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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직접 먹어봤습니다!] 어두일미의 극강! 사궈위터우(砂鍋魚頭)

  • 2022.01.14
랜선 미식회
사궈위터우. [사진= 블로그 캡처]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어두일미(魚頭一味)’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생선은 대가리가 가장 맛있다’라는 뜻으로, 뱃살, 꼬리 등 부위 중에서도 생선 머리 부위가 특별히 맛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라고 하죠.

옛 문헌들을 보면 ‘어두일미’라는 말이 도미의 머리에서 비롯된 말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는데요.

18세기 조선 영조때  의관이었던 유중림(柳重臨)이 홍만선(洪萬選)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를  증보하여 엮은 ‘증보산림경제’에는 “도미의 감칠맛은 머리에 있다고”고 적혀있고 한 세기 전인 1924년에 발행된 요리책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도미머리와 아욱국은 마누라 쫓아내고 먹는다”고 했으니 옛 문헌을 보면 ‘어두일미’라는 말이 바로 도미의 머리에서 비롯된 속담인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1924년에 발행된 요리책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도미의 머리는 아예 조강지처를 밖으로 내몰고 먹는 생선이었다고 하니 도미 머리가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구이보다 한 수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 고서에서 한결같이 맛있다고 극찬한 도미 머리는 지금도 타이완 해산물 전문점에서 탕이나 찜으로 따로 요리하고 심지어 양식이 아닌 자연산 도미의 머리는 몸통보다도 값이 비쌉니다.

도미의 머리가 뱃살, 꼬리, 껍질 등 어떤 부위보다도 맛이 좋다 해서 생겨난 ‘어두일미’에서 파생된 사자성어인 어두육미(魚頭肉尾)도 있습니다. 뜻은 이렇습니다 ‘생선은 머리가 맛있고 네발로 걷는 동물의 고기는 꼬리가 맛있다’라는 뜻인데요.

자고로 육류는 꼬리, 생선에서 제일 맛있는 부위는 머리라는 어두육미, 그도 그럴 것이 생선 머리에는 모든 맛이 다 들어가있습니다. 대구뽈찜이나 대구뽈탕만 하더라도 한 그릇에 탱탱한 뽈살도 들어 있고, 별미인 눈알도 들어있고, 흐물흐물한 콜라겐 덩어리 껍질의 맛 등 온갖 부위의 맛이 대구 머리에 들어있죠. 또 대구 머리를 푹~ 오래 고아 우러나오는 풍부한 교질은 관절에도 좋고 탱탱하고 맑은 피부를 가꾸는 데에도 좋고 최상의 보양 음식입니다.

대구 머리 외에도 머리에 특별한 효능이 있는 생선들이 제법 많습니다. 우리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멸치만 하더라도 번거롭긴 하지만 매번 국을 끓이기 전에 대가리를 일일이 다 따버리죠. 그런데 멸치 대가리에는 감칠맛을 더해 주는 핵산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 기력을 회복시키는 타우린 성분도 멸치 대가리에 다량 함유되어 있죠. 영양학적 측면으로 보면 우리는 멸치 중 제일 영양이 많은 부분을 그 동안 버렸던 것이죠. 잊지 마시고 내일부터는 우리가 흔히 멸치에 똥이라 불리는 멸치 내장만 빼시고 맛도 좋고 영양이 가득한 멸치 대가리는 남겨 둔 채로 국을 끓여 드시길 바랍니다.

겨울철 칼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국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타이완은 이번 주 수요일부터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로 뚝 떨어져 뜨끈한 국물 요리인 ‘훠궈’를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날씨가 추워질수록 찾게 되는 국물요리로는 두말할 것 없이 생선 머리를 푹~ 끓인 ‘사궈위터우(砂鍋魚頭)’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사궈(砂鍋)’란 뚝배기를 뜻하고, ‘위터우(魚頭)’는 생선 머리를 의미합니다. ‘사궈위터우’란 생선 머리를 뚝배기에 넣고 푹~ 끓여낸 생선 머리 탕입니다.

어제 늦은 저녁 날씨가 추우니깐 뜨끈한 ‘사궈위터우’가 절로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퇴근길 타이베이 퉁화제(通化街)에서 ‘사궈위터우’로 유명한 한 식당을 찾아 ‘사궈위터우’를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보통 ‘사궈위터우’ 전문점에서는 초어나 잉어과인 백련어등 민물고기의 머리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타이베이 퉁화제에 있는 이 ‘사궈위터우’ 맛집은 바닷물고기 다금바리과인 갈색둥근바리의 머리를 사용해 저처럼 민물고기 특유의 흙 냄새에 대한 거부감으로 ‘사궈위터우’를 드시지 못하셨던 분들도 바닷 물고기인 갈색둥근바리를 사용하는 퉁화제에 있는 이 ‘사궈위터우’ 맛집에서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갈색둥근바리는 고단백질인데 비해 지방이 적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영양만점 바닷물고기로 유명합니다. 퉁화제에 있는 이 ‘사궈위터우’ 맛집은 마늘, 돼지 뼈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6시간 넘게 정성스레 푹 끓여낸 뽀~얀 국물을 뚝배기에 옮겨 담고, 뽀얀 국물이 담긴 뚝배기에 노릇노릇 튀겨낸 영양만점 갈색둥근바리 머리와 배추, 두부와 당면을 얹어 손님상에 내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문을 하고 10분 정도 기다리자 사골처럼 뽀얀 국물에 노릇하게 튀겨낸 갈색둥근바리 머리와 배추를 얹은 ‘사궈위터우’가 솔솔 김을 내며 나왔습니다. 마늘이 듬뿍 들어간 시원한 국물과 함께 도톰한 갈색둥근바리의 머리 살을 한 입 넣으니 ‘생선은 역시 머리가 제일이다’…‘어두일미’라는 말에 딱 맞게 갈색둥근바리 머리의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습니다.

[사진 = Rti한국어방송 손전홍]

또 배추와 함께 끓여 시원한 ‘사궈위터우’ 국물의 맛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가족들과 한국에서 먹던 담백한 ‘도미 머리 지리탕’의 맛처럼 국물 맛이 깊으면서도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하고 추위에 언 몸이 사르륵 녹는 듯 했습니다.

찬바람이 불면 절로 찾게 되는 ‘어두일미’라는 말에 딱! 맞는 ‘사궈위터우’!! 오늘엔딩곡으로 장국영(張國榮)의 온기를 취하다(取暖)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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