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타이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매주 금요일 랜선미식회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타이완 남쪽에 위치한 도시 타이난(臺南)을 이해하시기 쉽게 딱 한마디로 설명해드리자면 ‘한국의 경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타이완해협과 마주하고 있고, 동쪽으로는 아리산 산맥과 마주하고 있는 타이난은 과거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던 1624년 수도로 정해졌으며, 명나라 부흥운동의 핵심인물인 정성공(鄭成功)의 근거지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청나라의 통치가 다시 시작되고 쌀, 대나무 등 사업이 급성장하던 때도 타이난은 타이완의 중심이었습니다.
타이완의 옛 수도로 역사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문화 유산 도시 타이난! 도시 곳곳에 잘 관리되고 있는 도교 사원을 포함한 수많은 문화 유적들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모습을 직접 보면, 마치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주처럼 많은 유적지와 유물이 남아있는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타이난은 볼거리가 풍성하기로 유명해 타이베이, 타이중 등 타 도시에서 온 나들이객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타이완의 멋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타이난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오랜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곳으로는 1655년 설립된 ‘공자묘’가 있습니다. 공자묘는 타이완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공자사원으로 과거 명나라 부흥운동을 이끌었던 정성공의 뜻에 따라 설립된 곳입니다. 당시 타이완 최고의 교육기관이기도 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총 15개 건축물로 이뤄진 공자묘는 크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기능을 하던 학교와 공자와 유학의 선현들에게 제사를 올리는 사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21세기 지금도 매년 공자탄신일에는 공자묘에서 성대한 의식이 치러집니다. 또 공자묘 한쪽에 유명한 입시 합격 기원 사원인 문창각(文昌閣)을 두고 도교의 신 중 하나인 공부의 신인 문창신을 모시고 있는데요.
입시와 승진, 공무원 시험을 며칠 앞둔 타이완의 전국 수험생과 공시 준비생들은 절박한 마음을 안고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공자묘를 찾아 공자의 좋은 기운도 받고 한쪽에 있는 문창각을 찾아 공부의 신의 대박 기운을 받아갑니다.
이외에도 타이난에는 아픈 역사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타이완에서 벽돌로 지어진 최초의 건물로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츠칸러우도 있고, 바다의 수호신 마조를 숭배하는 1684년 세워진 대천후궁도 있는 고혹적인 역사 유적이 가득해 볼거리가 풍성하기로 유명한 문화 유산 도시 타이난은 또 맛있는 음식이 많기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실제로 타이난에 가면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국수집이나 전통 디저트집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타이난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지역 별미이자 지역 대표 특산품인 ‘소장차예딴(所長茶葉蛋)’이 있습니다.
껍데기를 살짝 깨뜨린 달걀을 간장과 오향, 찻잎 등과 함께 삶아낸 소장차예딴은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 꾸준히 무서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타이난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 랜선미식회에서 다룰 내용은 문화 유산 도시 타이난을 둘러보고, 간식으로 챙겨도 좋고, 집에 돌아갈 때 선물로도 챙기기 좋은 타이난 지역 명물 ‘소장차예딴’입니다.
그럼 저와 함께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타이난의 별미 ‘소장차예딴’의 매력 속으로 흠뻑 빠져보도록 할까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지고, “하라”고 하면 하기가 싫은 누가 시키면 반발하는 인간의 심리입니다. 이런 현상을 사회심리학에서는 ‘심리적 반발’ 혹은 ‘심리적 저항’이라고 하는데요. 심리학자 브램(Brehm)이 1966년에 제시한 이 심리적 반발이론은 남의 강요나 위협으로 ‘선택의 자유’를 간섭받거나 빼앗기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반발하는 심리현상을 말합니다.
부모들이 반대 할수록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도, 부모님이 제발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하면 괜히 집에 들어가기 싫고, 반대로 부모님이 ‘주말인데 제발 집에서 좀 나가라고’ 등 떠밀면 집에 더 있고 싶어지는 일명 ‘청개구리 심리’도 대표적인 ‘심리적 반발심’의 예입니다.
