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중국 대전략
-2017년부터 시작된 미ㆍ중 경쟁, 10년이면 종결될까?-2024.03.18.-타이완ㆍ한반도ㆍ양안관계ㆍ시사평론-
- -미국의 대 중국정책은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
- -중국의 대 미국정책은 무엇인가?
- -미ㆍ중 갈등에서 타이완은 체스의 말에 불과한가?
-3월16일(토) 오전, 전 중화민국 내정부장, 행정원 부원장, 행정원장을 역임한 쟝이화의 주재로 미국 예일대학교 잭슨 국제문제대학원의 연구 및 교육 허브인 국제안보연구의 강사이자 상임이사이며,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실과 국무부에서 다양한 직책을 역임한 에드워드(테드) 비텐슈타인(Edward (“Ted”) Wittenstein), 미국 예일대학교 잭슨 국제문제대학원 선임연구원, 코헨 그룹 중국 업무 책임자이며, 국무부에서 27년 간 외교담당관으로 있었고, 2016년 베이징주재 미국대사관에서 대사 대행(정무 공사)을 역임한 데이비드 랑크(David Rank), 전 중화민국 총통부 부비서장, 대륙위원회 주임위원, 입법위원,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던 수치(蘇起)가 함께 발제자와 토론인을 맡은 ‘미국의 대 중국 대전략’을 주제로한 좌담회 취재 요약.
<논어ㆍ위령공>편에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라는 말이 있다. 쓰여진 글자 그대로 ‘사람이 멀리 생각하며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태 변화에 예방을 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시기에 반드시 걱정할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와 유사한 성어들이 참 많은데 그 만큼 인류의 경험에서도 앞으로 들이닥칠 우환을 미리 생각하여 미연에 방지하지 않으면 분명 힘든 일을 치르게 된다는 걸 상기시켜 주고 있다.
지금의 국제정치를 말할 때 미국은 항상 거론된다. 1945년 2차 대전 이후부터 보더라도 서방 자유질서의 중심 역할을 한 것도 미국이다. 이에 더해 냉전이 종식되면서 미국은 국제체계의 유일한 패권국가로 그 누구도 도전할 생각이 없으리라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범 이래 2017년 이후부터는 패권 전쟁이나 신냉전과 같은 용어들은 국제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었고, 여기에 중화인민공화국(중국/중공)이 늘 동반하여 출현해왔다. 그런데 여기에 베이징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으로 불리는 ‘타이완’이 놓여있다. 비관적으로 말하면 체스의 말이고 카드로 이용된다는 것인데 베이징은 또 ‘양안관계’로 타이베이를 ‘하나의 중국’원칙에 가두려고 하는데 반해 타이베이는 자체적으로 국가원수와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뽑고 외교와 국방도 있어서 ‘주권 독립’을 고수해 나가고 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현상 유지’이다.
시진핑의 하루일과표에 타이완이 출현하지 말아야
지난 주말 현재 미국 예일대학교 학자들이면서 과거에는 미 국무부, 국가안보, 외교 등 정부 부문의 관직을 역임했던 에드워드(테드) 비텐슈타인과 데이비드 랑크 두 명의 학자와 전 중화민국 국가안전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수치(蘇起)가 미국의 대 중국 전략 및 양안관계와 지역정세에 관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하였고, 사회는 전 행정원장 쟝이화(江宜樺)가 맡았다. 4명 모두 대학교와 대학원 국제정치 방면의 교수이기도 하다.
이날 좌담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한 마디는 ‘미국은 가능한 타이완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하루일과표”에 출현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라는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관 공사(대사대행) 데이비드 랑크의 말이었다.
미ㆍ중 공존 가능성, 어떻게?
열흘 전(3월7일) 미국 대통령 조바이든은 국정연설에서 미국은 중국과 경쟁을 원하는 것이지 충돌을 원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는데 에드워드 비텐슈타인은 미중 양국은 각 영역에서 서로 경쟁을 하게 마련이며 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경쟁은 반드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은 미국과 중국이 공존할 만큼 이 세계는 크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무슨 방법으로 공존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답이 없다.
