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산 파인애플이 뭐길래…臺‧중국 정면 충돌했나?

  • 2021.03.26
#타이완 파인애플 잔뜩 먹기吃爆台灣鳳梨 챌리지 동참한 라이칭더 부총통. [사진=라이칭더 부총통 페이스북 캡쳐]

중국 해관총서가 타이완산 파인애플에서 깍지벌레 등 유해생물이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검출됐다며, 관련 법규와 기준에 따라 지난 3월 1일부터 타이완산 파인애플 수입을 잠정 중단하기로 발표하면서, 지난 한달 간 타이완 국내에서 가장 뜨거웠던 뉴스는 파인애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타이완 사회는 중국에 불합리적인 결정에 대한 불만과 동시에 수입금지가 현실화될 경우 양안관계와 같은 정치적인 문제보단 당장 파인애플을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불어 닥칠 타격에 대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본격적인 파인애플 수확이 시작되는 3월, 파인애플 농가들은 풍년의 기쁨도 잠시 올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파인애플 재고량에 대한 걱정으로 깊은 한숨부터 나왔습니다.

그러나 곧 파인애플 농가에게 연이어 기쁜 소식들이 이어졌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부총통과 행정원장 등 정부 고위 관료들이 파인애플 농가를 직접 방문해 격려하고, 나아가 정부를 중심으로 어려움에 빠진 타이완 파인애플 농가들은 돕자는 일명 타이완 파인애플 잔뜩 먹기 챌린지 #吃爆台灣鳳梨Challenge가 타이완 국내에서 확산됐기 때문인데요.

차이잉원 총통(사진/ 오른편에서 3번째), 천치마이 가오슝 시장(사진/ 오른편에서 4번째), 천지중 농업위원회 주임(사진/ 오른편에서 2번째) 등 정부 고위 관료들이 파인애플 농가를 직접 방문해 격려했다. [사진=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캡쳐]

이 챌린지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은 차이잉원 총통입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타이완 남부 가오슝 소재 파인애플 농장을 찾아 직접 딴 파인애플을 손에 들고 엄지를 치켜세운 사진과 파인애플을 맛있게 먹는 사진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올리면서, 타이완 유명인과 국민들도 적극적으로 이 챌리지에 동참하는 것이 하나에 유행으로 번지게 되었고,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헤시태그(#) 타이완 파인애플 잔뜩 먹기 챌린지를 치면 타이완인들이 올린 파인애플을 먹는 사진이나 동영상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사진=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캡쳐]

나아가 식당과 음료수 업체 역시 ‘음료수 한 잔 구매 시 파인애플을 드립니다’와 같은 이벤트를 진행해 파인애플 수입 금지령으로 고통 받는 농민들을 지지하고 나섰고, 애국심이 불타오른 해외 화교들도 타이완산 파인애플 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타이완 파인애플 잔뜩 먹기 챌린지를 벌인지 98시간 만의 기적 같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파인애플 청약 건수가 4만 1,687t을 기록했고, 또한 이 같은 기록은 지난해 전체 중국 수출량을 넘어선 물량이라고 농업위원회에서 밝혔기 때문인데요.

더불어 지난 3월 12일 차이잉원 총통은 페이스북을 통해 “타이완의 과일들이 도쿄 올림픽에 등장한다”라며 “식재료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올림픽에서 타이완 과일들이 인정받았다는 건 높은 국제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내용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의 납품 심사를 통과한 타이완산 파인애플과 망고, 용과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는데요. 중국이 유해생물 검출을 이유로 타이완산 파인애플의 수입을 중단한다는 발표로 논란이 된 타이완산 파인애플, 그러나 국제기준을 통과하여 향후 안심먹거리로서 국가대표선수단의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소식은 이번 사태로 실추될 뻔한 타이완을 대표하는 과일 파인애플의 이미지를 홀가분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데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의 납품 심사를 통과한 타이완산 파인애플과 망고, 용과. [사진=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캡쳐]

파인애플의 원산지는 브라질 남부, 아르헨티나 북부와 파라과이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493년경에 서인도 제도에서 콜럼부스의 제2차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어 전 세계로 전파되었죠.

