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5월 5일인 오늘 6월 3일은 타이완의 단오절입니다. 춘절, 중추절과 더불어 3대 명절인 단오절인 오늘 3일부터 5일까지 단오절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올해 단오절을 맞아 타이완 지역농협과 특급 호텔들이 단오절 한정 에디션 쫑즈(粽子)를 잇따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특급호텔에서 출시한 단오절 한정 쫑즈를 사진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단오절의 유래에 대해 설명해 드리도록하겠습니다.
단오절의 유래는 춘추전국 시대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屈原,발음 취위안)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시작됐습니다.
굴원 즉 취위안은 중국 전국 시대의 초(楚)나라 사람입니다. 초나라 왕족의 후손인 굴원은 뛰어난 자질을 타고난데다가 왕의 신임까지 한 몸에 받아 출세가도를 달렸기에 굴원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굴원이 정치가로 활약하던 당시 초나라는 전국시대라는 격동기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과의 긴장 관계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간신들로 정국이 매우 어지러웠지요. 굴원은 왕을 도와 어지러운 정국을 바로잡으려 애썼지만 그의 주군 회왕은 굴원의 간언을 듣지 않았고, 오히려 간신배의 말만 신뢰하여 결국 굴원을 쫓아냈습니다. 굴원의 간언을 듣지 않았던 회왕은 결국 진나라에 감금된 후 객사(客死)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굴원은 슬픔에 탄식하다가 비통한 나머지 기원전 278년 멱라강(覓羅江)에 스스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합니다. 강에 몸을 던진 그날이 대략 음력 5월5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애국충신이었던 굴원이 멱라강에 투신한 소식을 전해들은 당시의 백성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힘껏 배를 저어 굴원을 구출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찾던 굴원의 모습은 도무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혹여 물고기들이 그의 시신을 훼손할까 염려되어, 강에 잠긴 굴원의 시신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용선을 힘차게 저어 물고기를 쫓아냈다고 해요. 이후로 굴원이 강에 몸을 던졌던 매년 음력 5월 5일이 되면 백성들은 그의 기일에 맞춰 용선을 타고 강으로 나가 북을 치고 환성을 지르며 충직하고 고결했던 굴원의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물고기들이 굴원의 시신을 훼손할까 염려되어 용선을 힘차게 저어 물고기를 쫓던 의식이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이어졌고, 용머리로 장식된 배를 타고 상대방 배와 경주를하는 단오절풍속 중에 하나인 용주경도(龍舟競渡)라는 풍속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타이완에서는 단오절 무렵이 되면 강에서 용 모양의 배를 타고 경주를 하는 용선 경주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명 드레곤 보트 경기는 타이완 단오절 축제의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 중 하나인데요. 단오절 연휴 기간 타이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드레곤 보트 경기가 개최되고 있지만, 가장 유명한 대회는 단연 4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타이베이 국제 드레곤 보트 경기 대회(台北國際龍舟錦標賽)입니다.
타이베이 국제 드레곤 보트 경기 대회는 애국시인 굴원이 멱라강에 몸을 던진 날이자 그의 기일인 매년 음력 5월 5일 무렵 타이베이시에서 초청한 국내외 드레곤 보트 팀이 참가하며, 타이베이 지룽강 다자허빈(大佳河濱)에서 개최됩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지난해에는 중단됐던 타이베이 국제 드레곤 보트 경기 대회의 예선과 결선이 올해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대회 첫날인 오늘 3일 예선을 시작으로 5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2022 타이베이 국제 드레곤 보트 경기 대회에는 약 200개의 팀이 출전했습니다. 공식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해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던 오늘 오후 2시 20분부터 4시 20분까지 진행된 예선전에서 용의 모습으로 꾸며진 좁고 기다란 배 위에 선수들이 탑승해 시합을 벌였습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배의 속도는 빨라지고 쿵쿵하는 북소리와 함성으로 축제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힘차게 노를 젓는 선수들은 물론이고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경기를 보는 관람객들도 타이완의 고유 명절 단오절을 만끽했습니다.
