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Rti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여러분 팥죽 드셨나요? 12월 21일, 지난주 토요일은 일 년 중에서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 (冬至)였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타이완에서도 동지는 작은 설로 부를 만큼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절기이자 전통 명절입니다.
한국에서는 동짓날 동지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타이완은 동짓날 어떤 음식을 먹을까요?
오늘 랜선미식회에서는 ‘타이완의 동지 음식’을 소개할게요.
동지 하면 타이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탕위안(湯圓)인데요.
타이완에선 동짓날 온 가족이 함께 탕위안을 먹으며 행운이 가득한 새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해요.
동짓날 탕위안을 먹는 풍습을 언급하고 있는 문헌 자료를 찾다 보면, 1661년부터 1722년까지 무려 61년간 중국을 다스린 청나라 제4대 황제였던 강희제(康熙帝)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청나라 강희제 35년인 1696년, 당시 타이완 지부(知府)였던 가오공치엔(高拱乾)이 타이완 전국을 돌아보며 편찬한 『타이완부지(臺灣府志)』에 동지 탕위안이 등장합니다.
당시 가오공치엔의 눈에 비치는 타이완의 모습을 담고 있는 ‘타이완부지’에서 동지 탕위안을 언급하고 있는 부분을 읽다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눈 앞에서 300년 전 타이완 섬 사람들이 동짓날 탕위안을 먹는 모습을 본 것처럼 표현해 낸 가오공치엔의 필력에 한번 놀라고, 각 부분의 세밀한 묘사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타이완부지(臺灣府志)』 7권에는 “동지에는 쌀로 빚은 경단을 만들고, 동지 경단으로 먼저 조상과 신께 제사를 지내고 난 다음 온 식구들이 모여서 먹는데, 동짓날 쌀로 빚은 경단을 먹는 것은 첨세(添歲) 즉 한 살을 먹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冬至,人家作米丸祀眾神及祖先,舉家團圞而食之,謂之添歲)”라고 적혀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동지 경단이란 바로 동지 탕위안을 의미해요. 타이완에선 예부터 동짓날 탕위안을 먹어야 비로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믿었던 것을 알 수 있죠.
가오공치엔이 저술한 타이완부지에 동지 탕위안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타이완부지>가 발간된 청나라 강희제 시기 이전, 적어도 300여 년 전부터 타이완 섬에서는 동짓날 탕위안을 만들고, 정성스레 만든 탕위안으로 먼저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난 다음 온 가족이 동지 탕위안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짓날 탕위안과 함께 꼭 챙겨먹는‘족발국수’
동지 탕위안과 함께 타이완 사람들이 동짓날 꼭 챙겨 먹는 것이 바로 족발국수입니다.
족발국수가 동짓날 대표 음식이 된 것은 가늘고 긴 국수가 ‘장수(長壽)’를 상징하기 때문인데요.
타이완에선 집안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무병장수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동짓날 족발국수를 어르신에게 대접하고 함께 먹습니다.
게다가 동짓날 족발국수를 먹으면 나쁜 기운은 몰아내고, 좋은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다고 해요.
청룡의 해인 2024년 올해 특히 운이 좋지 않은 띠로 꼽혔던 토끼띠, 개띠, 소띠, 양띠는 동짓날 족발국수를 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동짓날 족발국수를 먹음으로써 모든 나쁜 기운을 좋은 기운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운이 좋지 않은 띠에 속하는 사람이 동짓날 족발국수를 먹으면 다가오는 2025년 새로운 해의 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동지 족발국수는 동짓날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때 먹기 딱 좋은 음식이죠!
Rti 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오늘(27일) 타이베이는 어제만큼 추웠습니다. 오늘 타이베이 아침 기온은 영상 16도로, 어제보다 1도가량 낮았고, 이제 타이완도 겨울이구나 싶을만큼 추워졌습니다. 코끝 시린 겨울에 생각나는 왕웨이덩(王威登)과 량신이(梁心頤)의 Say U Love Me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OST)를 띄어드리며 인사 드리겠습니다. 저는 다음주 금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12월 27일(금) 랜선미식회 삽입곡[ BGM : 요요 마(馬友友)–The Lady Caliph: Dinn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