사랑을 한다면 두려워하지도 주저하지도 말고 용기를 내어 진격하자고 격려하는 노래로 사랑을 망설이고 있다면 꼭 들어야 할 노래로 꼽힙니다. 이 곡은 발행된 지 20여 년이 지나도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고 노래방 애창곡으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노래 때문에 새로 생긴 표현도 있습니다. 만약에 상대방이 되게 황당스러운 일을 했다면 “어떻게 감히 그런 일을 합니까”라는 말을 할 수 있잖아요. 타이완에서는 이런 경우에는 “누가 너에게 용기를 준 거야? 량징루인가?”라는 말을 장난처럼 하는데요. 이만큼 이 노래는 량징루의 대표작으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후렴구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愛真的需要勇氣 사랑은 정말로 용기가 필요하네 

來面對流言蜚語 유언비어에 맞서기 위해  

只要你一個眼神肯定 오직 당신에게 인정하는 시선을 받으면  

我的愛就有意義 나의 사랑은 그걸로 의미가 있어  

我們都需要勇氣 우린 모두 용기가 필요해  

去相信會在一起 함께 있을 거라고 믿도록 

人潮擁擠我能感覺你 인파 속에서도 난 당신을 느낄 수 있어 

放在我手心裡 你的真心 내 손 위에 당신의 진심이 담겨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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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2009년 1월에 로맨스드라마 《패견여왕(敗犬女王)》과 함께 공개된 <만약은 없다(沒有如果)>입니다. 《패견여왕》은 방송 당시 평균시청률이 5%가 넘은 인기작이었는데, 드라마가 흥행을 하면서 량징루가 부른 OST <만약은 없다>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만약은 없다>는 사랑에는 이유가 필요 없고 그냥 사랑해라’ 라는 태도를 담은 곡으로, 드라마 속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직장상사와 동료 모두에게 인정받지만 약속하고 갑자기 사라진 남자친구 때문에 누구에게나 마음을 열지 못하게 되는 여자주인공을 격려하는 노래입니다. 여기서 후렴구 가사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如果我說 愛我沒有如果 만약 내가 사랑엔 만약이 없다고 한다면 

錯過就過 你是不是會難過 놓쳐버리면 그만인데 넌 슬퍼하지 않을까 

若如果拿來當藉口 ‘만약’이란 말로 핑계를 댄다면  

那是不是有一點弱 그건 좀 나약한 게 아닐까  

 

如果我說 愛我沒有如果 만약 내가 사랑엔 만약이 없다고 한다면 

真的愛我 就放手一搏 정말 나를 사랑하면 대담하게 직진해 봐 

還想什麼 還怕什麼 뭘 더 생각해 뭘 또 두려워해 

快牽起我的手 어서 내 손을 잡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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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량징루의 노래는 〈서서히 차가워지다(慢冷)〉라는 노래입니다. 이 곡은 량징루가 2019년 5월에 7년 만에 발행한 가장 최근의 앨범인 《나는 잘 지내? – 태양은 여전히 빛나고 있어(我好嗎?-太陽如常升起)》에 수록됐습니다. 〈서서히 차가워지다〉는 나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지만, 상대방은 이미 열정을 잃어버리게 돼서 둘이는 서서히 식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린 곡입니다. 량징루가 9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마치고 협의 이혼한 후에 낸 곡이라 량징루 자신 이야기를 그린 곡이라고 해석되는데요. 후렴구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怎麼先熾熱的卻先變冷了 왜 먼저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차가워지고  

慢熱的卻停不了還在沸騰著 서서히 뜨거워지는 사람이 멈추지 못하고 여전히 끓고 있을까  

看時光任性快跑隨意就轉折 시간이 마음대로 달리고 또 마음대로 회전하네 

慢冷的人啊 會自我折磨 서서히 차가워지는 사람이 스스로 괴롭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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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무엇인지를 모르던 풋풋한 소녀부터 사랑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봤던 여자로 성장한 량징루는 앞으로도 어떤 발라드를 선사할 지가 기대가 됩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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