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라도 소중하다. 중화민국의 외교 현황
-2024.01.29. -타이완ㆍ한반도ㆍ양안관계ㆍ시사평론-
중화민국의 우방국 투발루는 현지시간 1월26일 국회 선거를 통해 16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투발루 국민이 공개적이며 투명하고 민주주의 메커니즘을 통해 총선을 마친 데 대해 우리 외교부는 진심 어린 축하를 표한다고 1월27일 외교부 보도문에서 밝혔다.
중화민국의 주투발루대사관 린둥헝(林東亨) 대사는 투발루 총선을 마친 후 곧바로 우리 정부와 국민을 대표하여 토피가 팔라니(Tofiga Falani) 총독 및 모든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하는 동시에 투발루 총선이 순조로이 완성된 데 축하한다는 차이잉원 총통의 축전을 팔라니 총독에게 전달하였다.
외교부는 보도문에서 중화민국과 투발루는 민주와 자유 그리고 인권을 존중하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수교 45년 이래 안정적이며 우호적인 국교를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투발루에서 농업기술, 의료보건, 크린에너지, 정보통신 등 각 분야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투발루 국민에게 실질적인 복지 혜택을 선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조절과 각 섬과의 발전 간격을 좁히는 등 투발루가 중요시하는 의제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양국 국민의 복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며 호혜 공영을 누리겠다고 이날 보도문을 통해서 밝혔다.
1월26일부터 시시각각 투발루 또는 우리 외교부에서 무슨 속보가 나올까 긴장하게 될 만큼 양안관계가 험한 지경이고 외교가 위태롭다는 느낌이다. 1996년 타이완에서는 처음으로 대선을 직선으로 진행하였고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었다. 그 후 2000년도에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집권 정당 교체가 이뤄졌는데 그 과정 또한 매우 평화롭고 이성적이었다. 패배를 한 쪽은 상대방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 단합하지 않고 분열하면서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고 평가된다. 중화민국에서 처음 정당 교체가 이뤄진 2천년도부터 중임제를 실시하는 타이완에서는 총통 당선인은 그동안 모두 8년의 임기를 순조로이 마쳤다. 하지만 이번 2024년1월13일에 거행된 대선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의 8년 임기에 이은 차기 총통 당선인이 또 지금의 집권당 민주진보당 소속이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3기로 접어들게 된 것도 특이점이다.
중국국민당 집정시기 양안간이 ‘92년 합의’를 도출시킨 후 경제 통상 방면은 물론 문화 예술 종교 교육 및 학술 등 교류는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었고, 오래 전 고 장징궈(蔣經國) 총통의 양안간 삼불정책, 즉 1979년4월에 발표한 중공과는 불접촉, 불담판, 불타협하겠다를 고수했던 것이 다 풀리며 과거의 첨예한 대치와 군사 긴장을 대변하였던 진먼(金門)과 마주(馬祖)가 최전선 군사기지에서 관광의 섬으로 변화하는 등의 양안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었다.
국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든 만약 미국이 그 위치와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그리고 베이징이 양안간의 현상을 성급히 변화시키려는 의도만 없다면 별 탈없이 타이완은 정치나 경제 그리고 모든 면에서 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슬프지만 타이완이 국제관계의 판도와 국가의 위상을 스스로 어떻게 바꿀 수는 없다. 그 반면 미국이나 중국의 변화는 우리에게는 극히 중요하면서도 아주 크게 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우리와 같이 민주와 자유 그리고 인권 존중의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은 아주 많다. 그렇지만 그들이 모두 우리를 정식으로 인정해 주는 수교는 하지 않고 있다. 이게 국제 현실이며 우리가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하여서 변화시킬 수도 없는 것이다. 차이이원 총통 임기가 시작된 지 7개월째 될 때인 2016년 연말부터 중화민국의 수교국이 우리와의 단교, 즉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수교를 선포할 때면 미국은 ‘(당사국들은) 타이완과의 왕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거나 ‘(국제사회는) 타이완과 교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등의 공개 발언을 해왔다. 실질적으로 미국은 여러 신규 또는 개정 법안을 통과시키며 타이완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차원도 높여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중화민국과 미국의 재수교는 여전히 멀고 먼 길이다.
