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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판 슬기로운 의사생활?'... 의사와 약사로 이루어진 밴드 <이상적인 놈(理想混蛋)>

  • 2022.08.17
멜로디 가든
‘현실판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평가받아 화제가 된 밴드 ‘이상적인 놈(理想混蛋, Bestards)' - 사진: '理想混蛋 Bestards'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의사 생활을 다룬 한국 드라마 하면, 아마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와 케미, 소소한 이야기가 가진 진정성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으며, 시즌1과 시즌2 모두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극중 주인공 5인방이 결성한 밴드 ‘미도와 파라솔’이 연주하는 장면은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관람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사실은 타이완에서 ‘현실판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평가받아 화제가 된 밴드가 있습니다. 이 밴드의 이름은 좀 특이한데, ‘理想混蛋(Bestards)’ 직역하면 ‘이상적인 놈’이라고 합니다.

남의사 4명, 여의사 1명으로 이루어진 ‘미도와 파라솔’과 달리, 이상적인 놈은 남자 4명으로 구성되며, 4명 멤버 중 1명은 의사이고 2명은 약사입니다. 밴드명의 유래는 그들이 공연에서 타이완 여자 싱어송라이터 '웨이루쉬안(魏如萱)’의 <그래도 사랑을 믿어야지 이 놈들아(還是要相信愛情啊混蛋們>라는 노래를 부를 때 관중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좋아해 보여서 ‘놈’ 이 단어를 땄으먀, 또 사람이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듯이 그들의 음악도 부정적인 정서를 자극하는 것도 있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있으므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놈’ 앞에 긍정적인 단어인 ‘이상적’을 붙여 밴드명을 정했다고 합니다. 그들의 팬덤 이름도 ‘놈’이 들어가 있어 ‘작은 놈(小混蛋)’이라고 합니다.

밴드 이름은 ‘록(rock)’해 들리지만 이상적인 놈은 포크송을 주로 만들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심플한 음악으로 깊은 감동을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2018년 음악 플랫폼 스트릿보이스(StreetVoice)에 <행성(行星)>과  <날이 좋아서 널 사랑하는 게 아니야(不是因為天氣晴朗才愛你)>를 발표하고 큰 사랑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노래는 당시 고등학생, 대학생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스트릿보이스 2018 연간차트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날이 좋아서 널 사랑하는 게 아니야(不是因為天氣晴朗才愛你)> 싱글 커버 - 사진: KKBOX

<행성>은 보컬 담당 지딩(雞丁)이 실연당한 뒤 쓴 노래로, “널 좋아하는 나는 항성 주위를 돌지만 가까이 갈 수도 없고 멀리할 수도 없는 행성 같다”는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날이 좋아서 널 사랑하는 게 아니야>는 지딩이 슬럼프에 빠진 치과의사 남자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네 곁에 있을게’라고 위로해주고 싶어해서 만든 노래라고 합니다. 여기서 그 가사를 한번 읽어드리겠습니다.  

不是因為天氣晴朗才愛你

날이 좋아서 널 사랑하는 게 아니야

不是因為看見星星才想你

별이 보여서 네가 그리운 게 아니야

不是因為剛好沒有別的事

마침 다른 일이 없어서가 아니야

才一直 一直 一直

계속 계속 계속

在腦海裡複習

머릿속에서 복습해

擁抱你 什麼角度最合適

너를 안을 때 어떤 각도가 가장 좋을까?

 

其實我 常會想像我們老了的樣子

사실 나는 우리가 늙어가는 모습을 자주 상상해

左邊牽著手 右手拉小狗

왼손으로는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강아지를 끌고

可能還有很多小孩子

아마 아이도 많겠지?

