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여자는 우야화다' - 바다를 보던 날들

  • 2021.04.02
1983년에 상영된 영화 은 타이완 향통 문학 작가 황춘밍(黃春明)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 사진: 중문백과지식(中文百科知識) 사이트 캡쳐

1983년에 상영된 영화 <바다를 보던 날들(看海的日子)>은 타이완 향통 문학 작가 황춘밍(黃春明)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뉴웨이브 영화’이며, 황춘밍은 영화 각색과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영화는 관중들에게 극찬을 받고 타이완 영화 시상식 금마장(金馬獎)에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주인공 바이메이(白梅)는 어릴 때부터 양부에게 기생집에 팔려 일하는 기녀인데 양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양가로 돌아가는 도중에 예전에 기생집에서 친하게 지내던 한 여동생을 만나 둘이 같이 기생집에서 힘들게 일하던 추억을 회상하며, 현재 좋은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까지 가진 여동생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몸을 파는 돈으로 지지해온 양모와 형제자매가 자신을 경멸하고 혐오하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아이를 낳기로 다짐합니다.

기생집으로 돌아간 바이메이는 괜찮은 남자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바이메이는 성실하고 부끄러움 많은 한 어부를 만나는데 잠자리를 할 때 계속 배려해주는 어부의 모습을 보고 바이메이는 그와의 아이를 낳기로 하며, 아기를 가진 다음 태어난 고향마을에 돌아갑니다. 1960년대 보수적인 사회에서 미혼에서의 출산이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지만 가족과 마을사람들이 여전히 바이메이에게 잘 대해주기 때문에 바이메이는 많은 위로를 받으며 안심하게 아이를 낳습니다. 

후부분은 바이메이는 아이를 안고 아이 아버지를 찾으러 가는 기차를 타는데 지난번 양가에 돌아갈 때 옛날에 접대한 남자에게 조롱을 당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에게 기차 자리를 양보해주는 여자로 인해 세상의 따뜻함을 다시 느끼며,  사람의 눈을 마주칠 수 있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영화는 바이메이는 기차에서 아이를 안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나 같은 사람의 아이라도 희밍적인 미래가 있음을 믿는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영화 속에서 바이메이는 자신 같은 여자를 밤에서 비를 맞고 바람에 떨어지는 꽃으로 비유하며 ‘우야화(雨夜花)’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요. 우야화는 타이완 일치시기에 나온 민남어 노래이며, 작사가 쪼우티엔왕(周添旺)은 한 불쌍한 술집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봄(春天)’이라는 동요에 가사를 붙여 현재 우리가 익숙한 우야화를 탄생시켰습니다. 이 노래는 민남어 노래 창작에 영향을 많이 미쳐서 타이완 다표적 민남어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다를 보던 날들’의 여자 주인공의 이름 바이메이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요. 바이메이의 한자는 흰 백에 매화 매자를 씁니다. 흰색은 순결함, 매화는 어려운 조건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것을 상징하는데 이는 바이메이의 성격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가난해서 기생집에 팔려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만 자아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을 되찾고 싶은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매화처럼 고결한 여성입니다. 그에게 아이를 낳는 것은 그저 인생의 한 과정이 아니라 존엄 회복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영화‘바다를 보던 날들’의 대부분은 원작의 내용과 주제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지만 추가되거나 삭제된 부분도 있습니다. 예컨대, 바이메이가 기생집에 팔리는 과정, 바이메이가 양가에 돌아간 후 가족의 배제와 경시를 당하는 장면, 바이메이가 일할 때 고통을 받는 모습 등 바이메이의 불쌍한 경우를 생생하게 그림을 통해 관중들로 하여금 바이메이에 대해 더욱 많은 동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외에 영화 속 바이메이가 아이를 사랑스러워하는 이미지는 소설보다 선명합니다.

한편, 영화 속 바이메이가 생산 과정에서 꾸는 꿈은 소설과 완전히 다릅니다. 소설 속의 꿈은 바이메이가 한 정원사와 만나는데 정원사는 바이메이에게 정원에서 어떤 꽃을 심었냐고 묻지만 바이메이는 명백하게 알려주지 못하는 것인데요. 이는 바이메이는 그의 아이가 확실히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모습을 모르는 것을 의미하며, 힘든 출산 과정에서의 바이메이의 두려움과 조려함을 상징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바이메이는 자신의 아이가 바이메이를 혐오하는 양가 형제의 아내에게 빼앗겨서 바이메이는 ‘나의 아이’한 마디를 계속 외치는 꿈을 꾸다가 깨어나서도 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 장면은 바이메이는 장시간의 진통으로 완전히 기진맥진하며 꿈에서처럼 아이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바이메이가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지의 불안과 아이를 가지고 싶은 갈망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소설보다 감정이 전달되는 힘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황춘밍은 그 시대의 기녀의 이야기를 그대로 묘술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힘들어도 열심히 사는 소시민들에게 동정을 느끼고 심지어 존경하게 합니다. 그와 동시에 영화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문학적인 비유를 구상화하고 화면을 통해 보여줘서 영화 속의 바이메이는 관중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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