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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타이난 '뉴러우탕牛肉湯’

  • 2021.09.10
랜선 미식회
타이난 우육탕.[사진=타이난시정부관광여행국 홈페이지 캡처]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소는 수 천년 동안 인류‧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인 존재였습니다.

소고기를 푹 끓여서 만든 타이완의 대표음식 ‘우육면’. 이 쇠고기가 듬뿍 들어간 ‘우육면’만 놓고 보면 타이완에서도 오래 전부터 쇠고기를 즐겨 먹었을 것 같죠? 흥미로운 사실은 타이완에서 쇠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또 대중적으로 즐겨먹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여 년 정도 밖에 안됐다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예부터 타이완에서는 소를 이용한 우경(牛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타이완 농가에서는 단순히 농사짓는 도구로…농작 일을 돕는다는 목적으로 소를 가축으로 키운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넘어 한 가족으로 여겨 소고기를 먹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습니다.

그렇다면 쇠고기를 멀리하던 타이완에 언제? 어떻게 소고기를 받아들이고 또 대중적으로 소고기를 즐겨 먹기 시작한 것일까요?

쇠고기를 멀리하던 타이완에 쇠고기를 먹는 식문화를 전파한 것은 일본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청일전쟁으로 불리는 갑오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시모노세키 조약에 따라 자국의 영토 타이완섬을 1895년 일본 제국에 할양하게 되고, 이후 타이완은 1945년 해방 전까지 일본 제국의 최초 식민지로…일제 식민지 시절을 겪게 됩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을 겪으며 일본인들이 타이완 섬으로 속속 들어오자…자연스레 소를 먹는 것을 꺼려하던 타이완에 쇠고기를 먹는 식문화가 전파된 것인데요. 물론 예부터 집안대대로 반려동물이자 귀한 존재로 여기며 쇠고기를 먹는 것을 기피하던 타이완 사회에서 하루 아침에 소고기를 먹는 것을 받아 들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초기에는 서양이나 일본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모던 보이나, 신여성 그리고 근대 신문물에 관심있는 고관대작이나 쇠고기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1920년 중반 일본 제국이 식민지 확장을 위해 타이완 남부 지역에 크고 작은 규모의 비행장을 짓게 되었고, 이곳에 머무는 비행사들의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타이완 남부지역에 도축장을 운영하게 됩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 비행사들의 기력 보충을 위해 일본 제국이 도축장을 운영한 도시 타이난. 일제 식민지 시절부터 도축장이 있던 타이난은 다른 지역보다 신선한 소고기를 빨리 접할 수 있었고, 해방 후 1949년 무렵 국민당 정부가 타이완으로 건너오면서…신선한 소고기로 만든 다양한 요리가 이곳에서 개발됩니다.

다른 지역보다 신선한 소고기를 빨리 접할 수 있던 타이난에서 이 신선한 소고기로 만들어낸 대표 요리는 바로 ‘소고기탕’, 즉 ‘우육탕牛肉湯’입니다.

빨간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매력적인 ‘우육면’과는 또 다른 매력의 타이난 ‘우육탕’은 당일 도살된 신선한 쇠고기를 얇은 종이처럼 얇게 썬 다음 국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채소 등 갖가지 재료를 넣고 푹 끊인 담백한 국물을 생소고기가 담긴 국그릇에 부으면 완성!

신선한 소고기를 뜨거운 국물에 살짝 데쳐 먹는 우육탕.[사진=타이난시정부관광여행국 홈페이지 캡처]

냉동되거나 숙성되지 않은 생소고기만을 사용하는 타이난 ‘우육탕’을 100백 맛있게 먹는 꿀팁은요. 첫번째!! 전문점에서 ‘우육탕’을 내오면 수저로 국물을 젓지 마시고, 국물 본연에 맛을 음미해보세요. 그리고 두번째!! 국그릇 아래 깔려있는 생소고기가 회색빛으로 익을 때까지 지어주세요. 생소고기에 있던 약간의 피가 뜨거운 육수를 만나면서 국물이 걸쭉해지고, 맑았던 우육탕 국물의 빛깔이 조금 붉어진 것을 육안으로 느낄 수 있으실 거에요.

도살된 직후 바로 배달된 신선한 생소기를 뜨끈한 국물에 가볍게 익혀 먹는 우육탕은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고급 일식 전문점에서 육사시미를 판매하긴 하지만, 타이완인들은 소고기 육회를 잘 먹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죠. 한국에 돌아가면 소고기 육회를 꼭 먹을 정도로 소고기 육회를 좋아하는 저는…처음 타이난 우육탕을 먹었을 때 이 신선한 소고기를 아깝게 익혀먹어?라고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소고기의 품질이 굉장히 우수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맛본 우육탕은 엄마가 끓여준 소고기 뭇국 맛과 흡사했습니다. 흰쌀 밥이 곁들여 나온 우육탕은 뉴타이완달러 100원(2021년 9월 10일 기준 한화 약 4,200원).

흰 쌀밥을 뜨끈한 우육탕에 말아서 먹다 보면 자연스레 새콤한 깍두기가 생각날 정도로 ‘우육탕’은 거부감 없이 굉장히 친숙한 음식이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타이난을 대표하는 음식 ‘우육탕’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한주를 마무리짓는 마지막평일 뜨거운 금요일 불금입니다! 금요일 밤과 어울리는 뤼자창劉家昌의 <晚安曲(만안곡, Music of the night)>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사진=타이난시정부관광여행국 홈페이지 캡처]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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