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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촌(眷村) 문학'... 국민당을 따라 온 '외성인'의 삶 이야기

  • 2022.09.16
포르모사 문학관
신주(新竹)시에 위치한 권촌(眷村, 쥐안춘)인 '육군 북정충신촌(陸軍北精忠新村)' - 사진: '신주시 문화국' 사이트 페이지 캡쳐

오늘은 1970년대에 나타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장르인 권촌(眷村, 쥐안춘) 문학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권촌이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타이완을 접수하기 위해 또는 1949년 국공내전에 패한 국민당 정부를 따라 타이완에 온 ‘외성인(外省人)의 집단거주지 중 하나입니다. 타이완으로 이주해온 ‘외성인’들 가운데 군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들은 처음에는 곧 본토를 수복하고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타이완을 그저 잠시 머물 곳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륙수복의 꿈이 점차 멀어져 가는 정세 속에서 그들은 잇따라 현지 여성과 가족을 이루고 권촌을 ‘집’으로 삼게 되고 해당지역의 내성인들과 거의 교류가 없는 폐쇄적인 생활을 했습니다. 이 폐쇄적인 사회이자 독자적인 문화를 가진 권촌들은 그 시대의 타이완의 가장 특별한 지리적 특징이자 사회적 현상이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 권촌 문학이란 문학 장르가 등장했습니다. 권촌 문학은 권촌이란 공간의 문화와 풍솝, 인간을 다루면서 권촌의 특색과 생활을 묘사한 문학작품을 말하는 것입니다. 권촌 문학의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작가들이 1949년 타이완으로 온 외성인들의 자녀들, 이른바 ‘외성인 2대 작가’들입니다. 주로 ‘전쟁’, ‘반공’, ‘향수’를 주제로 글을 작성한 아버지 세대와 달리 그들은 권촌에 거주하고 있거나 거주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권촌을 소재로 한 다양한 문학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권촌 출신 작가들은 왜 ‘권촌 문학’을 창작하고 싶어했을까? 중앙대학교 사회학 교수 우신이(吳忻怡)에 따르면, 그 원인은 두 가지에 있습니다. 하나는 권촌 생활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고, 하나는 권촌에 대한 대중적인 편견을 타파하기 위한 것입니다. 당시 권촌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혼잡스럽다’ , ‘더럽다’, ‘국민당의 세력 범위’, ‘기득권자’ 등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권촌에 대한 인식이 너무 주관적이고 좁다고 생각해 대중들의 편견을 줄이기 위해 많은 권촌 출신 작가들은 권촌을 주제로 한 글을 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권촌에 대한 깊은 정감과 권촌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 외에도, 권촌을 개축·철거하는 정부의 정책은 뜻밖에도 권촌 작가들의 창작 욕망을 자극시켰습니다. 1980년대 초기, 세워진 지 약 30년이 된 권촌 건축물들은 낡으면서 구조적 결함이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게다가 산업 발달에 따른 도시변화의 수요에 대응해 도시 갱신 및 도기 건설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권촌의 존재는 지장이 됐습니다. 따라서 중화민국 국방부는 1980년부터 권촌 개축•철거 관련 정책을 실행했으며, 이후 10년 동안 보존 가치가 있는 소수의 권촌을 제외하고는 800여 곳의 권촌들이 철거되고 근대생활시설이 신축됐습니다. 권촌이라는 존재를 기록하기 위해 이때부터 많은 권촌 작가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권촌 문학작품을 작성하고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1980년대부터 1990년까지는 권촌 문학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2년 타이완 여성 작가 주톈신(朱天心)이 《권촌의 형제들을 그리워해(想我眷村的兄弟們)》를 발표하고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권촌 문학은 대중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권촌 문학을 토론·연구하는 학자도 많아졌습니다. 주톈신은 타이완 문단에 꽤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주씨 세자매의 둘째입니다. 그녀들의 아버지 주시니(朱西甯)는 생전에 유명한 작가였으며, 1949년 장제스 정권을 따라 타이완에 왔는데요. 그러므로 주씨 세자매는 모두 ‘외성인 2대 작가’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주씨 세자매의 첫째 주톈원(朱天文)도 저명한 권촌 작가이자 각본가입니다. 특히 그녀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 《샤오비의 이야기(小畢的故事)》는 ‘타이완 뉴웨이브'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샤오비의 이야기》의 원작은 주톈원이 1982년 《연합보(聯合報)》에 투고한 단편소설 <사랑의 이야기(愛的故事)>이며, 권촌 소년이 어른으로 자라는 성숙의 과정을 그립니다. 타이완 뉴웨이브 영화를 대표하는 허우샤오시엔(侯孝賢) 감독이 이 소설을 우연히 접하고 너무 좋아해서 주톈원의 동의를 받고 소설을 기반으로 《샤오비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며, 타이완 영화대상 제20회 금마장(金馬獎)에서 최우수영화상, 감독상, 각색각본상 등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그 이후의 30년 동안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비정성시(悲情城市)》, 《쓰리 타임즈(最好的時光)》, 《자객섭은낭(刺客聶隱娘)》을 포함한 근 20편의 영화를 제작하며 타이완 영화를 전 세계로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소설,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형식으로 표현되는 권촌 소재 작품은 또한 있습니다. 예를 들면, 드라마 《세월이야기 (光陰的故事)》와 《일파청(一把青)》, 뮤지컬 《보도일촌(寶島一村)》, 다큐멘터리 《우리 권촌의 어머니들(想我們的眷村媽媽)》 등은 모두 권촌 문화를 잘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들입니다.

권촌 문학은 권촌 출신 작가들의 삶에 대한 기록일 뿐만 타이완만이 가진 독특하고 진귀한 문학적 자산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늘 포르모사문학관 시간에서 이에 대하여 다뤄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더 알차한 내용으로 여러분을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면서 포르모사문학관을 마치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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