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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잔치魚에서 정치魚로- 우럭바리石斑魚사건 분석

  • 2022.06.20
臺韓. 在臺灣한인사회. 한반도 및 양안관계
가오슝의 한 우럭바리 양식장. -사진: CNA

잔치에서 정치- 우럭바리石斑魚사건 분석

-2022.06.20.-타이완.한반도.양안관계-

중국해관총서는 사용금지 약물이 검출되었다는 이유로 6월13일부터 타이완산 우럭바리(석반어石斑魚)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6월10일 저녁에 밝혔다. 그동안 타이완산 파인애플, 슈가애플, 왁스애플에 이어 우럭바리 수입을 중국측이 일방적으로 잠정 중단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타이완의 농어민에게 상당한 충격을 가하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더 큰 정치적 계산이 들어가 있다고 본다. 우리가 반드시 인정해야 할 것은 이 사태를 통해 타이완이 그동안 해외수출에 있어 단일시장에 과다하게 의존하여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팩트이다.

올해(2022년)의 경우 오는 11월26일(토) 중화민국 지방 공직자 선거가 거행된다. 타이완에서는 보통 ‘9합1(九合一)’지방선거라고 부르며 이 또한 현임 총통이 중간선거를 치르는 듯한 느낌을 주고 더 나아가 오는 2024년 중화민국 제16대 총통 선거의 전초전으로 간주되고 있다.

우리의 지방 공직자선거의 정치와 대중국 수출 금지된 우럭바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이지만 타이완의 정치 생태를 들여다보면 남부지방은 현 집권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마치 한국에서 영남과 호남지방 선거인들이 지지하는 대상이 현저히 다른 것과 비슷하다. 타이완의 경우 북부와 남부지방의 정치 색깔 차이가 크다. 그럼 우럭바리와 남부와 무슨 상관일까? 우리의 주요 양식어장, 주요 과농들이 남부에 밀집되어 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금방 무슨 의미인지를 이해하실 것이라 사료된다.

파인애플, 슈가애플, 왁스애플, 우럭바리의 대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 이들 과농과 어민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며, 수입이 줄어드는 정도는 5%, 10%, 30%와 같은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농어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우선 중국을 탓하겠지만 정부당국에 불만을 갖게 될 것이란 것도 예견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면 올 11월 하순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의 득표율에도 영향을 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만약 이것이 베이징당국의 의도였다면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또 한 가지 정치와 연계하게 하는 팩트를 말한다면 우럭바리는 2010년 ‘해협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조기수확리스트에 들어간 항목으로 ECFA 리스트가 발표된 12년 만에 첫번째로 제한을 받은 제품이라는 점을 들어야 할 것이다. 우럭바리 이전의 파인애플이나 슈가애플, 왁스애플 등도 모두 대중국 수출에서는 관세가 면제되는 혜택을 받아왔다. 리스트의 약 95% 제품들이 면세라서 ECFA는 국제상의 FTA(자유무역협정)와 흡사한 경제협정이다.

그동안 타이완산 우럭바리는 평균 비율로 보아 내수시장 30%, 해외시장 70%의 비율을 유지해왔다. 왜 내수와 수출의 비례가 그렇게 큰 차이가 날까 궁금해하실 수도 있을 텐데, 가장 큰 원인은 우럭바리는 타이완에서 ‘연회어 – 잔치 생선요리’로 간주되어 왔다. 그래서 평소 집밥에서는 잘 출현하지 않고 온가족이나 회식 또는 피로연 등과 같은 식사모임에서 자주 등장하는 고급 생선요리라 생각하면 된다. 바꿔 말해 평소 집에서 밥을 먹는다 해도 우럭바리에 대한 수요가 매우 낮다, 생선 손질하기도 복잡하고 고기 자체가 몸집이 커서 2, 3인이 먹기엔 너무 과하기 때문이다.

그럼 해외 수출에 있어서 왜 중국에 그렇게 의존을 해왔을까를 살펴보면 그 이유도 어렵지 않게 이해될 것이다.

우럭바리는 활어 운반을 주로 하고 있어서 인근 국가로 수출하는 게 당연히 더 적합하다. 게다가 우러바리의 소비층은 중화권 사회를 주로 하고 있어서 소비자가 많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건 무역의 이론으로 봐도 아주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다. 여기엔 홍콩시장도 포함되어 있다.