 

其實我 不是因為好天氣才這麼說

사실 나는 날이 좋아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야

牽著你走過

니 손을 잡고

大雨盛開水花的路口

큰 비에 물보라가 가득한 길목을 걸어가는 것도

也是我一樣喜歡的夢

내가 좋아하는 꿈이야

가사는 간단하지만 사람을 상상하게 하고 마음에 와닿아서 큰 인기를 받고 있고, 또 고백송과 청혼송으로도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행성>과 <날이 좋아서 널 사랑하는 게 아니야>로 인터넷에서 인지도를 충분히 쌓은 뒤 2020년 이상적인 놈은 성공적인 모금으로 첫 앨범《바보(愚者)》를 발표했고, 이 앨범으로 타이완 가장 권위있는 음악시상식 제32회 금곡장(金曲獎) 최우수 신인상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앨범은 멤버들이 직접 작곡·작사한, 적자지심(赤子之心)과 용기를 다루는 총 11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동명의 타이틀곡인 <바보>는 메이저 타로카드 0번 ‘바보’ 카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입니다. 바보 카드는 월계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지팡이에 작은 가방을 하나 매달고 있고, 왼손에는 흰 장미를 들고 있는 한 남자가 앞에는 절벽만이 펼쳐져 있지만 기뻐하며 걸아가는 그림입니다.이 카드는 앞길이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도전해 나아가는 용기와 남들이 바보라고 비웃어도 이상을 견지하는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이 노래는 멤버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밴드를 대표하는 곡입니다. 가사의 일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旅行的起點不需要形狀

여행의 출발점은 형태가 중요하지 않아

只要心已經開始流浪

마음부터 발을 떼기 시작하면 돼

他背起行囊 裝進天真理想

배낭에 천진한 이상을 집어넣고

 

手中的地圖沒標示方向

손에 들고 있는 지도에 방향은 없어

只有與生俱來的渴望

오직 타고난 갈망만 있어

沒想過投降 混蛋一樣地闖

투항 따윈 생각을 하지 않아 바보처럼 돌진해

 

受了傷還不停下 人們笑愚者多傻

다쳐도 멈추지 않아 바보로 조롱을 당하지만

但不在乎終點模樣 才能開始得漂亮

종점은 어떤 모습일지 신경 쓰지 않아야 아름다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거야

1집《바보(愚者)》앨범 커버 - 사진: KKBOX

2020년 첫 앨범을 발표한 뒤 2년 후인 2022년 4월에는 이상적인 놈은 2집 《끄고/켜고(關掉/打開)》를 발매했습니다. 그들은 이 앨범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록음악을 도전함으로써 기존의 음악 스타일과는 또 다른 시작을 보여줬습니다. 앨범선행곡은 <네가 남긴 외로움을 반추해(我反芻著你留下的寂寞)>라고 합니다. 반추란, 본래 소가 한 번 삼킨 먹이를 다시 되새김질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심리학에서는 반복적으로 특정 사건 혹은 자신의 기분에 대해서 생각하는 행동을 가리킵니다. <네가 남긴 외로움을 반추해>는 떠난 사람과의 추억을 반복적으로 회상하는 정서를 묘사합니다.

我反芻著你留下的寂寞

네가 남긴 외로움을 반추해

以為終究能消化成自由

결국 소화해내고 자유로워질 줄 알았어

而你已不回頭 你已不回頭

넌 돌아오지 않고, 돌아오지 않을 건데

我為何還原地守候

난 왜 계속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在每個午夜的夢 複習著你溫柔

밤마다 꿈속에서 너의 다정함을 복습하지

到什麼時候 我才能向前走

난 언제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네가 남긴 외로움을 반추해(我反芻著你留下的寂寞)> 싱글 커버 - 사진: KKBOX

멤버들이 대부분 다 의학생이라 사랑이나 꿈을 다룬 노래 외에도, 이상적인 놈은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노래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Dear Star〉은 자폐증협회에서 주최한 행사를 위해 특별히 써준 노래이고, <정체전선(滯留鋒)>은 보컬 담당 지딩이 인턴 시절 우울증 환자들과 어울리면서 받았던 느낌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상적인 놈이 음악을 통해 듣는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늘 긍정적인 에너지와 힐링입니다. 청취자분께서도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힐링이나 위로를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체전선(滯留鋒)> 싱글 커버 - 사진: KKBOX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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