그동안 정치 이슈에서 우리의 외교는 양안관계를 그냥 뛰어넘고 진행할 수는 없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던 바 있다. 그 현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데 앞의 8년(차이잉원 총통 2016년~2024년 임기) 중화민국의 외교정책은 국제 민주주의 연합의 일원으로 활약하였다고 할 수 있고 게다가 미국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 5월20일(중화민국 총통 취임식날) 이후부터는 어떠한 변화가 생길까? 아주 낙관적인 게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지금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투발루는 이번 총선에서 본래 친타이완 정치인으로 간주되었던 에넬레 소포아가 총리 측이 패배하며 우리는 우방국 보위전에 촉각을 세우며 국교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 2016년12월부터 2024년1월28일까지의 우리의 외교 현실을 살펴보면 베이징의 공세가 얼마나 험한지를 알 수 있다.
- 2016년12월21일, 차이잉원 총통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화 통화를 하였다고 알려진 후 인구 약 23만명의 상투메 프린시페와 단교.
- 2017년6월13일, 차이잉원 총통 취임 1주년을 넘긴 지 한 달도 안 되어서 인구 약 446만명의 파나마와 단교.
- 2018년5월과 8월에 총 3개의 국가와 단교하였다.
- 2018년5월1일, 차이잉원 총통 취임 2주년을 앞둔 시기에 인구 약 7만3천명의 도미니카 연방과 단교.
- 2018년5월24일, 차잉이원 총통 취임 2주년을 갓 넘긴 시기에 인구 약 2,325만명으로 비교적 큰 나라에 속하는 부르키나 파소와 단교.
- 2018년8월21일, 차이잉원 총통이 중남미주를 방문한 시점에 인구 약 636만명의 엘살바도르와 단교.
- 2019년9월16일, 인구 약 73만5천명의 솔로몬 제도과 단교 하였고 나흘 째 되는 9월20일에는 인구 약 13만명의 키리바시와도 단교.
- 2019년의 단교 사태는 다음해인 2020년1월에 거행되는 제15대 총통 대선과 제10대 입법위원 총선에 영향을 가하려는 베이징의 의도로 파악되었다.
- 2021년12월9일, 우리가 처음으로 ‘타이완’이라는 명칭으로 해외 공관을 세웠던 시기였다. 바로 리투아니아에 타이완대표처를 설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이는데 이때 인구 약 704만명의 니카라과와 단교.
- 작년(2023년) 3월26일, 차이잉원 총통이 중미주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미국을 경유하였다. 이 시기에 인구 약 1,059만명의 온두라스와 단교.
- 그리고 2024년1월13일, 제16대 대선에서 현재의 집권 민주진보당 소속의 현임 부총통 라이칭더가 총통으로 당선된 후 나흘째 되는 날인 1월15일 인구 약 1만3천명의 나우루와 단교.
이제 중화민국과 정식 국교를 맺고 있는 국가는 12개로 줄었고 현시각 가장 크게 주목하고 있는 국가는 인구 약 1만1천명의 투발루 신정부의 향방이다.
이들 수교 국가들이 얼마나 작은 나라라고 해도 우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친구인데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이 집권한 후에는 또 어떠한 험한 외교 타격을 받게 될지 상상은 가지만 양안관계에서 경제무역의 고리가 점차 약화되면서 타이완기업들의 리쇼어링을 통한 중국 내 투자를 빼거나 신남향정책에 발맞춰 동남아국가로 투자를 이전한다 해도 지금 현재 상황으로 대중국 무역에서 완전히 발을 뺄 수 없다는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예상했던 것처럼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얼마 만큼 변화가 생길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난 1월15일 나우루와의 단교 후 외교부는 이날 밤 보도문을 통해 중국이 유엔 제2758호 결의를 꺼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합리화시키는 건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또 지난 2021년 시월, 외교부는 유엔 2758호 결의문에는 유엔 내의 중국대표권 의석 문제 만을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즉 이 결의문에는 타이완에서 존속하고 있는 중화민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분이라는 종속되는 관계를 언급한 바가 없다’는 걸 강력히 주장했고 지금도 중화인민공화국이 타이완의 2천3백만 국민을 대표한다는 권한을 부여받은 적이 없다는 걸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 4년, 우리는 투발루를 비롯해 기타 우리의 우방국들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해 나가면서 국제사회에서 선한 역량을 발휘하며 국제사회의 도움이 되는 일원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白兆美
원고ㆍ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