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타이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매주 금요일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 한국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20분 만에 도착하는 타이베이는 고즈넉한 전통미가 살아 숨 쉬는 ‘디화제’부터 트렌디한 감성으로 타이베이의 신사동 가로수 길이라고 소문난 '중산', 과거 타이완 최초로 설립된 담배 공장에서 현재 타이베이 시민들의 문화 예술 쉼터로 변신한 송산문창원구(松山文創園區)까지 공간마다 팔색조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힙한 도시입니다.
다채로운 매력만큼이나 미식가들이 추천하는 맛집들이 타이베이 도심 곳곳에 숨어 있어요. 타이완 현지인 중에 타이베이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찐 타이베이 시민들이 줄 서서 먹는 타이베이 대표 디저트를 오늘 랜선미식회에서 소개해드릴게요.
타이베이라는 도시를 알고, 그런 다음 찐 타이베이 시민이 줄 서서 먹는 타이베이 대표 디저트를 먹으면 더욱 맛있겠죠?
타이베이는 국공내전 당시 공산당 대신 국민당을 선택한 유명인들이 말년을 보낸 곳이기도 합니다. 철학자이자 교육가, 문학가인 후스(胡適)가 말년을 보낸 곳도 타이베이였습니다. 1948년 중국 베이징을 떠나는 마지막 비행기로 빠져 나온 후스는 미국에 머물다, 1958년 타이완 최고 연구기관인 중앙연구원장에 임명되며 타이완에 정착했습니다. 후스는 1962년 향년 7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중앙연구원이 위치한 타이베이 난강(南港)에 머물렀습니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후스가 머물렀던 도시, 타이베이가 세계 유수의 도시들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소식이었어요.
타이베이, '세계 최고의 도시 50곳' 46위 …이유는?
지난 1월 23일 세계적인 잡지사 타임아웃(Time Out) 매거진은 올해 ‘2024년 최고의 도시 50곳’을 발표했어요.
타임아웃의 1월 23일자 온라인판 ‘2024년 최고의 도시 50곳’관련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최고의 도시 50곳에 선정된 도시 모두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진짜 주민들이 직접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1위에 선정됐든 50위에 랭크됐던 지 순위와는 상관없이 올해 최고의 도시 50곳에 선정된 도시들은 전 세계 수천 개의 도시 중 가장 훌륭한 도시라고 해요. 타임아웃은 특히 올해 최고의 도시 50곳은 세계적인 수준의 레스토랑, 나이트라이프, 고유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방문하기 좋은 곳일 뿐만 아니라, 강인한 공동체 정신과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를 지닌 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매년 타임아웃이 발표하는 ‘2024년 최고의 도시 50곳’ 순위는 단순히 거주 적합성과 인기도, 현지 음식, 문화 등 관광매력을 넘어서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가 선호할 만한 도시를 선정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2024년 세계 최고의 도시 순위에서 1위는 미국 뉴욕, 2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 케이프타운, 3위는 독일 베를린이 선정됐습니다.
타임아웃이 선정한 ‘2024년 최고의 도시 50곳’에서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도 유명 관광도시들을 비집고 당당히 순위권에 들었습니다.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튀르키예의 이스탄불(47위),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 위치해 있는 일본 오사카(48위),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홍콩(49위), 자연과 도심이 공존하는 캐나다 밴쿠버(50위) 등 세계 유수의 도시를 제치고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가 2024년 세계 최고의 도시 50곳에서 46위에 선정됐어요.
세계적인 잡지사 타임아웃(Time Out) 매거진은 ‘2024년 최고의 도시 50곳’ 발표에서 타이베이를 46위에 올렸다. [사진 타임아웃 매거진 홈페이지 갈무리]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법을 통해 국가가 동성 결혼을 허락한 것은 타이완이 최초입니다. 동성혼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아시아의 국가에서 동성혼 합법화까지 타이완 성소수자들이 이룬 사회적 자유는 하루 아침의 성과가 아닌 서서히 얻은 투쟁의 결실입니다. 그리고 타이완의 동성혼 합법화 투쟁의 중심지가 바로 타이완의 수도, 도시 타이베이였습니다. 수많은 운동가가 성소수자의 결혼할 권리를 요구하며 거리 투쟁에 나섰고, 거리 투쟁은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성소수자들(LGBTIQ+)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 실제로 타이베이 도심 길거리에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바이섹슈얼) 등의 존엄과 성소수자 운동을 상징하는 무기개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타이베이의 명동이라고 소문난 시먼딩, MRT시먼딩역 6번 출구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앞에 무지개 도로가 있습니다.]