톡톡 쳐 껍질을 살짝 금이 가게 깨뜨린 삶은 달걀을 홍차나 우롱차 등의 찻잎과 간장, 오향과 함께 넣고 오랜시간 푹 삶아낸 차예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알의 뉴 타이완 달러 10원~20원(한화 약 400~8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타이완 전국에 있는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국민간식인 차예딴은 막상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타이완에 살다 보면 평소 편의점에 들려도 차예딴에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사료값이 오르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한파 등으로 계란 수급난에 타이완에서 달걀이 귀해지면서 갑자기 계란 푸딩이 먹고 싶고, 햄버거를 주문할 때 치즈 대신 괜히 계란 후라이를 추가 하게 되고, 또 편의점에서 눈길도 안 줬던 차예딴을 요 며칠 출근 전 한 두개 씩 사게 되더라고요.
달걀이 귀해지다 보니 ‘청개구리 심리’ 혹은 '심리적 반발' 현상 때문인지 이번주 월요일(27일) 출근 전 들른 세븐일레븐에서 타이난의 지역 특산품인 ‘소장차예딴’ 한 봉지를 뉴 타이완 달러 180원(한화 약 7천 7백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즉시 구매했습니다.
타이난에 가면 꼭 사야하는 지역 대표 특산품인 ‘소장차예딴’의 소장은 파출소장을 뜻합니다. 소장차예딴은 그 이름처럼 진짜 파출소장이 만든 차예딴으로 기가 막힌 맛도 맛이지만 진짜 파출소장이 만든 차예딴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2000년 당시 타이난에 소재한 즈이(知義)파출소에 랴오스화(廖世華) 파출소장은 파출소가 너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주변에 딱히 먹을 거리가 없어 직접 파출소에서 차예딴을 만들어 부하 경찰관들에게 간식으로 나눠줬다고 해요. 부하 경찰관들의 반응이 좋자 이후 랴오스화 파출소장은 매일매일 직접 차예딴을 만들었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범죄 신고 접수와 상담을 하려고 파출소를 찾은 동네 주민들에게도 나눠주고, 또 차예딴이 맛있다는 소문이 검찰청 내부에도 퍼지면서 즈이 파출소 주변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현장 조사를 마친 검사들과 부검의들도 외근을 마치고 나면 꼭 파출소를 들려 랴오스화 파출소장이 만든 차예딴을 먹고 갔다고 합니다. 랴오 파출소장이 만든 차예딴은 이후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며 마치 타이난 여행 필수 코스처럼 여행객들도 꼭 파출소를 들려 랴오 파출소장이 만든 중독성이 강한 차예딴을 맛보았고, 부하 경찰관들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기 시작한 랴오 파출소장의 차예딴은 ‘소장차예딴’이라는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금이 간 껍질 사이로 찻잎 물과 간장이 배어들어 예술작품과도 같은 대리석 무늬가 특징인 소장차예딴은 노른자보다는 흰자가 쫀뜩하니 더 맛있고 은은한 차향과 짭쪼름하고 고소한 맛은 중독성이 있어서 게눈 감추듯 앉은 자리에서 3개는 그냥 먹을 수 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에서는 부하 경찰관들에 대한 애정으로 만들기 시작해 타이난에 가면 꼭 사야하는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 자리잡은 랴오스화 파출소장 손의 탄생한 타이난 지역 명물인 소장차예딴에 대한 내용으로 꾸며봤습니다. 타이난의 지역 대표 특산품인 ‘소장차예딴’과 좀더 친해지는 시간이 되셨나요? 그럼 군침이 싹 도는 더 맛있는 타이완 음식으로 다음주에 다시 찾아 뵐 것을 약속드리며 이상으로 Rti한국어 방송의 손전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