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의 블루스 음악' - 임반가

  • 2022.06.08
멜로디 가든
사진: '환경정보센터(環境資訊中心)' 사이트 페이지 캡쳐

오늘은 타이완의 블루스 음악이라고 평가받은 원주민 음악 임반가(林班歌, 린반거)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 2 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일본이 타이완에서 철퇴한 후, 국민당이 이끄는 중화민국 정부가 타이완을 접수하게 됐습니다. ‘중화민족을 통일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타이완 산지 원주민까지 ‘중화민족’의 일원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중화민국 정부는 '탈일본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산지 원주민의 명칭을 고사족(高砂族, 타카사고족)에서 ‘산지동포(山地同胞)’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일본어 이름과 원주민 이름을 버리고 중국어 이름으로 개명하도록 강요했습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중화민국 정부는 고산지역 원주민의 ‘현대화’와 ‘한(漢)족화’를 이루기 위해, ‘산지평지화(山地平地化)’ 정책을 시행하여 산지 원주민들에게 평지로 이주하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중화민국 정부는 나무 수출로 외화를 획득하기 위해 일본제국이 당시 타이완 통치 시 실시했던 벌목정책을 계속했고 산림 생산 및 관리의 편리화를 위해 산림 지역을 여러 구역으로 나눴는데 한 구역은 한 ‘임반(林班)’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대량의 노동자를 고용하여 산림 지역에서 조림하고, 정지하고, 길을 건설하는 등 일을 시켰는데 이 노동자들은 ‘임반공(林班工)’이라고 불렸습니다. 당시 토지소유권을 상실하고 평지로 이주한 원주민 중 많은 사람들이 빨리 돈 모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임반공이 되었기 때문에 당시 임반의 주요 인력은 바로 원주민이었습니다.

비록 월급이 많은 편이지만 임반공의 일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일하는 장소는 산속의 숲이라서 올라가는 데 며칠이 걸리는 데다가 산세가 높고 위험해서 사고가 쉽게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한번 산으로 올라가면 몇 달 지나야 다시 내려올 수 있어서 오랫동안 집에 갈 수 없었습니다. 또 한 구역에서 일을 다 하고 나서 바로 딴 구역으로 이동해야 돼서 보통 임시로 세운 쉼터에서 자는 경우가 많아 휴식 환경이 좋지 않았습니다. 또 벌목하는 일 자체가 워낙 위험한 일입니다. 벌목 노동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인데요. 쓰러지는 나무에 깔릴 위험이 상존하며 벌목기계도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 종종 원인으로 당시의 임반공들은 대부분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들은 밤마다 불을 둘러싸고 술을 마시면서 기타를 치며 즉흥 노래를 불렀는데 이 노래들은 ‘임반가(林班歌)’라고 불립니다. 임반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창시한 음악인 ‘블루스’처럼 노동자들이 육체적 고통과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부른 것이라 임반가는 ‘타이완의 블루스 음악’이라고 평가받았습니다.

임반가는 정해진 형식이 없으며 사랑과 가족애, 고향에 대한 그리움, 일할 때의 힘듦 등 다양한 주제가 있습니다. 멜로디는 대부분 원주민 전통 가요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며, 가사는 원주민 특유의 말맛과 유머가 넘칩니다. 당시 임반공들이 노래를 이어 부를 때 자기 원주민족의 요소를 넣었기 때문에 한 임반가에는 여러 민족들의 전통 가요가 혼합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원주민족 음악 뿐만 아니라 중국어 유행음악과 결합하기도 합니다. 또 각 원주민족이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가사는 주로 중국어이며 원주민족의 단어가 가끔씩 나오는 형식입니다. 일이 다 끝나고 임반공들이 각자의 부락으로 돌아간 후에도 이 노래들을 계속 불러서 임반가들은 부족들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됐습니다. 1960년대 이후 타이완은 농업사회에서 경공업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수많은 원주민들이 도시로 이동하여 건설업, 제조업과 같은 노동이 필요한 산업에 투입되면서 임반가는 ‘숲 속의 원주민 음악’에서 ‘도시 속의 원주민 음악’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가사를 통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낙관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원주민족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어 〈실의에 빠진 불쌍한 사람(可憐的落魄人)〉과 <샤오미주(小米酒) 이 두 곡 임반가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실의에 빠진 불쌍한 사람〉은 베이난(卑南)족 출신 남가수 천밍런(陳明仁)이 1982년 발행한 노래로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 노래는 당시 "선량한 풍속에 위반한다"는 이유로 한참 금지곡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타이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100만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일부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날 놀려도 되고 무시해도 돼(你可以戲弄我 也可以呀不理我)/니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만나게 되면 안녕이라도 하고 싶어(就算你不再愛我 見面也該說哈囉)/날 속여도 되고 이용해도 돼(你也可以欺騙我 也可以呀利用我)/니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만나게 되면 안녕이라도 하고 싶어(就算你不再愛我 見面也該說哈囉)/너를 볼 때마다 넌 항상 나를 곁눈질로 쳐다봐(每一次我見到了你 你總是斜眼看看我呀瞪一眼)/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到底我哪裡做錯)/불쌍한 나를 좀 봐줘, 내 의중인(請你可憐呀心上人)입니다.

그리고 <샤오미주>는 노래는 ‘임반공들의 국가’라고 불릴 정도로 모르는 원주민이 없다고 합니다. 샤오미주는 타이완 원주민족의 대표적인 술로 한국의 막걸리와 비슷한데요. 하지만 쌀로 만든 것이 아닌 좁쌀로 만든 것입니다. <샤오미주> 이 노래는 삶이 너무 어려워서 술을 마심으로써 근심을 없애는 상황을 묘사합니다.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샤오미주 사랑해(小米酒 我愛你)/너보다 강한 게 없어(沒有人能比你強)/난 너에게 빠지고 너를 위해 방황하게 돼(我為了你癡迷 為了你徬徨)/난 정말 니가 너무 그리워(你真教我多麼的懷念)입니다. 마무리곡으로 이 노래 샤오미주를 들으면서 멜로디가든을 마칠 겁니다. 그리고 주파수 안내 멘트 이후에는 〈실의에 빠진 불쌍한 사람〉을 띄어드리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