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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鬼’자가 들어간 노래 소개

  • 2022.08.24
멜로디 가든
타이완 인디밴드 ‘차오둥에는 파티가 없다(草東沒有派對)’ 1집 《추노아(醜奴兒)》앨범 커버 - 사진: KKBOX

오늘은 양력 8월 24일이자 음력 7월 27일입니다. 그러니까 음력 7월 귀신의 달은 거의 다 지나갔는데요. 이제 저승객들이 슬슬 저승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되고, 저승객들을 위한 여러 축제와 행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음력 7월의 마지막 수요일 멜로디가든 시간에서 귀신과 관련된 노래를 좀 소개해볼까 싶어서 오늘은 제목에 ‘귀신 귀鬼’자가 들어간 노래 3곡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타이완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디밴드 중 하나로 꼽히는 ‘차오둥에는 파티가 없다(草東沒有派對)’의 <귀신(鬼)>이란 노래입니다. 차오둥에는 파티가 없다는 약칭으로 ‘차오둥(草東)’은 2012년에 결성된 록밴드로, 2017년 1집 《추노아(醜奴兒)》로 타이완 가장 권위있는 음악 시상식 금곡장(金曲獎) 최우수신인상, 최우수밴드상, 올해의 노래상 등 3개 부문 수상을 해 신인답지 않은 놀라운 성적을 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것보다는 차오둥에는 파티가 없다는 부정적이고 어둡고 침울하고 비관적인 음악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부자가 다 했다”, “해피엔딩을 갈망하고 있었으나 자신이 되지 못했다”, “그것을 죽이고 나도 죽여줘 제발”… 삶과 사회에 대한 분노, 혐오, 절망감, 무력감을 전하는 전례없는 그들의 노래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의 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그들의 성공은 인디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귀신>은 1집 《추노아》의 6번째 트랙입니다. 가사는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이해가 안 가지만 제가 느끼기로는 삶에 무력감과 막막함을 느낀 사람의 심정을 노래하는 곡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가사의 일부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누군가를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어 從沒想過要傷害誰

모든 게 다 미안했어 對一切也都感到抱歉

하지만 내 열등감은 나를 사랑해준 이들보다 깊었어 可是我的自卑勝過了一切愛我的

그래서 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 죽여버렸어 於是我把愛人們都殺死了

하지만 네 슬픔은 너를 사랑해준 이들보다 깊었지 可是你的傷悲勝過了一切愛你的

그래서 넌 나를 죽여버렸어 於是你把我給殺死了

 

그 피는 무엇을 위해 흘리는 거니 為了什麼而流著血

그 눈물은 누구를 위해 흘리는 거니 是為了誰而流眼淚

난 밤에 숨어서 어둠을 비웃고 있어 我躲在夜裡去笑著黑

왜냐하면 아무도 귀신을 못 죽이거든 因為沒有人能殺死鬼

타이완 인디밴드 '차오둥에는 파티가 없다(草東沒有派對, No Party For Cao Dong)' - 사진: 타이베이 금마장 영화제(Taipei Golden Horse Film Festival) 제공

 

두번째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데뷔 23년차 타이완 여가수 쟝메이치(江美琪)가 부른 <울보(愛哭鬼)>입니다. 노래 제목은 한국어로 하면은 ‘귀신’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지 않지만, 원래의 중국어 제목에는 있습니다. 사랑 애에 울 곡, 귀신 귀자를 써서 ‘愛哭鬼’라고 합니다. 걸핏하면 우는 사람을 비유하는 단어인데요. 사실 이와 비슷한 형식의 중국어 단어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쫄보의 중국어는 담력 담에 작을 소, 귀신 귀자를 써서 ‘膽小鬼’라고 합니다. 그리고 먹보의 중국어는 탐낼 탐에 먹을 흘, 귀신 귀자를 써서 ‘貪吃鬼’라고 합니다.

쟝메이치는 1980년 8월 타오위안시에 태어났으며, 1999년 1집 《왕페이 사랑해(我愛王菲)》를 발표하며 데뷔하자 맑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울보>는 쟝메이치의 대표작 중 하나로 2006년 9월에 발표된 동명의 앨범 《울보》에 수록됐습니다. 가사는 실연 후 펑펑 울면서 스스로 치유하려는 여자를 묘사합니다. 여기서 후렴구 부분의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나는 울보다 我是愛哭鬼

울면서 너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 버리겠어 我要哭掉對你的 思念

거울에 비친 슬픔 가득한 내 얼굴을 보고 看著鏡子裡面 沒志氣的臉

울면 울수록 후회는 커져 然後越哭越後悔

 

나는 울보다 我是愛哭鬼

울면서 너에 대한 미련을 떨쳐 버리겠어 我要哭掉對你的 依戀

나도 알아 이러면 안된다는 걸 我也知道自己 這樣子不對

그래도 울음을 멈출 수는 없어 卻還越哭越認真的

누구를 위해 為誰

데뷔 23년차 타이완 여가수 쟝메이치(江美琪) - 사진: '江美琪 Maggie'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오늘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노래는 록, 힙합, 발라드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장전위에(張震嶽)가 부른 <술꾼(酒鬼)>이란 노래입니다. ‘酒鬼’는 술을 좋아하여 많이 마시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약간의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전위에는 원주민 아메이(阿美)족 출신으로 19세인 1993년에 첫번째 앨범 《그냥 니가 좋아(就是喜歡你)》를 발표하며 데뷔했습니다. 데뷔 당시 풋풋한 소년 컨셉으로 활동했다가 제대 후에는 록으로 전향하고 남녀 관계에 대한 솔직하고 신랄한 가사를 많이 쓰며 젊은 세대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3년에는 아메이족 이름 ‘하이야구무(海雅谷慕, Ayal Komod)로 사회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포크를 기반으로 한 앨범 《나는 하이야구무(我是海雅谷慕)》를 발표하고 금곡장 최우수앨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같은 소속사 동료들(MC Hotdog, MJ116)과 힙합 그룹 '형제본색(兄弟本色)' 을 결성하고 2년 동안 활동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장전위에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스펙트럼으로 데뷔부터 지금까지 근 30년 동안 맹활약해 왔습니다.

<술꾼>은 2019년 10월에 발표된 미니 앨범 《떠나버렸다(遠走高飛)》의 수록곡이며, 장전위에가 남자가 술만 취하면 여자친구에게 나쁜 행동을 하는 친구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입니다. 후렴구의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문을 닫고 떠나는 순간, 만회할까 말까 當關上門 離去的瞬間 是否挽回

우린 모두 미래를 바꾸려는 생각조차 잃었고 當彼此對未來 無力去改變

나는 벗어나고 싶고 너는 자유로워지고 싶지 想掙脫 你想自由 對不對

이런 공통된 생각은 참 잔인하지 그렇지 這種默契 有點殘酷 對不對

 

내 자신한테 눈물을 멈추라고 계속 말하고 一直告訴自己 別再掉眼淚

빨개진 너의 눈도 무시하는 척했어 你的眼眶紅了 我裝無所謂

창문을 열고 보니 아래서 울고 있는 너打開窗戶 你在樓下 哭著臉

뒤돌아보지 말고 어서 떠나라 내 마음은 아프지만 別再回頭 快一點走 心都碎

록, 힙합, 발라드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장전위에(張震嶽) - 사진: '張震嶽 ayal komod'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음력 7월 귀신의 달이 다 지나가기 전,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서는 ‘귀신 귀鬼'자 가 들어간 노래 3곡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재밌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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