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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과 부추의 환상궁합 ‘커디에蚵嗲’

  • 2021.12.24
랜선 미식회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 '커디에'. [사진=자이현정부 홈페이지 캡처]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에는 구리, 철, 마그네슘, 요오드 등 미네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굴은 그러면서 100g당 열량은 97칼로리에 불과해 열량이 낮아 살찔 걱정이 없으니 다이어트에도 좋은 건강식품인데요.

무엇보다 굴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와 정자 생성을 촉진하는 미량의 영양소인 '아연'이 달걀보다 30배나 더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열정적이라고 소문 난 명사(名士)들이 하나같이 굴을 즐겨 먹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황제들이 굴을 즐겨 먹었고,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굴을 챙겨 먹었고,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는 하루에 175개나 되는 굴을 먹었다고 한합니다. 그야말로 '영웅호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은 영웅들에게 완전식품으로 사랑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몸에 좋은 굴이라도 궁합이 맞지 않은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굴과 상극인 음식으로는 게가 있습니다. 부패가 빨리 되는 게 요리와 함께 먹게 되면 소화불량과 심하면 식중독을 일으킵니다.

반면 함께 먹으면 맛도 좋고 소화도 잘되고 영양분도 흡수가 잘되는 굴과 음식궁합이 잘 맞는 상생관계의 식품으로는 레몬이 있습니다.

완전식품의 대명사로 영양이 풍부한 굴이지만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해산물의 특성상 쉽게 상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요.이때 레몬을 곁들이면 도움이 됩니다. 레몬 속 구연산이 세균의 번식을 막아주고, 특히 레몬 속 시큼한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돕고 굴에 함유된 타우린 손실도 예방해 줍니다.

또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에는 식이섬유소가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굴의 부족한 부분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가 채워줄 수 있어, 굴과 채소도 궁합이 좋은 음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장을 담글 때 굴이 들어간 김치 속은 영양학적으로도 균형 잡힌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굴과 음식 궁합이 잘 맞는 채소로는 대표적으로 부추가 있습니다. 풍부한 식이섬유로 장 운동을 활성화하고 배변을 촉진해주는 부추는 식이섬유가 부족한 굴과 함께 먹으면 맛과 풍미가 한층 더 살아날 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나아가 굴은 찬 성질에 속하는 음식이고 반면 부추는 대표적인 따뜻한 성질의 음식인데요. 그래서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이 찬 성질의 굴을 먹게 될 경우 뱃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소화를 도와주는 부추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타이완에는 굴과 부추가 만나 영양가도 업그레이드 되면서 맛까지 일품인 찰떡궁합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굴과 부추가 듬뿍 들어간 ‘커디에(蚵嗲)’입니다.

굴과 찰떡궁합인 부추가 듬뿍 들어간 커디에는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맛 볼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왜냐면 커디에 속에 굴을 많이 넣어야 하다 보니 자이 둥스(嘉義東石), 자이 부다이(嘉義布袋), 타이난 치구(台南七股), 윈린(雲林)등 굴 양식으로 이름 난 지역에서 지역 토종 별미로 이 커디에를 맛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손 만두 같기도 하고 또 얼핏 채소 튀김 같아 보이기도 한 커디에는 우선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 가루를 물에다 섞은 반죽물을 준비해 줍니다. 그리고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살짝 두른 국자에다가 반죽물을 깔고 그 위에 싱싱한 굴과 부추 한 줌을 올리고 한 가득 담긴 굴과 부추를 덮을 정도로 다시 반죽물로 덮은 뒤에 마지막으로 국자 채로 기름에 튀겨 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국자 채로 튀겨도 되나 싶지만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어느 정도 익다 보면 동글동글한 커디에가 국자에서 쏙 떨어져 나옵니다.

커디에는 국자 채로 기름에 넣고 튀기는 과정으로 만들어 집니다.[사진 = 윈린현정부 홈페이지 캡처]

굴과 부추를 가득 넣고 기름에 튀겨낸 커디에를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커디에 속에 가득 들어 있는 탱탱하고 촉촉한 굴과 부추의 향이 코에서 뿜어져 나올 정도로 사방에 퍼지며 진한 부추와 굴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주 랜선미식회시간에서 소개해드렸던 굴전 ‘커자이지엔蚵仔煎’과 이번주 커디에 등 굴을 튀겨낸 음식들은 사실 타이완식 닭고기 튀김 지파이(雞排)나 타이완식 우동 궈사오미이엔(鍋燒意麵)보다도 먼저 타이완인들의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타이완식 튀긴 굴요리 커자이지엔과 커디에는 네달란드가 타이완을 점령하고 있던 1660년경에 벌써 존재하고 있던 오랜 역사를 가진 음식입니다. 당시 시대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아시아 바다의 왕자 정성공은 40년 가까이 네덜란드에 지배당했던 타이완 이 잃어버린 땅을 수복하고자 1661년 3월 2만 여명의 병력과 전함 수백 척을 거느리고 타이완 정복에 나섰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정성공이 이끄는 무적의 군대와의 해상과 육상전에서 잇달아 패배해 학살되거나 심지어 어떤 이들은 노비가 되었죠. 여세를 몰아 정성공 군대는 끝없이 네덜란드를 몰아 붙인 끝에 9개월만인 1661년 12월 네덜란드는 항복문서에 서명하고 타이완을 떠났습니다. 네덜란드를 몰아낸 정성공은 이로인해 서양에서 이름을 날리게 됐습니다. 다만 이 9개월 동안의 치열한 전투 중 잇따른 패배에 분노한 네덜란드는 쌀, 곡식 등 식량을 모두 감춰버리기도 했다고 해요. 이 때문에 정성공 군대는 승리에 기쁨과 함께 당장 필요한 군 식량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정성공은 쌀 대신 장병들에 배를 든든하게 불릴 수 있는 군 식량을 현지에서 공수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네덜란드의 근거지이자 주요 전투 지역인 타이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식재료가 바로 바다의 우유라 불리던 굴이었죠. 정성공 군대는 앞 바다에서 캐낸 굴을 채소와 함께 튀겨내 배를 채웠습니다.

이 면역력을 높여주고, 나아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촉진해 힘을 불끈불끈 솟게 하는 굴을 듬뿍 먹은 정성공 군대는 굴의 힘 덕분이었을까요? 싱싱한 굴을 많이 먹어서 네덜란드를 무찌를 수 있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네덜란드의 꼼수로 인해 뜻밖에 탄생한 정성공 군대의 군 전투 음식인 ‘커디에’!! 오늘은 두근두근 설레는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맛까지 찰떡궁합인 굴과 부추가 듬뿍 들어간 커디에를 만들어 가족과 혹은 연인과 함께 드셔보세요~

오늘 엔딩곡으로 저우싱저(周興哲)의 크리스마스의 사랑 (愛在聖誕,Crying for X'mas)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메리크리스마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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