타임아웃은 “타이완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 커플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고, 타이베이는 타이완의 진보적 행보와 자유 인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라고 설명했습니다. 타임아웃은 특히 타이베이의 매력으로 오색찬란한 사원, 고즈넉한 멋과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푸젠(福建)풍 양식의 고택, 다양한 야시장을 경험할 수 있는 나이트라이프, 타이베이 근교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 편리한 대중교통을 꼽았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통적인 타이완 현지 음식뿐 아니라 타이베이 도심 속에서 맛 볼 수 있는 외국 음식까지! 타이베이는 음식도 최고라고 극찬했습니다.
“타이베이는 교통이 편리한 편이에요. 그리고 거주, 의료, 쇼핑 등 생활편의시설도 편리하죠”. 타이베이 시민이 한 말입니다.
실제로 타이베이 시민들은 도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타임아웃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타이베이 시민의 88%가 자신의 고향 즉 타이베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고, 타이베이 시민의 90%이상이 타이베이 음식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칭광시장 명물 ‘크리스피 밀크 도넛(脆皮鮮奶甜甜圈)’
타이베이 중산북로 3단 농안지에는 칭광시장(晴光巿場)이란 대표 재래시장이 있습니다.60년 이상에 오랜 역사를 가진 칭광시장의 가게들은 힙과 트렌드로 무장한 중산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모여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다통회사나 칭광시장 부근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타이베이 중산의 높고 화려한 건물들 사이에서 보기 드물게 낮은 건물과 함께 오래된 간판의 글씨가 정겨운 칭광시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에서 소개해드릴 타이베이 시민들도 줄 서서 먹는 디저트도 바로 칭광시장에 위치해 있어요. 솽청지에(雙城街) 17번지(巷) 24호에 위치한 칭광시장의 명물 ‘타이완인의 크리스피 밀크 도넛(台灣人ㄟ脆皮鮮奶甜甜圈)’입니다.
‘도넛이 맛있어 봤자 얼마나 맛있겠어’라고 생각하고 갔다가는 큰 오산입니다. 여태 먹던 도넛이랑은 차원이 달라요. 숙성한 반죽을 알맞은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긴 후 비법 가루를 골고루 묻힌 칭광시장 명물 크리스피 밀크 도넛! 맛은요? 쫀득한 찹쌀 도넛에 분유 가루를 묻힌 옛 추억이 떠오르는 정겨운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칭광시장의 대표 맛집 ‘타이완인의 크리스피 밀크 도넛’은 주문하는 즉시 튀겨 나오는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크리스피 밀크 도넛 하나만으로 타이완의 유명 맛집 소개 프로그램까지 섭렵한 유명한 집이에요.
지난 6일 찾은 이 집은 평일 점심시간대임에도 손님들이 줄 서가며 먹을 만큼 타이베이 찐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해요. 길게 늘어선 줄에 먹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지만 줄이 굉장히 길어도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서 15분 정도 기다린 것 같아요.
20년 이상 변함없는 맛도 맛이지만 이 집의 또 다른 대박 비결은 저렴한 가격에 있습니다. 물가 상승 압박에 주변 가게들이 가격을 올릴 때도 칭광시장의 명물 ‘타이완인의 크리스피 밀크 도넛’은 도넛 가격을 뉴타이완달러 25원, 한국으로 1000원으로 유지했습니다.
칭광시장에서 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신베이시 신좡에서 왔다는 20대 천(陳)모 씨는 "여기 도넛은 저렴하기도 하지만 먹다 남긴 도넛은 다음날 에어후라이기에 살짝 데워서 먹어도 맛있어서 줄 서서 사 먹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랜선미식회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주 금요일 새로운 타이완 음식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Rti 손전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