에드워드 비텐슈타인은 이번 타이완 방문에 앞서 중국을 방문해 목전의 중국 상황 파악과 인적 교류 추진 그리고 인공지능에 관해 현지에서 토론도 가졌다며 특히 ‘인적 교류’를 강조했다. 그는 인적 교류는 미중관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 반면 양국이 완전히 디-커플링을 해버린다면 관계 악화는 필연적이다라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랑크는 미국은 중국에 포위전략을 쓰고 싶지 않지만 친중 국가들은 러시아, 북한, 이란 등 국제상에서 충돌을 야기하는 국가들이며 서방세계에서 이들 국가에 대해 제재를 요청할 때 중국이 합류하지 않았으며, 중국의 전략 의도는 투명성이 결여되어 미국 등 서방세계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서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과 베이징의 태도, 미국이 진정 중국을 자극하고 있을까
데이비드 랑크는 시진핑의 하루일과표에 ‘타이완’이 출현하는 건 모면해야 한다며 미국이 그걸 최대한 미연에 방지하기를 바랐다. 이어, 만약 타이완이 자아방위 의지가 없다면, 그리고 미국이 도와줄 것을 기대한다면 그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비현적인 접근이라고 경고했다.
전 국가안전회의 비서장 수치는 냉전시대 미국은 소련을 대응할 수 있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에 있었지만 지금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면서 미중경쟁이나 미중전쟁을 하고는 있으나 진정한 중국문제 전문가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 핵심에 들어있지 않아 대 중국 정책에 있어 단면적인 집단사고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을 대할 때 동등한 위치의 상대국으로 여기지 않기에 중국의 굴기 이후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색하는 듯하다며 중국도 마찬가지로 미국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옛날 중국이 패권국가일 때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고, 미국이 세계 패권국가가 되어 있을 때 중국은 극도로 빈곤하고 외부와 차단된 환경에 놓여있었기에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많지 않았으며 본래 미국은 중국이 잘 살면 체제가 바뀔 것이라 믿었고, 타이완의 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중국의 체제 변화를 가져다 주기를 희망했었지만 그게 생각과는 달리 발전해 버려 워싱턴당국은 그동안 중국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수치는 미국의 대전략에서 ‘타이완의 역할’을 가중시키는 게 아니라 좀더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미국의 대 중국정책을 책정할 때 타이완을 지금처럼 늘 거론하지 말고 베이징에 대한 자극을 줄이자는 것이다.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의 목소리가 완전 같은 건 바로 중국 도전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워싱턴은 의도적으로 베이징을 분도하게 만들어 중국이 타이완을 무력 공격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데이비드 랑크는 이에 워싱턴당국의 중국담당자들은 그 누구도 충돌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타이완 무기 판매는 중국의 무력사용 결정 늦추기
미국 전직 관원이 미국이 타이완에 파병하여 전쟁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기대하지 말하고 경고했다. 타이완은 스스로 지켜야 하며 자아방위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대타이완 무기 판매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랑크는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를 제공하여 중국이 항의를 하겠지만 이들 무기는 타이완의 자아방위 역량을 제고시킬 수 있고 베이징이 타이완에 무력을 사용하려는 결정을 내리는 시간을 늦출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자는 무기 판매로 인해 시진핑의 하루일과표에 ‘타이완’이 출현하는 날짜를 앞당기지 않을까 우려하게 된다.
미국과 타이완의 학자와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은 2027년에 타이완을 무력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하였었고 이러한 설은 지금도 자주 출현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투명도가 결여된 중국의 상황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 아래서 베이징이 언제 어떻게 행동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러ㆍ우, 이ㆍ팔 문제와 별개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내일로 미루지 말아야
미ㆍ중 경쟁은 미국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는 마치 전 세계가 합의를 본 것처럼 확고하게 느껴진다. 양국 간의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영역에서의 대화와 교류의 문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 베이징은 무엇보다 국내문제, 특히 경제문제에 더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때 타이완은 양안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대화의 기회를 창출하는게 우리에게도 시간을 버는 방법 중의 하나라 생각된다. 베이징은 타이완을 무력 침공하는 구체적인 시간표는 없다, 그런데 문제는 시진핑과 중공 핵심 권력층은 타이완문제를 다음 세대로 미루지 않겠다는 태도를 비췄다. 이러한 위협을 완화시키며 대응해 나갈 정책을 우리는 내일로 미룰 수는 없다. -白兆美
취재ㆍ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