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이야기
-2023.02.21.
-진행: 노혁이, 백조미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이 뜨고 지는 변화 원인은?
대만에서 11년 살면서 가장 피부로 와닿는 변화가 있다면, 한국의 위상이다. 특히 코로나 3년을 거치면서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가 굉장한 인기를 끌었는데, 그야말로 대만 인기 10위권을 보면 한국드라마가 굉장히 많다.
왜 지금 2020년에 들어서 한국에서 KPOP과 K드라마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JPOP과 일드가 아주 인기였다.
왜 일본 드라마가 지고 한국 드라마가 떴을까?
1. 제작 시스템의 차이
한국에서는 광고주가 제작사에 의뢰하는 경우가 있고, 방송사나 케이블채널에 투자하면 자체 제작을 한다. 중요한 것은 수익은 제작사에 돌아간다. 배우가 재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고, 흥행 실적에 따라 계약을 하기도 해서,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지만, 제작사 스탭이나 연기자들이 보나스를 받을 수도 있다. 영화의 경우, 영화제작사는 30~40% 수익, 투자사는 60~70%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
그런데 일본의 미디어 산업 특징은 제작위원회라는 것을 만든다. 제작위원회가 투자사, 광고사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한국의 투자사나 광고주와 다른 점은 미친듯이 제작에 관여를 한다. 한국의 광고주나 투자사에서 영화나 방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광고를 끊거나, 투자금을 줄이는 정도에서 그치지만 일본의 제작위원회는 아예 제작단계에서 부터 스태프 임금, 출연료 상정, PPL 물품 선정, 음악 등 외적인 요소 삽입에 까지 관계 된다. 제작위원회는 수입의 60~80%를 가져가는데, 방송이나 영화가 성공했을 때 제작사에 더해지는 인센티브가 전 혀 없 다!
한국 연예인들은 수익에 대해 회사에 일정부분을 떼주고 본인이 먹는데, 일본 연예인들은 본인이 올린 수익 전부를 회사에 주고, 월급을 챙겨가는 구조.
연기자 입장에서는 월급이 정해지면 작품이 잘되든 안되든 본인이 가져가는 돈이 고정.
그리고 수익이 나는 콘텐츠에 집중하게 되는데, 청소년층은 요즘 TV를 보지 않고 영화를 보지 않으니, 고정소비층이 있는 부분을 파게 된다. 이게 바로 애니메이션 실사화… 그리고 아직 TV와 영화를 소비하는 노년층이 선호하는 컨텐츠에 집중.
2. K드라마의 성공이유
한류드라마가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을동화. 그런데 이게 2000년 9월에 나온 드라마다. 당시 일본에서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했지만, 아시아지역에서 성공했고, 서구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 오징어 게임 같은 것을 봐도, 전세계적인 인기다.
넷플릭스는 간접광고 부담도 없고, 일체 콘텐츠 제작 내용에 간섭하지 않는다. 일단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로 하면 창작자들에게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다. 킹덤, 기생충 이런 것들이 나오면서 미국인들도, 서양인들도 한국 문화가 쿨하고 트렌디하다고 인식하게 된 것.
소위 헐리우드영화산업으로 대표되는 미국 콘텐츠 업계를 보면, 사실 디즈니는 속편과 리메이크만 만들고 있고, 슈퍼히어로물에만 몰두를 하고 있다. 이게 이렇게 만들면 일단 일정 수준의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 그래서 새로운 장르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니 “부자는 점점 부유해지고 빈자는 점점 가난해지는 우리의 현 상황”을 공략한 〈오징어 게임〉같은 콘텐츠가 아주 신선해보이는 것이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 역시 한국 장르물의 특이한 점으로 ‘인간’을 꼽는다. “한국 드라마는 어떤 장르든 ‘인간’이 보여야 흥행한다. 미제 사건을 다루는 내용 등의 장르물 가운데 미국에서 먼저 나오지 않은 소재가 있나? K드라마는 이걸 들여와서 한국적 색깔을 입혔다. 같은 범죄물이라도 ‘어떻게 죽일까’만 고민하는 게 아니라 (형사가) ‘어떻게 살릴까’도 생각하는 거다. 이게 한국형 장르물의 특성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적 메시지다. 장르물의 형태를 빌려, 사회구성원들이 느끼는 첨예한 갈등 지점을 직설적으로 꼬집는다는 것이다. 최근 흥행하는 K드라마들이 대체로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왜 한국 드라마는 더 직설적이고 사회비판적인가? “한국은 서구가 겪은 사회문제를 압축적으로 감당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희생된 것들에 대해 한국 창작자들이 더 민감하다. 개구리 삶는 것과 같다. 서구는 천천히 불을 올렸고 한국은 끓는 물에 빠트렸다. 한국 드라마를 보는 서구 관객들은 자기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다.” 그가 K드라마의 대표적 주제의식으로 꼽은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