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여가수인 주리징(朱俐靜_주리정, Miu Chu)이 지난 7월 3일 유방암으로 타계했습니다. 주리징은 뛰어난 가창력과 따뜻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그녀의 사망 소식에 많은 팬과 뮤지션들이 애도를 표했습니다.
주리징은 1981년 12월 16일 타이베이시 스린(士林)구에서 태어났으며, 4살부터 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서 레스토랑과 펍에서 가수로 일하다가 28세인 2009년에 타이완 산리(三立) 방송국이 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아이돌(超級偶像)》 시즌3에 참가하고 최종결승전에서 셀린 디온의 대표곡인 <I Surrender>를 부름으로써 최종 1위의 영예를 안고 데뷔했습니다. 가수 생활 13년 동안 주리징은 총 3장의 앨범과 2장의 미니앨범만 발표하며 보통 가수와 비교할 때 작품 수는 많지 않은 편이지만 작품의 수준이 고르게 높습니다. 특히 2013년에 발표된 1집 《존재의 역량(存在的力量)》은 발표 당시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사랑과 찬사를 받았고, 타이완 최대 온라인 음악 사이트 'KKBOX'에서 주최한 '제9회 KKBOX 뮤직 어워즈'와 타이완의 주요 음악 시상식인 제10회 HITO(히토) 뮤직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앨범에는 총 9곡이 수록됐는데 그중 앨범 동명 타이틀곡 <존재의 역량>과 타이완 드라마 ‘真愛黑白配(진애흑백배, Love Around)’와 한국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의 OST로 사용된 <천만 번의 눈물(一千萬次的淚水)>, 그리고 같은 회사 소속 아티스트 타이완-한국 혼혈 남자 가수인 비수진(畢書盡)과 함께 부른 <난 네 옆에 있을게(我會在你身邊)> 등 3곡은 음원차트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녀의 최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존재의 역량>은 주리징이 처음으로 작곡, 작사를 시도한 노래로, 듣는 내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갖도록 격려하는 가사로 팬들로부터 ‘들으면 늘 힘이 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후렴구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넌 자신에게 속한 곳만 필요해(你只要 一個屬於你的地方)/힘차게 영혼의 진실을 외칠 수 있게(能用力 喊出你靈魂的真相)/투명하고 빛나는 눈을 가진 아이처럼 간단하고 평범해(是簡單平常 像孩子一樣 眼神透明閃亮)/자신에게 속한 이 곳을 위해(為了 這一個屬於你的地方)/어떤 대가를 치를지를 생각하지도 않아(就願意 不顧不想一切的代價)/그냥 온 힘을 다해 외쳐 봐, 네 존재의 역량을 위하여(就全力嘶喊吧 為你 存在的力量)”라는 가사입니다.
1집을 발표한 후 1년 후인 2014년 10월에, 주리징은 2집 《행복한 인어(快樂美人魚)》을 발행했습니다. 이 앨범은 주리징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10곡을 수록했으며, 그중 <달리기(跑)>와 <우리는 주파수가 같다(我們在同一個頻率)>, <나의 소소한 일상(我的小生活)>, <다음 번 포옹(下一次擁抱)> 등 4곡은 로맨스 드라마 ‘다시 말하지만, Yes I Do(再說一次我願意)’의 삽입곡으로 등장했습니다. 그중 <다음 번 포옹>은 이혼 후 다시 만나게 된 남여주인공의 서로에게 다가가고는 싶지만 상처 받을까봐 두려워하여 다가가지 못하는 모순된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서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노래의 후렴구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다음 번 포옹은 몇 초 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下一次擁抱 能有幾秒)/너의 미소를 보여주면 안될까(你的微笑 能不能讓我看到)/우리 사이의 사랑은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데 현재는 수갑으로 채워져 있어(我們之間的愛情 只剩下了記憶 卻上了銬)/다음 번 포옹을 할때 넌 도망갈 것인가(下一次擁抱 你會不會逃)/내 냄새를 아직 기억하고 있나(我的味道 有沒有忘掉)/아직 내 손에는 네가 준 흔적이 남아 있어(我的手心裡還留著你給的 記號)”라는 가사입니다.
2020년 12월 30일, 주리징은 6년 만의 정규 앨범인 3집 《아직 앞날은 길어(來日方長)》를 발표했으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유방암에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주리징은 음악을 통해 세상에 선한 역량을 주고 싶어해서 치료를 받으며 육체적인 고통을 겪으면서도 최선을 다해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앞날이 기니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살자”라고 스스로 격려하면서 앨범 이름을 <아직 앞날은 길어>로 명명했습니다. 앨범에는 10곡이 수록됐으며, 그중 <완벽하지 않은 완벽함(不完美的完美)>은 “인생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세속적 가치관에 갇히지 말고 진심으로 원하는 목표를 행해 직진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후렴구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완벽함과 절대적이지 않은 절대를 위해(為了 不完美的完美 不絕對的絕對)/칼로 에이는 듯 가슴이 아파도 사랑해(哪怕愛如刀割)/니 눈 속에 독특한 존재가 되기 위해(為了 你眼中的獨特)/힘을 다해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해(拼命超越自己的負荷)/이 영혼은 완벽하지 않으면서도 완벽해(這靈魂 不完美的完美)/얼마나 피곤하더라도 우여곡절을 극복해냈어(不在乎多疲憊 翻越過顛簸曲折)/이런 나는 바보 같아도 내가 기꺼이 원하는 거야(再傻也是我 甘心情願的)”라는 가사입니다.
힘찬 목소리로 희망 가득찬 노래를 부르며 팬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고, 또한 항상 밝고 활기있게 웃는 얼굴로 팬들과 만나던 주리징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음악과 목소리는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