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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모범 국가의 비상계엄과 국민의식

  • 2024.12.07
주간 시사평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적 의원 300명, 재석 의원 300명이 모두 투표를 진행하여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되었다. -유튜브 뉴스 캡쳐

민주주의 모범 국가의 비상계엄과 국민의식

-2024.12.07. – 주간 시사-

한국시간 오늘(12/7) 오전 10시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 ‘절박함’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급박하였다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윤 대통령은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는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여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야당들의 기자 간담회에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오늘 오후 5시에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오늘 주간 시사평론 원고를 작성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한국 국회 상황을 계속해서 시청하고 있으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적 의원 300명, 재석 의원 300명이 모두 투표를 진행하여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되었다. 이에 야당소속 의원들의 항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기타 여당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퇴장을 한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는 게 불가능해지는 게 자명하다.


비상 계엄 선포 소식에 놀라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하고 복수의 한국 내 그리고 주요 국제 언론들이 같은 소식을 전하는 속보를 보고 곧바로 우리 한국어 홈페이지에도 짧막한 속보를 올렸다. 심야에 우리 정부 부문도 아마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당시 사건의 정황을 살피면서 별의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의 우리 청취자님과 시청자님들 모두 무탈하시기만을 바라며 밤새 유튜브 뉴스 라이브를 시청하고 있었고, 계엄 해제를 선포한 후 조금 안심이 되었다. 심야부터 이른 새벽까지 라인(Line)과 이메일을 이용해 필자와 연락을 주고 받았던 몇 분이 계신데, 고마우신 우리 시.청취자님 외에도 타이완의 유력 일간지 고위층, 지자체장, 정외 분야 교수와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방송사 회장도 라인으로 이 사건에 대해서 물어왔다. 조용한 회사 사무실에서 내심 극히 긴장하며 사건의 흐름을 유튜브 화면을 통해 계속 지켜보면서 한국 포털사이트 언론사와 뉴스 카테고리를 수시로 컴퓨터 자판의 F5-새로 고침 키를 누르고 또 눌렀던 스릴감 넘치는 12월3일 밤에서 4일 새벽 사이였다. 3일 밤 비상 계엄을 선포할 때의 전문을 확보하여 읽었지만 사실 왜 그랬을까, 완전한 이해는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우리 정계의 반응이었다. 타이완의 집권 민주진보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을 지지한다는 소식이 한국 내 언론에서도 보도되면서 타이완 정계에서도 파문을 일으켰다.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경악할 수밖에 없는데 원문에는 민주진보당에서도 한국 대통령이 직면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야당의 국회 장악과 베이징과의 관계를 비판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를 찬성하는 것같은 뉘앙스를 띄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타이완도 한국처럼 여소야대의 국회로 인해 집권 민주진보당은 국정 운영이 늘 견제를 받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표현한 종북세력에 양안관계에서의 베이징과 야당 간의 관계를 빗대어 말한 것이 분명한데 민진당이 쇼셜 네트워크 ‘스레드’에 상당히 무분별하게 올린 문장이었고 아무리 신속하게 삭제하였다 해도 이미 흘러나온 소식이며 스크린 샷으로 화면이 벌써 캡쳐된 상황이라 막을 수 없는 실수가 되었다. 정치 민주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민주진보당이 실수처럼 보이지 않는 일은 했다는 데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그저 실수라고 보기엔 무모한 발언인 건 사실이고 이에 집권당 당대표가 사과를 해야한다는 국내 주장이 일고 있다.


타이완과 한국은 문화적으로 유사한 점이 매우 많고, 경제 발전과 정치 민주화 방면에서 상당히 유사한 길을 걸어왔다. 심지어 현재 양국의 국회 모두 여소야대의 판도로 차이잉원 총통 8년 임기 때처럼 ‘완전 집권(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행정과 입법권 모두 장악한 상황)’과는 환경이 다르다 보니 외교를 고려하지 않고 그저 계엄을 지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뉘앙스의 문장을 섣부르게 게재하였다고 본다.

타이완은 1949년부터 장장 38년 간의 ‘국가동란평정시기’를 적용한 계엄시기를 거쳐 1987년에서야 진정한 정치 민주화를 이뤄냈고, 그동안 양당정치 구도 아래 3차례 정당 교체를 해오면서 서로 말싸움은 물론 종종 몸싸움도 있었으나 그 누구도 계엄과 같은 권위주의 정치의 길로 돌아가지 않았고 오히려 고도의 자유로 인해 혼란하게 느껴지는 현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왜 45년 만에 비상계엄이라는 걸 선포했을까? 그동안 한국 헌정사상 이번까지 합쳐 총 17번의 ‘계엄’이 선포되었었다. 전시와 사변이나 국가 긴급사태 아래서 대통령이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 질서가 극도로 혼란하여 행정과 사법의 기능 발휘가 어렵다는 게 현저하게 드러난 상황 아래서 군사적 수요 또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비상계엄을 실시했었다.

외국의 시각에서 바라 본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 정계와 국민에게도 교훈을 가져다 주었다고 여겨진다.

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그걸로 끝난 게 아니며 후폭풍과 대안에 이제부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금 표적이 된 사람을 끌어내린 후 다시 대선을 치른다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 정당 정치에서 당연히 그들의 당 후보자 당선을 최우선으로 할 것인데 전국 유권자들의 고민은 아마 본래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자, 게다가 지명도는 매우 높으면서도 보편적 인식으로는 모종의 결함이 있거나 겉과 속이 다른 정계 인사들 중의 한 명을 차기 국가원수로 뽑아야 된다면 그 고민과 우려 또한 클 것이다. 그러한 사태도 아닌데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잘못된 것이다. 타이완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도 한국처럼 신속하게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국회 표결이 이뤄지고 국민이 자발적으로 시국에 적극 참여할 것인지, 한국의 예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비상 계엄 선포에서 철회까지 불과 6시간이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증권시장과 환율시장 파동, 외교적으로 예정되었던 일정마저 연기되었고 국가의 위신도 떨어지는 등 악재는 넝쿨째 캐내어 올라온 고구마처럼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진정한 헌법 정신을 지키는 한국 국민의 민주주의 인식에 대해서는 아주 높이 평가할 수 있고 민주주의 모범 국민-한국인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하며 슬기로운 판단을 할 것이라 믿는다. -白兆美

원고ㆍ보도: 백조미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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