ECFA 체결 후 3년차인 2014년 타이완이 중국으로 수출한 우럭바리는 한 해에 미화 1억5천만불에 달했고 그 당시 중국으로 수출한 양은 전체 수출량의 80%를 차지했었다.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선언 후 피로연이나 회식 등의 외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우럭바리의 대중국수출은 1억5천만불에서 3,085만불로 뚝 떨어졌다. 그렇다면 왜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방법을 쓰지 않았을까? 그건 앞서도 언급했듯이 우럭바리는 활어 수출을 주로 하고 있다. 그 외에 주지하다시피 코로나 팬데믹 이래 해운 비용이 폭등했고 해운 자체도 제대로 물건을 목적지까지 운송해주는 것도 장담하지 못한 시기였다. 그렇다 보니 인근의 중국으로 수출하는 그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서 그 비율은 무려 90%로 치솟았다.

농어업 주무기관 행정원 농업위원회는 이번 사태 역시 예전의 파인애플 사건 때처럼 신속하게 대안을 내놓았다. 현재 3,600톤 분량의 우럭바리가 당장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 농업위원회는 일단 1천톤을 시중 판매 시간과 생산량을 조절하여 양식어장의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가격 파동을 모면할 것이며, 또 1천톤은 미국,캐나다,유럽연합 및 뉴질랜드로 수출할 계획인데 당연히 이는 가공하여 냉동식품으로 처리하게 된다. 나머지 1,600톤은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촉 활동으로 소화할 예정이다.

이제 또 한 가지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콜드 체인, 즉 저온 유통이다. 수산물·육류·채소류·청과물 등은 유통 기간이 길수록 불리하다. 그래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저온 운송을 해야 하는데 그 설비가 현재 충족하느냐를 봐야한다.

작년(2021년) 타이완 ‘양식어업 백서’에서 기획한 내용을 보면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타이완달러 18억(한화 약 783여억원)의 예산으로 제빙공장, 냉동공장을 업그레이드 하며, 가공공장과 저온유통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 외에 행정원에서는 저온 유통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타이완달러 126억(한화 약5,482여억원) 예산을 들여 남부 타이난, 가오슝, 핑둥 3대 양식어 산지에 지역 저온 물류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마련했다.

국내시장에서의 우럭바리 판매량은 다른 어종에 비해 낮은 편이다. 양식어 중에서 집밥으로도 쉽게 접하는 생선류로는 농어, 밀크피쉬(사바히), 틸라피아(우궈위) 등이 있는데 앞으로 우럭바리 대신 이러한 어종의 생산 비율을 더 늘리는 것도 해결책 중의 하나라고 본다. 그렇다고 우럭바리를 외면하자는 건 아니다. 생산업자들이 어떻게 하면 우럭바리가 좀더 가정의 식탁과 가까워질 수 있는지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럭바리는 생선 자체가 커서 꺼리는 가정이 있지만 반찬거리를 살 때 우럭바리를 사려 하지 않는 원인 중의 하나는 바로 손질하기가 복잡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자 측에서 잘 처리해 좀 작은 포장으로 냉동식품 방식으로 판매를 한다면 가정 식탁에 오를 기회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다시 잔치상에 오르던 우럭바리가 정치 테이블에 놓여진 것에 대해 조금 더 보충해 보겠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럭바리는 양안간이 2010년에 ECFA 체결 후 첫 번째로 수입 금지를 당한 상품이다. 베이징이 만약 타이베이당국의 주요 지지층들이 모여있는 남부지방 주민들에게 주었던 혜택을 빼앗으며 경제적 손실과 불편을 가하고 그래서 차이잉원 정부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였다면 우럭바리는 정말 ‘정치어’가 될 수밖에 없다. ECFA는 상품무역 부분을 체결한 것인데 청취자님들도 아마 들어보셨을 만한 ECFA 관련 사건을 복습해 본다면 2013년 양안간 서비스무역협의 체결과 관련해 ‘해바라기’ 학생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졌던 일을 더듬어 본다면 이번 우럭바리 사건으로 당시 서비스무역협의가 무산된 것이 어쩌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일부 제품들이 대중국 수출에서 생계가 좌우될 수 있는데 만약 서비스무역도 체결되어 시행되었다면 대규모 중국 국적 시민들이 타이완에서 취업하거나 정착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진다. 다문화와 포용성을 자랑하는 타이완이 무조건 중국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서로 다른 제도에서 생활했던 그리고 살고 있는 양안 시민들이 같은 하늘 아래서 함께 생활을 하게 된다면 권위주의의 위협을 상품이 아닌 타이완의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白兆美  

원고. 보도: 백조미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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