단오절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5일까지 진행되는 타이베이 국제 드레곤 보트 경기 대회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타이완. 또 축제나 명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죠? 단오절하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표적인 먹거리는 쫑즈입니다. 멱라강에 투신한 굴원의 시신을 혹여 물고기들이 훼손할까, 북을 치고 노를 세차게 저으며 물고기를 쫓는 의식으로 드레곤 보트 경기 대회라는 단오절 풍습이 생겼다면 단오절 쫑즈를 먹는 풍습은 애국충신 굴원을 구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굴원의 시신이 물고기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나무 잎에 밥을 싸서 물속으로 던졌다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즉 단오절에 개최되는 드레곤 보트 경기 대회와 쫑즈를 먹는 풍습 모두 굴원의 시신을 찾기에 실패한 후대 사람들이 시신이 훼손되지 않았으면하는 마음에 물고기를 쫓아내고자 용 모양의 배를 힘차게 젓어 강으로 나가고, 또 굴원의 시신이 물고기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나무 잎에 밥을 싼 쫑즈를 만들어 물속으로 던졌다는 데서 이 두가지 단오절 풍습이 생긴것입니다.
굴원의 죽음을 애도하며 던졌다는 쫑즈는 찹쌀을 삼각형 형태로 마추 대나무 잎이나 계죽이라는 대나무의 껍질에 싸서 찐 음식으로, 쪄낸 뒤 잎을 벗겨낸 쫑즈는 우리에게 익숙한 삼각김밥과 매우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찹쌀 속에 고기, 오징어, 새우, 밤, 오리알의 노른자, 대추 등 다양한 소를 가득 채워 넣는 쫑즈는 종류만 수 백가지가 됩니다.
윈린농협은 파인애플 소비를 독려하고 지역 파인애플 농가를 살리기 위해 단오절을 맞아 지역 농가로부터 8천 개의 파인애플을 구매하고 파인애플을 활용해 단오절 한정 ‘파인애플 쫑즈’를 출시했습니다. 윈린농협에서 출시한 파인애플쫑즈는 윈린 추수이시濁水溪 지역에서 수확한 찹쌀과 흑찹쌀 속에 고기와 지역 농가에서 재배한 당도가 높은 파인애플 등을 넣었습니다. 올해는 2만개를 한정 출시했는데, 예약 판매를 시작 1시간 만에 완판됐습니다.
‘파인애플 쫑즈’외에 올해 윈린농협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황금쌀로 만든 ‘황금쫑즈’ 5만개도 선보였는데, 마찬가지로 1차 예약판매에서 완판을 기록했습니다.
타이베이 위안동 샹그릴라호텔은 청나라 건륭제의 이름 딴 ‘건륭일품쫑즈(乾隆一品粽)’를 5월 20부터 사전예약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건륭일품쫑즈는 '맛있는 냄새에 끌린 스님이 식욕을 참지 못하고 담장을 넘어 먹은 요리'라고 불리는 보양식 불도장 속에 들어가는 전복, 송이버섯 등 고급 식재료가 찹쌀 속에 푸짐하게 들어가고, 또 일반적인 삼각형쫑즈가 아닌 네모 모양의 쫑즈입니다. A등급 전복이 무려 6개나 들어간 타이베이 위안동 샹그리라 호텔에서 출시한 단오절 한정 ‘건륭일품쫑즈’는 개당 뉴타이완달러 2,580원 ( 2022년 6월 3일 기준 한화 약 10만 9천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타이베이 위안동 샹그리라 호텔에서 출시한 단오절 한정 ‘건륭일품쫑즈’.[사진 = 타이베이위안동샹그리라호텔 홈페이지 캡처]
152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타이완 전통 떡 브랜드 郭元益(궈위안이) 제과는 단오절을 맞아 타이완 핑둥(屏東)의 특산품인 완단(萬丹) 팥을 넣은 ‘팥 아이스 쫑즈’와 땅콩을 넣은 ‘땅콩 아이스 쫑즈’ 그리고 녹두를 넣은 ‘녹두 아이스 쫑즈’ 3종을 선보였습니다. 궈위안이 제과에서 출시한 아이스 쫑즈는 일반적인 쫑즈와는 다르게 차갑다는 것이 특징이지만 속 재료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비주얼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반짝반짝 영롱하고 신기해서 먹어보고 싶은 궈위안이가 출시한 단오절 한정 ‘아이스 쫑즈 3종’의 한박스 구성은 맛 별로 3개씩 총 9개로 구성됐고, 가격은 뉴타이완달러 425원 한화 약 1만 8천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런시엔치(任賢齊)와 쉬화위(徐懷鈺)의 듀엣곡 수정(水晶)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