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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체면, 타이완인의 面子, 무엇이 다를까

  • 2023.05.16

대만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이야기
-2023.05.16.
-진행: 노혁이, 백조미
-한국인의 체면, 타이완인의 面子, 무엇이 다를까 -

한국 화교는 한국문화 또는 중화문화, 어디에 더 가까울까?

남을 대하는 관계에서, 자기의 입장이나 지위로 보아 지켜야 한다고 생각되는 위신. 체모. 면목. 모양새를 체면이라고 부른다.

얼마전에 화교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화교학교를 다니고, 대학이후에 대만에 와서 자리를 잡은 대만사람들. 사실 이들은 사춘기를 한국에서 보내서, 문화적으로는 한국인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마치 미국에 사는 한국사람이라도 교포2세들은 미국적인 사고방식, 미국문화에 익숙한 것처럼.

이들 화교 동창들은 절반은 한국에 살고, 절반은 대만에 사는데. 이제 고교졸업한지 어언 30년.

한국에 사는 화교들은 대만에 사는 화교 동창이 한국을 방문하면, 무리해서라도 시간을 내서 식사를 대접하고, 같이 술을 마시고… 그런데, 한국 사는 화교가 대만에 오면, 대만에 사는 동창들은 응, 나 내일 바빠서 못가는데… 이러고 만다.

한국에 사는 화교들은 대만에 사는 화교동창들이 정이 없다고 표현하는데… 이게 너무 흥미로웠다.

대만에 벌써 10년 넘게 살고보니, 평일에 술을 마시는 문화가 없는데. 한국에서 친구가 왔다고 하면, 나는 무리해서라도 나가기는 하는데… 대만 사람이라면, 우선 멀리서 온 친구보다는 내 일이 우선인 것이 당연하다.

사실 그 화교친구와의 술자리는, 나도 너무 일이 바빴는데, 한번 만났던 화교친구가 대만 여행을 와서 만났던 것. 어쩌면 나도 체면차리느라 그 모임에 나갔지 않았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체면’ 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남에게 잘보이려는 문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문화.

한국인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 축의금, 부조금 얼마를 해야하나.

그냥 아는 사이 5만원, 친한사이 10만원.

웃는얼굴로 쌍욕하는 사이, 20만원 이상. 결혼하는 사람의 부모님이 내 이름을 아는 경우 15만원.

그런 체면문화 중의 하나가 등산복. 등산하는 사람들 보면, 한국처럼 모두가 유명 등산복을 사입는 나라가 없다. 그리고 명품가방. 대만에서는 그나마 명품가방을 많이 보지 못했다.

서양은 수렵생활. 자신이 편리한대로 실리적인 역할이 강조되었고, 농경사회에서는 공동체의식이 많아서 협동생활, 위계가 중요시되었던 배경. 유행이 지나면, 남이 어떻게 볼까, 유행에 맞는 새로운 옷을 사입어야한다는 것.

사실 체면을 중시하고, 과시욕이 클수록 행복감이 낮다. 자기를 좀 더 생각하고 자기를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국인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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