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이야기
-2023.03.07.
-진행: 노혁이, 백조미
-한국 70년생들과 문화콘텐츠-
문화콘텐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한국 출장에 가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오징어 게임을 만든 황동혁 감독은 71년생.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69년생.
양현석 70년생. 방시혁 72년
이들이 감수성이 예민했던 10대 후반, 80년대말. 한국은 88올림픽을 치르며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발전하던 시기.
그때 청년들은 놀 것이 없었다. 유일한 것이 음악과 영화. 일본 음악, 빌보드 TOP 음악, 헐리우드 영화. 그거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빌보드의 팝송과 일본 음악을 줄창 들었고, 할리우드 영화만 봤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여가! 바로 게임이 있었다. 80년대 닌텐도, 90년대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면서 자랐다. 그리고, 97년에 한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 1세계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이 67년생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 68년생 넥슨의 김정주 회장. 등이다.
내 친구 중에 촬영감독으로 성공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고등학교에 다녔을 때 홍콩비디오 500개가 있을 정도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 시기에 미국이나 호주에서 태어났다면, 대자연이 있다. 캠핑을 하고, 여행을 하고, 굳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지 않아도 놀거리 볼거리가 정말 풍요로운 나라다. 게임업계에서도 호주 같은 곳은 게임으로 돈을 벌기가 어렵다. 바로 나가면 어마어마한 자연이 있는 곳에서 방안에서 게임을 즐기는 문화는 대중적일 수가 없다. 오히려 놀 것이 없는 동남아시아에서 게임이 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 경우에는 74년생인데, 초등학교 4학년때, 그럼 85년도엔가 아버지께서 값비싼 애플컴퓨터를 사주셨다. 그거가지고 게임을 했는데, 굉장한 신세계였다. 그 영향으로 나는 게임업계에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K팝이나 K드라마가 뜨는 이유로, 제작자들이 보고 자란 것이 음악뿐이었고, 영화뿐이었다는 이야기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래도 1만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매일 3시간씩 뭔가를 10년을 하면 1만시간을 채우게 된다. 1만시간을 뭐 하나에 집중하다보면 전문가가 된다는 이론인데, 봉준호 감독이나 황동혁 감독, 양현석대표나 방시혁의장 등을 보면 1만시간이 아니라 거의 3만시간을 음악과 영화에 투자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돈을 가장 많이 벌고,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에 인재가 몰린다. 대표적인 것이 의사, 의대. 한국에서는 서울대/연세대 의대가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데, 점수가 가장 낮은 의대 다음에 서울대에서 합격점수가 가장 높은 공대가 그 다음 순위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치과의사나 성형외과 의사의 의술은 세계 최고인데. 가장 우수한 인재가 거기로 쏠린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장 예쁘고 잘생긴 소년 소녀들은 누구나 BTS의 꿈을 꾼다. 10대 초반부터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들어가서 “연습생” 시기를 보내는데, 전세계 어디에도 이런 10대 아이들을 전문적인 아이돌로 키워내는 시스템은 한국말고는 없다. 영화도 경쟁이 심하다.
어쩌면 K팝, K드라마 이면에는 경쟁에서 도태된 셀수 없이 많은 연습생들과 무명배우와 무명감독들이 있을지 모른다.
최근에 고1 아들이 필름을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