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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이냉치냉(以冷治冷),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綠豆冰沙’

  • 2021.10.29
랜선 미식회
타이완 현지 프랜차이즈 녹두슬러시 전문점 칭수이차샹(清水茶香)에서 판매 중인 '뤼더우빙사'.[사진 = Rti한국어방송 손전홍]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학창시절, 하교길 신촌 현대 백화점 앞 포장마차에서 친구랑 사이좋게 나눠먹던 떡볶이의 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떡볶이의 영원한 단짝 슬러시도 말이죠. 국물맛이 끝내주는 떡볶이랑 목에 넘어가는 그 액체도 아니고 고체도 아닌 오렌지맛 슬러시를 꿀떡 삼키면 천국이 따로 없었던 기억이 생생한 데요.

이런 향수들이 쌓이고 또 쌓였기 때문일까요? 그 시절 ‘간식’이었던 떡볶이와 찰떡궁합인 슬러시는 찬바람 부는 계절이면 더 생각납니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 얼큰한 떡볶이를 찾게되는 요즘, 타이완에 있는 전 떡볶이 대신 아쉬운 대로 뜨끈한 우육면이나 얼큰한 마라 훠궈를 많이 찾게 됩니다. 그런데 습관이 무섭다고 얼큰한걸 먹고 난뒤에 꼭 슬러시를 마셔야 ‘아~ 살것 같다’ 속이 뻥  뚫리고 막힌 게 쑥 내려가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쌀쌀한 날씨 칼칼한 국물 요리를 먹고 후식으로 빠지면 섭섭한 슬러시!! 제가 타이완에서 즐겨마시는 슬러시는 오렌지맛도 아니고 포도맛 슬러시도 아닙니다!! 바로 타이완인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본 오랫동안 국민 음료로서 사랑받아 온 녹두를 통째로 갈아 만든 시원한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 綠豆冰沙 ㄌㄩˋ ㄉㄡˋㄅㄧㄥ ㄕㄚ입니다.

고소한 녹두의 맛과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는 녹두 빈대떡에 들어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 녹두와 설탕, 얼음으로만 만들어집니다.

예로부터 천연해독제로 일컬어진 녹두는100가지의 독을 해독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녹두가 해독 음식으로서 주목받은 것은 수백 년 전부터로,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녹두에 대해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삶아 먹으면 열을 내린다. 머리가 아픈 것을 치료하는데,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면 좋다. 물에 넣고 달여 먹으면 12경맥을 잘 돌게 한다. 즙을 내어 마시면 당뇨를 치료한다. 녹두가루는 열독을 없애고 술독이나 식중독을 치료하는데, 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녹두죽은 열이 나고 목이 마른 것을 치료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몸에 쌓인 노폐물을 해독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유를 현대 의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이는 녹두 중에 함유된 시스테인(cysteine), 알르기닌(arginine) 및 아스파트산(aspartic acid) 등 해독을 도와주는 아미노산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물질에 의해 체내 독성을 해독시키기 때문입니다.

녹두는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는 아열대성 식물입니다. 메마른 땅에서 비료 없이 잘자라는 녹두는 타이완 남부지역 타이난이 국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타이난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녹두 품종들 대부분은 타이난 농업개량장(台南區農業改良場)아시아채소연구발전센터(亞洲蔬菜研究發展中心)가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1989년 5월 시험재배하는 데 성공한 녹두 신품종 ‘타이난5호台南五號’ 녹두 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타이완 농촌 현장에서는 토종 녹두 재배 면적의 감소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은 대부분 수입산 녹두에 의존해 있어 국내 토종 녹두 재배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첫 상업 재배가 시작되고 과거 5,000헥타르이상 재배되어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하던 타이완 국산 토종 녹두의 현재 국내 재배 면적은 200헥타르 수준으로 감소했죠.

하지만 토종 녹두 재배면적의 감소와 관계없이 타이완인의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 사랑은 꾸준한 추세 속에 있습니다. 한편 타이완인들이 녹두와 얼음을 갈아만든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를 먹기 시작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70년대 냉장고와 핸드블렌더 믹서기가 가정에 보급되면서 가정에서는 얼음과 녹두를 갈아 만든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를 별미로 먹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가정에서는 신선한 녹두를 물에 담가 냉장고에서 하루 불린 뒤 솥에 녹두와 물을 넣고 중간 불로 푹 끓여 식힌 뒤에 당시 귀했던 설탕과 얼음, 껍질을 벗겨 내지 않은 삶은 녹두를 핸드블렌더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 마셨습니다.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집에서 번거롭게 만들 필요 없이 타이완에는 맛있는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를 전문으로 파는 뤼더우빙사 전문점과 또 종이팩 음료로도 뤼더우빙사가 나오기 때문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집에서 만든 맛에는 못 미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저도 전문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를 한컵 사서 마시곤하는데요.

겨울에 찬 음식으로 추위를 이겨내는것을 '이냉치냉(以冷治冷)'이라고 합니다. 쌀쌀한 날씨 머리가 찡하게 울리는 녹두 슬러시 ‘뤼더우빙사’ 한 잔으로 이냉치냉 겨울나기 준비하시는 건 어떠세요?

오늘 엔딩곡으로 시원한 가을, 선선해진 요즘 날씨에 듣기 좋은 곡 鮑正芳의 시원한 가을(天涼好個秋)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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