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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타이완 포장마차 단골 메뉴 '차오수이리렌炒水蓮'

  • 2022.04.22
랜선 미식회
삼삼하니 한번 맛 보면 자꾸 땡기는 ‘차오수이리엔’.[사진=Rti 손전홍]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소박한 포장마차에서 즐기는 술 한잔은 누군가에겐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힘과 위로가 되어 줍니다.

늦은 저녁,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 그럴때 간단하게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곳!! 한국에는 포장마차가 있다면 타이완에는 ‘러차오디엔熱炒店’이 있습니다.

수도 타이페이 시내 곳곳은 물론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타이완식 포장마차 ‘러차오디엔’ 간판에는 대부분 큼지막하게 러차오 熱炒 혹은 100 이라는 숫자가 보입니다!!

간판에 쓰여져 있는 두글자 ‘러차오’의 한자는 더울 열 熱 , 볶을 초炒 자로, 러차오 두글자의 뜻을 풀이하면 가열하다를 뜻하는 ‘러熱’와 기름 따위로 볶다를 의미하는 ‘차오炒’를 합친 ‘러차오’는 즉 뜨거운 열기로 볶아낸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간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러차오’ 두글자 뒤에 ‘식당’ 혹은 ‘가게’의 중국어 디엔(店)을 붙이면 바로 다양한 재료를 센불에 볶아 내오는 타이완식 포장마차 ‘러차오디엔’을 의미하죠.

한국에서 포장마차에 가면 커다랗게 손글씨로 ‘포차’라는 두글자가 쓰여 있는 것처럼, 타이완식 포장마차 러차오디엔도 러차오디엔 세글자보단 간판에는 센불에 볶다라는 뜻에 ‘러차오’ 두글자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습니다.

또 타이완 포장마차를 뜻하는 ‘러차오’ 두글자 외에 간판에서 볼 수 있는 ‘100’이라는 숫자는 러차오디엔에서 파는 음식들의 가격을 의미합니다. 즉 센불에 볶아낸 맛있는 안주 대부분이 한접시 당 뉴타이완달러 100원(2022년 4월 22일 기준 한화 약 4,000원)이라는 소리인데요.

다만 요새 물가가 올라서 예전처럼 한화 약 4천 원짜리 메뉴가 많지 않지만, 그래도 메뉴 하나 당 대부분 뉴타이완달러 150~ 300원, 한화 약 6천원~1만원 사이면 충분히 러차오디엔에서 타이완의 신선한 해산물 요리부터, 고기 볶음, 채소 볶음, 국물 요리 훠궈 등 다양한 메뉴들을 골고루 드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비용 없이 밥은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며 삶의 애환을 달래주는 러차오디엔 메뉴들은 저렴하지만, 미식의 천국 타이완답게 음식의 생명은 뭐다? 바로 재료들의 싱싱함에 있기 때문에, 타이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러챠오디엔 입구에는 살아있는 생선이나 해산물이 담긴 수조가 대부분 있습니다. 그래서 갈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여기가 타이완인가? 싶을 정도로 한국의 횟집을 떠올리게 합니다.

싱싱한 생선들을 넣어놓은 수조 외에도 가지런히 놓여있는 싱싱한 제철 채소들을 러차오디엔 입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타이완에서는 러차오디엔에 들어서기 전에 입구에 있는 수조에서 눈으로 보고 직접 갑오징어나, 생선을 고르고, 또 채소를 골라 주문하면 러차오디엔에선 그 즉시 재료들을 손질하곤… 뜨겁게 달군 큰 냄비에 넣어 센불에 볶아 후다닥 한접시를 내옵니다. 한국에 포장마차와 비슷하죠?

착한 가격은 물론이고 맛까지 보장하는 러차오디엔! 하지만 맛있는게 너무 많아서 메뉴를 쉽사리 결정을 하기 힘들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왜냐면 싱싱한 생선 하나로 생선 구이부터 생선 조림, 생선으로 만든 탕수육, 생선탕 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생선 요리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곳도 바로 ‘러차오디엔’입니다. 보통 작은 규모의 레트로 감성이 가득 묻은 러차오디엔이라고 해도 메뉴는 50가지가 훌쩍 넘습니다.

형형색색의 종이 위에 쓰여진 수 많은 메뉴 중, 도저히 고르기 힘들다면 부드럽고 짜지 않으면서도 삼삼하니 한번 맛 보면 자꾸 땡기는 ‘차오수이리엔炒水蓮’을 선택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에 시원한 타이완 맥주 한 잔 이면,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

러차오디엔의 단골 메뉴인 ‘차오수이리엔’의 차오는 앞에 말씀드렸듯 기름에 볶다를 뜻하고요, 주재료로 쓰이는 ‘수이리엔’의 한자는 물 수水자, 연꽃 연蓮자로, 한자 수련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수이리엔은 연못가, 습지, 도랑 같은 곳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로, 학명은 님포이데스 하이드로필라 ‘Nymphoides hydrophylla’입니다.