타이완의 경우 1694년 청나라 강희제 시기에 중국으로부터 파인애플이 전래되었으나 당시에는 타이완에 널리 재배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파인애플 교잡육종 시험을 비롯해 기술 개발, 재배관리 등을 목적으로 1918년  자이 농업시험소가 설립되었죠, 이것이 타이완 근대 파인애플 재배의 효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34년 자이농업시험소가 타이완산 파인애플 1호인 ‘타이농1호’의 실험 재배의 성공으로 파인애플 재배의 국가적 기초를 확립하였으며, 또한 지난 86년간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자이 농업시험소는 총 18종류의 타이완산 파인애플을 재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상업재배되고 있는 파인애플 종류는 20여 종에 달합니다, 그중 무려 18종류가 자이 농업시험소에서 실험재배의 성공한 품종이니, 농학도들에겐 자이 농업시험소가 TSMC만큼이나 꿈의 직장인데요.

현재 파인애플 시장 점유율 80%이상을 자지하는 품종은 진좐金鑽 파인애플이라 불리는 타이농 17호입니다, 타이농 17호는 적당한 당도와 톡톡 터지는 과즙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고, 특히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데요, 타이농 17호 역시 마찬가지로 자이 농업시험소가 재배한 품종입니다.

타이완 과일가게에 가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파인애플을 볼 수 있습니다,  진좐 파인애플이라 불리는 타이농 17호, 우유파인애플이라 불리는 타이농 20호, 톈미미라는 달콤한 이름에 타이농 16호 등 생김새도 식감도 맛도 다 달라 뭘 골라야될지 항상 고민하게됩니다.

브로멜린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들어있어 천연 소화제 역할도 톡톡히하는 파인애플, 특히 토마토처럼 익혀 먹으면 몸에 더 좋다고 하는데요.

중국어를 사용하는 중화권에서 파인애플을 부르는 명칭이 타이완산 파인애플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중국과 홍콩에서는 파인애플을 ‘뽀로(菠蘿)’라고 부르는데요, 우리가 자주 먹는 빵이죠 ‘소보로 빵’에 울퉁불퉁한 모양이 마치 파인애플에 껍질과 닮았다해서 파인애플의 중국어인 ‘뽀로’와 빵의 중국어인 ‘멘바오’를 합쳐서 ‘뽀로멘바오’라고 불리는데요.

타이완에서는 두 가지 명칭으로 불립니다, 파인애플 상단에 선인장 같이  생긴 초록색 부위가 봉황의 꼬리와 비슷하다고하여 만다린어로는 봉황의 중국어인 ‘펑鳳’자와 과일 배의 중국어인 ‘리梨’를 합쳐 ‘펑리鳳梨’라고합니다. 그리고 민난어로는 ‘왕라이(旺來)’라고 하는데요. ‘왕라이’의 ‘왕旺’의 한자는 번성할 ‘왕旺자’를 쓰고, ‘라이來’는 불러오다,오게하다를 뜻하는 ‘래來자’인데요. 번성을 불러오다라는 뜻인 ‘왕라이’와 상서로운 동물인 봉황의 ‘펑’자가 들어가 ‘펑리’라고 불리는 파인애플은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회사나 식당 등 개업선물용으로 많이하고, 또한 절에 큰 행사가 있으면 제례용품으로 빠지지 않는 과일인데요.

번성과 상서러움이 담긴 최고의 선물인  파인애플, 그러나 파인애플을 선물하면 안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병원인데요.

부모님이나 가족의 병을 낫게 해주신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뜻과 ‘더욱 번성하세요~’하고 파인애플을 선물하시면 안됩니다.

타이완에서는 의료진에게 파인애플을 선물하는 것은 금기인데요. 병원 입장에선 ‘번성하면 좋은 거 아니야?’하시겠지만, 병원 입장에선 기쁘죠 하지만 의료진에겐  ‘왕라이’ 즉 번성을 불러오다라는 뜻은 즉 ‘많은 환자를 불러와 쉴새없이 바쁘게 된다’라는 미신아닌 미신이 있다고 합니다.

늦은 새벽 고요하던 응급실에 교통사고, 추락사고 등 응급환자가 갑자기 몰아쳐 치료와 수술로 바쁘다 다시 고요해진 응급실 안 쏟아지는 환자에 '기진맥진'한 의료진들은 숨을 고르며 이런 농담을 한다고 합니다, ‘누가 몰래 펑리(파인애플) 먹었어?’라고 말이죠.

파인애플 근처에도 안간다는 타이완 의료진들, 청취자분들께서도 타이완에 아시는 의사분이나 또 타이완 의료진에게 감사의 선물을 할 일이 생기신다면,

타이완에선 의료진에게 파인애플 선물은 절~대 안된다는거 잊지마세요~~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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