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을 살려낸 '스선탕(四神湯)'

  • 2020.12.25
스선탕(四神湯).[사진=위생복리부(衛生福利部) 제공]

스선탕은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한방(藥膳) 음식인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삼과 몸에 좋은 한약재를 닭과 넣고 푹~끊인 삼계탕 역시 한방 음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스선탕 즉 사신탕은 청나라 역사 중 최고의 전성기 시대를 누린 강희-옹정-건륭 세 명의 황제 중 건륭제와 관련된 에피소드로 인해 백성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청나라 제6대 황제인 건륭제(乾隆帝)는 궁 밖으로 나가 민생을 살피기 위해 할아버지인 강희제처럼 남순을 자주 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강희제와 건륭제 모두 재위 기간에 총 6번 강남으로 내려가 지방에 사는 백성들의 생활을 살펴 고충을 해결해주거나 국정운영에 반영하였다 전해지는데, 건륭제 때는 한번 남순하는데 2년여 시간을 들여 지방 곳곳을 둘러보았고 한번 강남으로 움직이면 황후, 후궁, 황자와 거거(格格, 공주), 황족, 대신, 호위병, 환관과 시녀 등 수천 명이 황제를 따라 남순하여 곁에서 황제를 보필했습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어느 해 건륭제가 강남을 순회하는 도중에 동분서주하는 건륭제를 극진히 보필하고 있던 네 명에 충신이 과로로 인해 쓰러지게 되었는데, 건륭제는 충신들을 구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기 위해 치료할 수만 있다면 그 누구든 크게 포상하겠다고 명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때 이름 모를 은둔의 고승이 복령(茯苓), 회산(淮山), 검실(芡實), 연자육(蓮子) 4가지 한약재를 처방하여, 이 4가지 한약재와 주두(豬肚,돼지 위 또는 오소리감투)라 불리는 돼지 내장과 함께 푹 달여낸 탕약을 신하에게 먹게 하였는데, 4명의 신하 모두 복용 뒤 금세 원기를 회복하고 훌훌 털고 일어났다고 합니다.

사신탕(四臣湯)에 사(四)는 숫자 넉 사, 신(臣)은 신하를 뜻하는 신, 탕(湯)은 끓을 탕을 쓰는데요, 사신탕(四臣湯)이라는 이름은 4명의 불철주야(不撤晝夜) 건륭제를 극진히 보필하던 신하를 살린 보양탕에서 유래가 됐다고 전해내려 오고 있습니다. 복령, 회산, 검실, 연자육 4가지 한약재와 돼지 오소리감투를 같이 넣어 조리한 한방 음식인 사신탕은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면서 타이완 국민들이 허해진 기력을 보충하려고 찾는 국민 보양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상도에서 말하는 정구지를 서울에서는 부추라고 부르는 것처럼,사신탕 즉 스천탕(四臣湯)은 지방 방언에 따라 사신탕에 신하 신을 뜻하는 신(臣) 천자를 민난어로 발음하면 신 즉 하늘의 신을 뜻하는 신(神)과 비슷한 소리가 나온다 하여 오늘날 타이완에서는 스선탕(四神湯)이라고 다르게 불리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의약 서적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군신좌사(君臣佐使)라 불리는 한약 처방 원리가 쓰여 있습니다, 사신탕은 전통 약재 처방 원리인 ‘군신좌사’ 중 ‘군-신’ 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신탕에 주재료인 복령, 회산, 검실, 연자육 이 4가지 한약재는 주증을 치료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네 가지 한약재를 돼지 오소리감투와 함께 달여 먹게 되면 소화기관인 위와 비장을 보호하고 원기를 회복하게 하여, 몸이 허해져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을 치료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신탕에 들어 있는 4가지 한약재의 효능을 살펴보면, 우선 가시연밥이라고 불리는 검실은 비장의 기능을 개선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을 갖고 있고, 두 번째 한약재인 복령은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하고, 신경과민으로 가슴을 뛰는 것을 다스리며 정제한 꿀과 복령을 몇 일 바르면 기미와 주근깨를 없애는 효능을 갖고 있으며, 세 번째 한약재인 연자육 즉 연꽃 씨는 설사를 멈추게 하고 불면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며, 마지막 회산 즉 마는 신장과 비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 등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예부터 타이완에서는 원기가 쇠약한 사람이 이 4가지 한약재가 들어가는 한방 음식인 사신탕을 꾸준히 먹게 되면 몸속의 허함을 달래주고 치료해주는 작용을 한다 여겼습니다.

한편, 해장국을 파는 가게마다 맛이 다르듯이 스선탕을 판매하는 가게도 마찬가지로 가게마다 스선탕 맛이 다른데요. 단가를 맞추기 위해 한두 가지 재료를 빼고 율무를 듬뿍 넣어주는 가게도 있고, 어느 가게는 미저우(米酒) 즉 쌀로 빚어낸 타이완 술을 탕에 넣어 한약 냄새와 알싸한 술맛을 맛볼 수 있습니다.

뼈까지 시려오는 차가운 날씨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여 낸 따끈따끈한 사신탕을 크게 한 숟가락 떠서 입속으로 호로록 넣으면 곰탕 부럽지 않게 추위에 꽁꽁 언 몸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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