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4일(토) 주간시사평론 - 이스라엘 과학기술 외교적 암흑면
휴대폰 사용은 극히 보편화되어 있고 휴대폰에 보안시스템을 설치하는 비율은 일반 컴퓨터보다는 낮다. 편리한 휴대폰이 만약 해킹을 당해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생각하면 많이 두려울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자주 접하는 계정 도용이나 돈을 빼가는 정도가 아니라 특히 반체제 인사, 인권 운동가, 언론인, 국가 원수 등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해킹을 하여 그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국제 유력 언론사에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 프랑스의 르몽드(Le Monde) 등 십여 개 신문사들이 이 조사를 함께 진행한 후 공동으로 발표한 탐사보도 내용에 따르면 해킹프로그램을 통해서 반정부 인사들과 언론인 등을 사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의심되는 전화번호는 5만 개에 달했다고 한다.
누가 이러한 행킹용 프로그램을 공공연히 제조해 전세계로 판매했고, 그것이 자국 내에서는 합법적인 것이지만 특정한 인사들에게는 무서운 스파이웨어로 작용했을까?
바로 이스라엘의 민간 보안업체, 인터넷 감시 제어 제품 회사 NSO그룹이 생산해 전세계로 판매한 ‘페가수스(Pegasus)’라는 스파이웨어이다. (‘페가수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날개가 달린 ‘하늘을 나는 말’로 포세이돈과 메두사 사이에서 태어난 기이한 생물이다.)
이스라엘 NSO그룹은 2010년에 성립된 보안업체로, 주로 정부당국을 위해 감시제어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그래서 휴대폰과 같은 매개의 통신프로그램을 이용해 도주한 범죄자를 추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런데 이번에 폭로된 문제의 페가수스 스파이웨어가 감시하고 있는 전화번호는 5만 개에 달하고, 이미 확인된 휴대폰 소유자로는 언론사 기자 189명, 인권 운동가 85명, 기업의 고위층 65명, 아랍세계 국가의 왕실 성원 여러 명과 정계와 외교 정보 관원 600여 명이 있으며, 이 외에는 국가원수인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신문 가디언은 ‘페가수스는 유사 이래 가장 강대한 스파이웨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가수스는 휴대폰을 통해서 하루 24시간 전천후로 사용자의 개인정보는 물론 접수하거나 발송한 모든 메시지, 사진, 통화내역을 감시할 수 있고 원격 리모트 제어방식으로 휴대폰의 마이크와 사진기를 작동할 수 있어 사용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 NSO그룹은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탐사보도에서 언급한 대규모적으로 기자와 인권운동가들을 감시했다는 걸 부인하고, 아울러 자사의 모든 기술의 판매는 이스라엘 국방부의 인가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NSO그룹이 수집한 고객 정보를 취득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인터넷제품을 정부 실체에 수출하여 합법적으로 사용하도록 비준한 것이며, 범죄의 방지와 조사, 그리고 테러리스트 타격에만 사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막강한 군사,과학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무기를 수입하고도 있지만 수출도 하고 있다. 또한 유수한 과학자와 하이테크 인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NSO그룹이 개발한 인터넷 감시제어 시스템의 수출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드시 이스라엘 정부 유관부문의 비준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스파이웨어의 수출은 이스라엘이 장기간 동안 외교관계를 촉진하는 주요 도구로도 쓰여왔다고 할 수 있다.
몇 달 전에 방송에서도 이스라엘과 중화인민공화국 사이에도 무기나 과학기술의 거래가 활발하다고 말씀드렸던 바 있다. (타이완.한반도.양안관계. 2021.02.08. 중국의 서아시아 전략 )사실 이스라엘의 무기 수출 자체는 전세계 각 국가와의 각종 관계를 건립하는 아주 중요한 매개로, 그동안 이러한 무기 매매로 중동국가와 아프리카 및 아시아 국가들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번 탐사보도에서 이스라엘 NSO그룹이 개발한 인터넷 감시제어 시스템, 해킹용 프로그램의 수출은 사실 이스라엘 국내법에 의거하면 아무런 범죄가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 당국에 있어서 이러한 스파이웨어를 이용해 요르단강 서안 지구(팔레스타인 행정 구역,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임), 가자 지구(팔레스타인 자치구역, 다만 어느 나라에 속하지 않는 지역임), 동예루살렘(요르단이 점령하여 주로 팔레스타인 사람이 거주함)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감시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NSO그룹이 어느 나라 정부에 해당 프로그램을 판매했는지 토로하지 않았다. 탐사보도에서는 감시를 받고 있는 전화번호들이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모로코,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 에미리트 등 10개 국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 만약 작년의 중동지역 외교 움직임을 보면 답이 나올 듯하다. 이스라엘은 작년 2020년에 바레인, 모로코, 수단, 아랍 에미리트 등 국가와 역사적 외교관계의 정상화 협의를 달성했다. 스파이웨어 하나로 이스라엘이 아랍세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이나 관계 심화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러한 감시제어 시스템의 제공은 그들 외교 관계 개선에 분명 적극적인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휴대폰이 일상이 된 자유 세계에서 개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결론을 말한다면 사실 독재자에게 있어서 사생활 보호나 국제 언론 보도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것이 문제가 아닐까 사료된다. -jennifer pai
원고.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