수이리엔은 이름에 연꽃이 들어가지만 연꽃처럼 커다란 꽃이 피지 않습니다. 학명의 어원 님프(Nymph)는 물 속의 요정이라는 뜻인데, 학명의 어원 처럼 수이리엔은 꽃대에서 100원짜리 동전만한 앙증맞은 흰 꽃을 피웁니다.꽃 크기가 작지만 온 연못을 가득 채운 잎사귀와 그 위에 떠오른 하얀 꽃송이가 무척 귀여운 수이리엔은 용담목 조름나물과에 분류하고 있는 식물로 영어로는 워터 스노플레이크(Water snowflake)라는 예쁜 이름이 있고, 타이완에서는 수이리엔, 예리엔(野蓮) 등으로 불립니다.수이리엔은 물 위에 뜬 잎에서 뿌리를 내려 또 다른 개체로 성장하는 데 이 물속 땅에 자리잡은 뿌리 줄기의 길이는 물의 깊이에 따라 수 백 미터까지 뻗어가기도 합니다. 러차오디엔의 단골 메뉴인 수이리엔 볶음 ‘차오수이리엔’은 바로 이 기다란 뿌리 줄기 부분을 센 불에 볶은 요리입니다.

수이리엔의 주산지는 남부 가오슝시의 메이농(美濃)입니다. 메이농은 객가인 즉 하카인의 마을인 만큼 수이리엔은 이곳의 효자특산물이자, 수이리엔을 볶아서 먹는 ‘차오수이리엔’이라는 음식이 하카인들의 전통 음식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카 음식에서 러차오디엔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차오수이리엔’의 인기 비결은 자극적이지도 않고 삼삼하니 자꾸 먹게 되는 맛과 건강에 이로운 수이리엔의 효능 때문입니다. 수이리엔은 피로회복에 좋다는 비타민 B12를 비롯해, 노화예방과 피부탄력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인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고, 특히 해열, 이뇨, 해독효능 및 열과 한기를 조절하는 효능이 있어 수이리엔은 약재로도 쓰입니다.

건강에 이로운 수이리엔은 100g당 17kcal로, 저칼로리 채소에 속합니다. 그래서 수이리엔 볶음 ‘차오수이리엔’은 살찌는 것은 싫지만 어떻게든 시원한 맥주는 마시고 싶고, 그럴 때 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안티에이징 효과도 기대할 수고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러차오디엔 안주로 딱입니다.

또 맛도 좋고 영양소도 풍부한 수이리엔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유교의 경전! 사서오경의 시경(詩經)입니다. 시경 속에서 수이리엔을 다른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민간의 떠도는 민요의 가사를 모아 엮어낸 시경의 진면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경 첫 장 관저(關雎)는 본래 남녀간의 사랑을 노래한 민요 가사로 첫 마디에는 한번쯤은 들어본 사자성어가 나옵니다. 무엇일까요? 첫마디는 이렇습니다.

關關雎鳩,在河之洲,窈窕淑女,君子好逑。관관저구 재하지주 요조숙녀 군자호구

꾸우꾸우 우는 물수리새 / 물가에 노니네 / 아릿다운 정숙한 아가씨는 / 군자의 좋은 배필이지

너무나도 유명한 고사성어죠? 바로 행실과 품행이 고운 여인은 군자의 좋은 배필이 된다는 뜻의 요조숙녀, 군자호구(窈窕淑女,君子好逑)입니다.

이어서 노래의 두번째 마디는

參差荇菜,左右流之,窈窕淑女,寤寐求之。참치행채 좌우류지 요조숙녀 오매구지

들쭉날쭉 물위의 행채 / 이리저리 흐르네 / 아릿다운 정숙한 아가씨를 / 자나깨나 오매불망 그리워하네 입니다.

두번째 마디에서 남성이 자나깨나 그리워하는 이 숙녀가 우아하게 뜯고 있는 이리저리 흐르며 들쭉날쭉 물위에 행채(荇菜)! 시경 속 이 행채가 바로 오늘 소개해드렸던 수이리엔에 또 다른 이름입니다.

눈꽃처럼 앙증맞은 흰 꽃으로 인해 영어로는 워터 스노플레이크, 불후의 고전 시경의 로맨틱한 시 속에서는 남성이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곱디 고운 숙녀가 우아하게 뜯고 있는 ‘행채’라는 이름으로도 소개된 수이리엔! 타이완 포장마차 러차오디엔에서 뭘 먹을까 고민될 때 망설이지 마시고 수이리엔 볶음‘차오수이리엔’을 선택해 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요정처럼 앙증맞은 수이리엔의 흰 꽃을 떠올리게 하는 린쥔제(林俊傑)의 요정(精靈)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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