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축구 현주소
-2022.12.17.-주간시사평론-
지금 현재 세인의 주목을 끄는 가장 재밌는 소식이라면 월드컵일 것이다. 마지막 3,4위전과 결승전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 이번 월드컵에서 예상 밖의 상황이며 의외의 능력을 보여준 팀이 있다. 타이완에서는 ‘다크 호스’라는 수식어를 붙인 모로코이다. 비록 아르헨티나에게 완패하였으나 4강에까지 나간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
벤자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의 소설 <젊은 공작(The Young Duke"(1831))>에서 유래된 ‘다크 호스(dark horse)’는 원래 드러나지 않아서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 경마에서 이겼다라는 것으로 지금까지도 모든 경기에서 의외의 승리 선수나 팀이 나올 때마다 쓰는 말이되었다.
한국과 일본은 16강까지 진출한 축구의 나라이다. 타이완은 어떠할까? 우리는 풋살과 같은 실내 5인제 미니 축구는 잘하는 편이지만 각팀 11인이 경기장에서 90분을 뛰는 축구에서는 세계 150위 밖에 있다. 타이완이 야구는 잘한다, 물론 모든 경기에서 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축구 종목에서 그동안 발전하지 못한 건 이번 월드컵을 치르면서 국회의원들의 대정부 질문 공세로 이어졌다.
한국에는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중앙정부 부서가 있다. 우리에게는 현재 교육부 산하에 ‘체육서’라는 단위가 있다. 한국으로 치면 체육국이 된다.
우선 체육서에 관한 간단한 연혁을 알아보겠다. 중화민국 체육행정주관기관으로 1932년에 처음으로 발족한 부서가 ‘체육위원회’이다. 하지만 그당시 난징에 수도를 둔 중화민국은 일본의 잦은 침략 도발로 체육위원회가 진정으로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그후 1949년 중화민국 정부가 난징에서 타이베이로 임시 수도를 정한 후 1973년 시월에 이르러서 교육부 조직법을 개정하며 교육부 산하에 체육사(司)를 성립했고, 1982년 국민체육 개정법안이 공포되면서 체육사 외에도 ‘국민체육위원회’의 설치를 회복하게 된다.
행정원 조직법이 1987년에 개정될 때 각방에서는 ‘체육부’를 설립해야 한다며 체육의 중요성을 고취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았었지만 1988년 시월 행정원 조직법 개정 검토 소위원회가 국회인 입법원 법제위원회에 개정 초안을 제출할 때에도 여전히 독립적인 체육부가 아닌 교육부 체계 아래 관할 부서이지만 그 지위를 높여 ‘체육위원회’ 또는 ‘체육서’로 만들자고 주장했고, 그래서 1990년도에 이르러서 드디어 ‘체육위원회’가 성립되는가 했는데 행정원 조직 개편으로 인해 해당 법안은 철회하고야 만다.
타이완의 체육 주무기관 설립은 처음부터 전쟁과 천도 등 이유로 수십 년 간 기구한 운명에 처해 있었다.
이렇게 1932년부터 60여 년 동안 노력해온 끝에 1997년 7월 행정원 체육위원회가 정식 성립되어 운영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2013년부터는 행정원 조직 개편으로 인해 교육부 산하 체육서로 자리하게 되었다.
다시 월드컵으로 파생한 여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입법원에서 정부 당국에 어떠한 질문을 했는지 본다면 우선 교육부는 2018년에 2019연도 체육서의 축구발전프로젝트 6개년 계획으로 뉴타이완달러 43억원(한화 근 1834억원, 2022.12.17. 환율 기준)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었는데 4년이 흐른 지금 체육서가 주무기관으로서 중화축구협회와 국립체육대학교의 협력 비방록을 체결해 ‘축구 국가팀 훈련기지’를 만들 겠다고 하였지만 사실 아무것도 해낸 게 없다. 간단히 말해 오늘까지도 타이완에는 축구 국가대표팀을 양성할 수 있는 훈련 장소도 없다는 것이다.
지난 주 입법원 교육위원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받은 현임 교육부 차관 겸 체육서 서장 대행(린덩쟈오林騰蛟)은 국회의원 질의에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교과 지방정부와 협력해 국가대표팀 축구훈련기지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내겠다고 답변했다.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우리와 가까운 한국팀과 일본팀이 경기장에서 분발하는 모습을 목격한 국민 모두 감탄하면서도 부러워할 뿐이었다.
우리도 축구를 발전시키자며 한일 공동 월드컵이 개최되었던 2002년에 정부당국은 축구의 시작을 알리는 ‘축구 원년’을 선언했으나 20년이 지난 지금 타이완의 축구 발전은 극히 유한하다. 축구 발전 프로젝트 6개년 계획은 이미 5년차로 접어들었지만 거의 성과가 없고, 타이완은 세계 축구에서 100위에도 들지 못하며 157위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부 체육서 운동시설조 조장(쉬신원許馨文)은 국회의원 질문에 ‘현재 국가운동훈련센터’ 제3기 공정 계약연장 계획에는 12헥타르(0.12제곱킬로미터)의 기지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축구 국가팀 훈련기지로 기획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운동 종목의 훈련장소로 쓸 것인지는 아직 완전한 정식 정책은 없고 빠르면 내년말에 확정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본다면 타이완의 축구 발전은 아직도 갈길이 멀고도 멀기만 한 것 같다. -白兆美
원고, 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