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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근대사의 탈권위화와 공과에 대한 평가

  • 2022.04.16
주간 시사평론
타이베이 중정기념당. -사진: jennifer pai

근대사의 탈권위화와 공과에 대한 평가-2022.04.16.-주간시사평론-

중화민국의 첫 번째 정당 교체는 2000년도에 이뤄지면서 만년 집권당이나 반정부단체라는 말이 점차 생소해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민주화 성과를 누리는 동시에 역할의 변화를 양측 모두 이행하는 데 어색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더러 있다. 하지만 유혈혁명과 같은 대혼란을 겪지 않고 다소 느릿한 보조이지만 평화롭게 정치 민주화가 실천됨과 동시에 그 성과를 아주 잘 누리고 있다는 것은 아주 다행이다.

최근 수년 정치와 문화 뉴스에서 자주 출현하는 단어 또는 이슈 중 하나는 타이베이의 유명 관광명소 ‘중정기념당’과 ‘이행기정의추진위원회(촉진전형정의위원회-促進轉型正義委員會, 약칭 促轉會)’이다.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예전 권위주의 상징을 없애버리고자 하는 태스크 포스팀에 해당하는 이행기정의추진위원회는 그 역할과 임무를 다하고자 고 장제스(장중정-蔣中正) 총통의 상징을 지우고자 한다. 이와 유사한 일은 비단 타이완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예컨대 외국에서는 식민통치의 흔적을 지우거나 전 정권의 업적을 간과하며 파괴하는 행동이 있다.

탈권위화 행동으로 2007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임기 내에 타이베이 중정기념당을 ‘타이완 민주기념관’으로 개칭했고, 기념당 공원단지 정문에 속하는 입구의 현판 대중지정(大中至正)을 ‘자유광장’이라고 바꿨는데, 자유광장은 지금까지 유지되어 있지만 기념관 명칭은 2009년도에 ‘중정기념당’으로 다시 그 원래 이름으로 회복되었다.

여기에서 지금 그 명칭이 사라진 ‘대중지정’을 해석하자면 본래 중국의 상고시대와 하,은,주 시대 군왕과 주요 대신들의 담화 기록을 담은 ‘상서(尚書)’에서 유래했으며, 그 뜻은 ‘중용’에 가까운 편파적이지 않으며 당파 색채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대중지정’ 4글자에 마침 ‘중’과 ‘정’이 들어가 누구든 장제스의 이름을 연상하게 되므로 이 명칭에 대해 불편해 하는 정치인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타이완의 이행기 정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는 존재하지만 가해자가 없다는 것이다. 228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분통하게 생각하는 점도 바로 이 ‘가해자의 부재’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만 얽매여서 스스로를 불편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더 윤택한 삶을 위해 지금 노력하고 더 멋진 미래 비전을 목표로 열심히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가해자의 부재를 놓고 끊임없이 질책하고 분노하는 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더 좋은 미래를 기획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정기념당의 주관기관은 문화부이다. 문화부와 이행기정의추진위원회는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지만 중정기념당에 대한 태도는 현재 일치하다고 할 수 있다.

문화부 리융더(李永得) 장관은 이틀 전(4월14일.목요일) 입법원 교육 및 문화위원회에 출석했을 때 오는 5월말에 중정기념당 디자인 공모 이벤트를 펼칠 것이라며 설계도는 전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전제조건이란 ‘탈권위화’라는 것이다.

탈권위화라는 전제 아래서 3D애니메이션 또는 모형 등의 방식을 이용해 중정기념당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 설계 작품을 공모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장제스 동상을 철거할 것인지 여부, 기념당으로 향하는 계단의 숫자, 기념당 홀과 주변 공간의 설계 등도 기획에 담겨져야 한다.

중정기념당은 1980년도에 완공된 이후 외국 관광객들의 마스트-시 코스로 손꼽혔었다. 즉 외국인들이 타이베이에 와서 10곳만 관광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동안의 앙케트조사 또는 방문 인파로도 알 수 있는 건 중정기념당은 항상 10대 관광코스에 들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치 또는 인권의 각도에서 볼 때 중정기념당은 고 장제스 총통을 위해 설계되어 만들어진 것이라, 건축의 양식이나 단지 내 꽃과 나무 모두 권위적인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래서 문화부는 내달 말부터 설계도 공모를 펼치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응모 작품 가운데 이행기정의, 탈권위화를 잘 표현했으며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 낼 것이라고 한다.

문화장관은 “(중정기념당) 건축물을 어떻게 하면 권위주의를 숭배하는 장소가 아닌 부드럽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모두들 창의력을 발휘하길 희망하며, 예술 설계에서의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데 설계가 어떻게 변경되어야 하는지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공론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중정기념당은 1975년 서거한 고 장제스 총통을 기념하는 곳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곳의 용도가 변화한 것은 2000년 정권 교체 이후에서야 발생한 건 아니다. 타이완의 정치 민주화 과정은 상당히 평화로웠다고 평가되는데, 처음 이곳에서 민주주의의 목소리를 낸 것은 1989년이었다.

1989년 6월4일 중국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민주화운동을 벌이는 도중 유혈진압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티엔안먼(天安門)사태가 폭발한 날이다. 이때 타이완에서는 티엔안먼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중정기념당 광장에서 거행했었다. 또한 1990년도에 이곳에서는 들백합학생운동이 벌어져 타이완의 정치 민주화를 가속하는 데 기여했다고도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이곳에서 벌어진 집회 시위는 홍콩을 성원하는 ‘중국송환반대’ 운동이었다. 그 만큼 중정기념당 광장은 이미 30년 이래 민주화 운동의 주요 집회 장소가 되었다고 평가된다. 물론 평소 시민들이 휴식과 산책, 문화 예술 활동의 장 등으로 이용하는 아주 쓸모있는 곳으로 환영 받고 있다.

문화부에서 추진하는 중정기념당 이행기 정의의 기획 중에는 앞으로 장제스 총통의 캐릭터 등이 사라질 것이며, 들백합 학생운동 사진 등을 전시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 교과서에서 어떤 인물이나 사건이 안 보인다 해도 기성 세대는 예전에 배우거나 보고 들은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역사 인물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앞으로 상징물이 사라지고 건축물의 용도가 바뀌면 후손들은 아마도 1990년 이전의 사실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찾지 않는다면 기억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白兆美

원고. 보도: 백조미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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