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육면은 사실 군대 '짬밥'이었다?

  • 2021.02.19
에바항공 비즈니스 클래스서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우육면. 매콤 칼칼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로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에바항공 제공]

골목에 작~은 음식점 간판에서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메뉴인 뉴러우몐牛肉麵 즉 우육면은 타이완인이라면 누구나 이 따끈따끈한 우육면 한 그릇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이 많은데요. 주머니 사정이 가벼웠던 학창 시절 수업이 끝나면 학교 앞 작은 식당에서 우육면을 자주 먹곤 했는데요, 우육면을 시키면 국물보다 큼지막하게 자른 소고기와 힘줄을 고명으로 듬뿍 올려 주셨던 사장님의 인심. 한 그릇에 뉴타이완 달러 100원( 2021년 2월 19일 기준 한화 약 3,965원)! 맥도날드와 버거킹보다  가격은 저렴한데, 학창시절 부모님 곁을 떠난 학생들의 주린 배는 더 든든히 채워주던 우육면.

부모님을 떠난 학생에게 사장님은 항상 "국물 모자라면 말해~"," 면 모자라지 않니? ",  옆에서 소고기를 칼로 써시다가 학생들에게 큼지막한 소고기 한 덩어리씩 슬쩍 올려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나라도 더~챙겨주고 싶은 사장님에 따뜻한 인심 덕분에 학생들에게 우육면은 한국에 떡볶이 버금가는 힐링푸드입니다.

우육면은 국공내전 이후 중국에서 타이완으로 건너온 군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1949년 국공내전 이후 장제스 총통과 함께 타이완으로 건너온 군인들은 중국에 가족과 친인척을 남겨 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내전이라는 긴박한 전시 속에서 세간살이를 일일이 챙길 여력도 없을뿐더러, 타이완에 정착하고 난 뒤 고향 소식을 접할 수도 없었고, 군에서 지원해주는 보급 물품이 부족하여 당장 먹고 자는 일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열약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내야 했던 혈기왕성한 젊은 군인들은 생계를 위해 소를 잡아다 시장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는데요. 군인들은 가게에 팔 수 없던 소의 위와 내장들을 커다란 솥에 한데 모아 푹~삶아서 국수를 말아 함께 옹기종기 모여서

배를 든든히 채우며 곧 돌아갈수있겠지~서로를 위로했습니다, 군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먹던 군대 ‘짬밥’ 즉 군 특식이 바로 우육면이었던 것입니다.

곧 돌아갈수있겠지 서로를 다독였던 이 혈기왕성한 청년들은 1987년 양안개방이 이루어질 때까지 약  40년간 고향을 그리워하며 타이완에서 살 게 됩니다

고국을 위해 충성을 다한 청년들은 그사이 백발에 노인이 되었으며 어느덧 퇴역 군인이 되었습니다. 퇴역한 뒤 예전에 자신들이 먹던 군대 특식인 우육면을 손님들에게 팔기 시작했는데요.

이때부터 이 군대 특식은 점차 대중 음식으로 거듭났고, 가게마다 저마다 다른 고유의 비법으로 국물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별미로 발전했습니다. 우육면은 엄밀히 말하자면 한국의 ‘군대리아’와 같이 군대 음식이었던 셈입니다.

비록 우육면의 역사는 10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우육면은 타이완을 찾은 여행객이 뽑은 음식 베스트 1위로 선정되는 등 타이완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이 됐습니다.

천하삼절 입구에 2019년 미슐랭이라는 글자와 미슐랭의 마스코트인 비벤덤이 입맛을 다시는 표지가 붙어있다. [사진= 천하삼절 제공]

타이완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들에 입맛을 사로잡은 우육면, 타이베이시에 있는 류산둥 우육면劉山東牛肉麵, 용캉 우육면永康牛肉麵 그리고 천하삼절天下三絕 이 세 곳 모두 미슐랭이 강추하는 우육면 맛집인데요.

사실 이 미슐랭 가이드 타이베이에 선정된 우육면 맛집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리는 편입니다.

타이완 현지에서 우육면 맛집을 고르는 꿀팁!!

바로 타이베이시가 선정한 우육면 맛집을 검색해서 가는 것인데요.

시에서 선정한 우육면 맛집 굉장히 이색적이죠?

타이베이 시정부는 2005년부터 매년 11월에 우육면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우육면 맛집부터 갓 오픈한 우육면 전문점까지 앞다투어 참가하는 타이베이시우육면국제미식대회台北市牛肉麵饕味國際大比拚는 1차 심사에서 총 74곳을 선발한 뒤 육수의 맛 등 심사위원에 평가를 거쳐, 매콤한 국물의 홍샤오紅燒 우육면 맛집 , 맑은 국물의 칭둔清燉 우육면 맛집, 토마토 우육면 맛집 각각 3곳을 선정하는데요.

지난 해 11월 치열한 경쟁을 거쳐 우육면 맛집 인증패를 거머쥔 우승팀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CNA ]

2020년 홍샤오 우육면 맛집 1위로 뽑힌 곳은 황자촨청皇家傳承입니다.

홍샤오 우육면 맛집 1위로 선정된 황자촨청 우육면. [사진= CNA]

결과가 발표되고 어! 우리 집 근처네 하고 방문했었는데요. 뭘 어떻게 시키지 고민하던 찰나 메뉴판에 '2020우승우육면2020冠軍牛肉麵'이라고 쓰여져있어 제법 고르기 쉬웠습니다. 그리고 메뉴판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이곳은 2010, 2012,2 019년 그리고 2020년까지 무려 4차례 우승을 거머쥔 스팩 깡패 맛집이었습니다. 가격은 뉴타이완 달러 200~300원(한화 약 7,930원~9,930원) 사이로 양도 푸짐하고, 국물이 느끼하지 않고 맛있었는데요.

그리고 우육면 하면 빠질 수 없는 뉴바바牛爸爸 우육면, CNN은 이 우육면 가게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육면이 타이완에 있다世界最貴牛肉麵在台灣’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름부터 위안수元首 즉 원수 우육면이라 메뉴판에 쓰여있는 이 우육면에 가격은 무려 뉴타이완달러 만원(한화 약 39만 6,500원), 황제 우육면이라 불리는 이 우육면 맛보려면 예약하는 것은 필수!!

한화 4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우육면인 위안수 우육면. [사진= 뉴바바우육면 제공]

군대의 별미였던 우육면은 타이완 국민 소울푸드를 넘어  전 세계인들에 입맛을 사로잡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요리로 거듭났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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