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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풍습 몇 가지

  • 2022.02.05
주간 시사평론
정월 초나흘은 신을 영접하는 날이며 이날 또는 초닷새에는 사업장의 시무식 제사를 하는 풍습이 있다.

주간 시사평론 - 2022-02-05-춘절 풍습 몇 가지

오늘은 양력 2022년2월5일, 음력 임인년 정월 초닷새로, 이 시간을 이용해 전통 풍습 몇 가지를 요약 소개한다.

지금으로부터 최소 4천 년 전에 민간에서는 이미 ‘24절기’라는 개념이 존재하였고 거의 2천여 년을 모색해오다가 지금 우리가 달력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24절기가 확정된 것이다.

24절기는 아주 정확하게 농업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농사와 관련한 날짜들이 정해져있다. 예컨대 파종하는 날은 언제이고, 우수-빗물은 얼마나 될 것이며, 상강-서리는 며칠이나 계속될 것인지 등등에 대한 기본 참고자료로 사용되어왔다. 농업사회에서는 24절기에 대해 극히 중요시하는데 이는 적어도 2천 년 동안 경험을 통해서 얻어낸 지혜의 산물이며 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일부분이다. 게다가 24절기나 민속,풍습을 따르는 무리의 사람들은 자체적인 문화와 문명을 창조해내기도 했다.

춘절이라 부르는 설날과 정월 초이틀 출가한 딸들이 친정을 방문한다는 날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자주 언급한 바 있어 생략하며, 정월 초사흘은 집쥐들이 혼례를 올리는 날이라는 흥미로운 민속 전설이 있다.

쥐는 사람들에게 해롭다는 인상을 주며 이에 관한 부정적인 성어도 꽤 많다. 그런데도 집안의 쥐들이 결혼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날 사람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늦게 일어나는 풍습이 있다.

이렇게 집쥐들을 생각해주는 전래동화가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이날은 집쥐가 결혼해야 하므로 집안의 등불은 모두 끄고 행사를 제대로 못 치르게 훼방을 놓는다는 설도 있다. 일단 집쥐들이 혼례를 올리지 못하면 새끼들을 낳을 수 없으니 그걸 막기 위한 것에서 유래한 이야기이다.

어제(2월4일) 간추린 뉴스를 시작할 때 음력 정월 초나흘은 신을 영접하는 날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신을 영접한다는 건 신이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뜻도 된다. 음력 설 대청소를 하기 전인 음력 섣달 24일, 집안에 모셔둔 신들이 이날 승천을 하게 된다. 지금 말로 하면 드디어 하늘나라로 돌아가 며칠 휴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신들의 임무도 있다. 하늘에 돌아가 옥황대제를 알현하고 한 해 동안의 업무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특히 자신을 모셨던 집안 사람들의 선과 악을 말하게 된다.

새해가 밝아온 후의 나흘째 되는 정월 초나흘날 하늘나라에 돌아갔었던 모든 신들이 다시 범인의 세계,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이날 타이완의 민간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풍성한 제사상을 차리고 폭죽을 터트리며 신을 영접한다.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날 장사를 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제사를 올린다. 그래야 신의 가호가 있어 크게 길하고 사업이 번창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신을 하늘나라로 보내는 날과 다시 인간세상에서 영접하는 날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여기에도 몇 가지 풍습이 있다. 우선 보낼 때 반드시 달달한 사탕이나 음식을 장만해 제사를 드린다는 것인데, 신들이 아주 단 것을 많이 먹고 하늘나라로 돌아가 1년 동안의 업무보고를 드릴 때 달달한 얘기를 하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음력 섣달 24일날 제사하는 시간은 이르다. 아침 일찍 신을 하늘로 보내는 게 대부분인데 보통 새벽에 동이 틀 무렵 신을 보내는 제사를 올린다. 그 반면 신을 영접하는 시간은 오후가 대부분이며 신을 보낼 때 달달한 음식을 장만한 것과는 달리 디저트로 입가심하는 땅콩사탕이나 대추 같은 것 외에 가장 중요한 제사 음식은 돼지고기와 닭고기 및 생선 이렇게 3가지 육류를 준비하는 것이다. 또 과일로는 감귤, 사과, 배, 참외 등 사시사철의 과일을 준비한다. 이 외에 제사상에 물론 술이 꼭 들어간다.

오늘, 즉 음력 정월 초닷새는 격개(隔開)라고 하여서 이날로 날짜를 가름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날 이후부터 손님이 오면 원래 달달한 음식을 대접했던 것에서 일상으로 회복한 음식을 대접하게 된다.

설기간에는 청소를 안 한다. 쓰레기를 내다 버리지 않는다. 복을 쓰러버린다고 여겨서인데, 정월 초닷새, 바로 오늘을 기해 드디어 집안 청소도 하고 쓰레기를 내다 버릴 수 있다. 또한 이미 여러 날짜를 쉬었던 상점들은 이날 복되고 길한 시간을 택해 점포 문을 연다. 이른바 길일길시(吉日吉時)는 경영인과 상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보니 이날 새벽부터 늦은 심야까지 여기저기서 폭죽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중화권에서는 재물의 신을 극히 중요시 여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 없이는 어려울 것이고, 금수저가 아니라면 더욱이 재물의 신의 가호가 있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정월 초나흘에 신을 영접한다고 했는데 오늘과 같은 초닷새는 재물의 신과 관련한 중요한 날짜라서 각 도교 사원, 특히 재물의 신을 모시는 사원은 인파로 붐빈다. 정월 초닷새는 ‘오로재신-‘이라 불리는 재물의 신의 생신이다. 그래서 온종일 폭죽소리와 재물의 신을 영접하는 제사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요즘과 같이 로또복권이 있는 시대에는 역시 인파들로 장관을 이룬다.

내일 모레 2월7일은 마침 음력 정월 초이레이다. 중화문화권에서도 성경에서 조물주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한 이야기와 비슷한 인간 창조 전설이 있다.

도가의 전설에서 하늘의 신이 생물을 창조할 때 일곱째 날에 사람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람보다 일찍 창조된 것은 닭, 개, 돼지, 양, 소, 말, 이렇게 여섯 가지이며, 여덟째 날인 정월 초여드렛날에는 곡식을 창조했다고 되어 있다.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첫 번째 둥근 달이 뜨는 날로 으뜸/원에 밤/소를 써서 원소(元宵)라고 한다. 원소절이 지나고 나면 춘절을 다 보낸 것이고, 그후 부지런히 일하며 희망하는 바 이루는 한 해를 펼쳐나가게 된다.-白兆美

원고, 진행: 백조미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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