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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으로 고소한 감칠 맛을 낸 타이완 원주민족 전통음식, ‘부루구(布魯谷)’

  • 2023.05.19
랜선 미식회
일반 타이완인들은 고산지대에서 사는 원주민족들이 먹는 소시지라고 해서 ‘산소시지(山地香腸)’라고 불리는 원주민족 전통 음식 '부루구'.[사진=중화민국 교통부관광국 마오린국가풍경구 홈페이지 갈무리]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타이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매주 금요일 랜선미식회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하면, 그 곳만의 로컬 푸드, 지역 대표음식을 찾아보고 오로지 그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어보고 돌아오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인데요.

저도 여행지에 들르면 꼭 그 여행지의 특산품과 그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먹어보고 돌아오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그 나라,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은 그 곳의 역사나 문화를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니깐요.

코로나19로 묶였던 발이 풀리며 타이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최근 타오위안국제공항은 여행 가방을 든 해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타이완 여행을 앞두고 뭘 먹을 지 미리 생각해 두셨을 텐데도, 막상 타이완으로 여행오면 선택 폭이 워낙 넓다 보니 뭘 먹어야 할 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더라고요.

“뭘 어떻게 먹어야 잘 먹었다는 소리를 듣지?” 이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오늘 랜선미식회에서는 오로지 타이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진귀한 원주민족 전통 음식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메이족(阿美族), 타이야족(泰雅族), 파이완족(排灣族), 푸농족(布農族), 베이난족(卑南族), 루카이족(魯凱族), 저우족(鄒族), 사이샤족(賽夏族), 야메이족(雅美族), 샤오족(邵族), 가마란족(噶瑪蘭族), 타이루거족(太魯閣族), 사치라야족(撒奇萊雅族), 사이더커족(賽德克族), 라아루와족(拉阿魯哇族), 카나카나푸족(卡那卡那富族)

마술 주문 같기도하고 낯선이 이름들은 2023년을 기준으로 현재 중화민국 타이완 정부가 공식 인정한 16개의 원주민족의 이름입니다.

부족별로 언어도 다르고 부족마다 인구 규모도 다른 타이완 원주민족의 대표적인 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부루구(布魯谷)’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름만 보고는 무슨 음식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 부루구! 부루구는 정부가 공식 인정한 16개의 타이완 원주민족 가운데 하나인 루카이족어로 ‘물건을 부어 넣다’,‘채워 넣는다’라는 뜻입니다. 채워 넣는다, 부어 넣다라는 말에서 어떤 음식인지 감이 오시나요?

부루구는 원주민족의 전통음식이자 돼지 창자에 돼지피 등 내용물을 채워 넣어 만든 원주민족식으로 변형된 소시지입니다.

참고로 루카이족어로 ‘물건을 부어 넣다’,‘채워 넣는다’라는 뜻의 원주민족 스타일의 소시지인 부루구를 파이완족에서는 다르게 부릅니다.

루카이족은 부루구라고 부르는 이 원주민족식으로 변형된 소시지를 파이완족은 이나비랑(伊那比浪)이라고 부릅니다.

파이완족어로는 이나비랑, 루카이족어로는 부루구라고 불리는 이 타이완 원주민족이 즐겨 먹는 소시지를 한족이라고 하죠, 일반 타이완인들은 고산지대에서 사는 원주민족들이 먹는 소시지라고 해서 ‘산소시지(山地香腸)’라고 합니다.

타이완 원주민족의 전통음식인 부루구는 돼지 창자에 내용물을 가득 채워 넣는다는 점이 유럽 혹은 미국의 소시지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 돼지 피가 들어간 부루구는 피를 굳혀 만든 소시지 형태의 영국의 블랙푸딩과 꼭 닮아 있고, 얼핏 보기에 한국의 순대와도 생김새가 매우 흡사합니다.

영국식 소시지 블랙푸딩, 한국식 소시지 순대. 이밖에 다른 나라에서도 돼지 피를 활용한 부루구와 같은 소시지와 유사한 음식이 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뿌리 채소 중 하나인 토란 가루를 돼지 피와 함께 돼지 창자에 넣어 소시지 형태로 먹는 건 타이완 원주민족이 유일할 겁니다.

소금으로 밑간을 한 돼지 피, 간 돼지고기, 토란 가루를 섞은 소를 깨끗이 손질한 돼지 창자에 가득 채워 넣어 삶거나 튀겨 먹는 타이완 원주민족식 소시지 부루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소시지와는 다르게 짜지 않고, 토란 가루를 넣어서 느끼함을 잡아주고 담백한 맛이 더해져 밥하고 먹어도 맛있고요. 또 먹기 좋게 알맞은 크기로 자른 부루구를 그냥 하나씩 집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는 산소시지, 이나비랑, 부루구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타이완 원주민족 전통 음식이자 오로지 타이완에서만 먹을 수 있는 부루구에 대한 내용으로 꾸며봤습니다. 뭔가 색다른 타이완적인 음식은 없을까? 고민되신다면, 한국의 순대 그리고 유럽과 미국 소시지와는 다른 타이완 원주민족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별미 중에 별미 부루구를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Rti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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