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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달 특집]섬뜩 오싹한 이름 가지고 있는 타이난 명물 ‘관차이반棺材板’

  • 2021.09.03
랜선 미식회
오싹한 이름을 가진 타이난 관차이반.[사진=유튜브 캡처]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9월에 접어든 현재, 가을 명절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음력으로는 아직 7월이죠. 타이완과 홍콩 등 중화권에서 음력 7월 한 달은 굉장히 특별한 달로 여겨집니다.

음력 7월 1일 귀신의 문이 열려서 음력 7월에 마지막 날인 30일에 귀신의 문이 닫히는데요. 음력 칠월 한달 동안 망령들이 신나게 돌아다니면서 이승을 떠돈다고 해요. 그래서 타이완, 홍콩 등 중화권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귀신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 특별한 달인 음력 7월을 ‘귀신의 달’이라고 부릅니다.

 ‘귀신의 달’이라니 상상이 잘 안되시죠?하하… 아직은 음력 7월이다 보니, 타이완에서는 아직까지도 뭐 호형제와 맞닥드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되도록이면 외출도 삼가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공포스러운 ‘귀신의 달’과 어울리는 섬뜩하고 오싹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타이완의 음식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싹하고 섬~뜩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음식은 지난 2015년 미국 방송사 CNN에서 타이완 남부 타이난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최고의 음식 19가지 중에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이름은 오싹하지만 맛에서 만큼은 대체불가!!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가 안됩니다.

타이난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최고의 음식으로 선정된 이 음식의 이름!! CNN에서는 영어로 그냥 Coffin bread, 관을 뜻하는 Coffin …우리가 생각하는 드라큘라가 잠을 자는 그 관 맞습니다!! 타이난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최고의 음식으로 CNN에서 커핀 브래드, ‘관빵’을 소개했습니다.

Coffin bread ‘관빵’이라… 한 지역을 대표하는 별미이지만 이름만큼은 꽤나 오싹하고 섬뜩하긴 하죠? 타이완에서는 관빵 Coffin bread을 관차이반棺材板이라고 부릅니다. 관차이棺材는 관을 뜻하고요, 반板은 나무 판자를 뜻합니다. 타이난의 명물 ‘관차이반’ 오싹하긴 하지만 정말로 음식 이름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 ‘나무 관’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관차이반’을 최초로 개발한 식당은 타이완의 古도시 타이난시台南市에 있습니다. 타이난 중정로中正路에 있는 오래된 전통시장인 캉러시장康樂市場 내에 위치한 Coffin bread 관차이반 원조집 ‘츠칸관차이반赤崁棺材板’. CNN에서 관차이반을 소개할 때 Coffin bread 관빵이라는 오싹한 이름으로 소개했지만, 사실 관차이반 원조 가게에서도 시그니처 메뉴인 관차이반을 외국인들에게 소개할 때 당당하게 Coffin bread ‘관빵’이라고 소개합니다.

관차이반 나무 관이라는 오싹한 이름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이 음식의 외관!! 비주얼의 영향이 컸습니다.

관차이반은 우리가 먹는 일반적인 토스트 식빵보다 두 배? 세 배 정도 두꺼운 두툼~한 식빵을 튀겨낸 다음 갓 튀겨낸 두툼하고 바삭한 식빵의 한쪽 면을 정사각형으로… 네모나게 잘라내 속을 파낸 다음 다시 두툼한 식빵 속에 새우, 오징어 등 각종 재료가 듬~뿍 들어간 크림스프를 꽉꽉 넣은 뒤 그 위에다 맨 처음 네모나게 잘라낸 식빵 부분으로 닫은 뒤 손님들의 테이블에 올라오는 데요.

두툼 바삭한 식빵과 그 속에 들어있는 고소한 크림 스프!! 너무 맛있지만, 텅 빈 네모난 식빵 속에 크림 스프를 넣고 그 위를 뚜껑으로 덮은 얼핏 드라큘라가 잠들어 있는 나무 관짝을 보는 듯한 오싹한 비주얼로 인해 나무 관을 뜻하는 관차이반으로 불리게 된 타이난의 명물 관차이반.

타이난 관차이반의 원조 ‘츠칸관차이반’의 창업자 쉬려우이許六一씨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의 지배 하에 있던 남양군도 일본어로 난요군토()라고 불려지던 중서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일대 섬으로 강제 동원되어 그곳에서 많은 고초를 겪으셨다고 해요.

광복 후 남양군도에서 타이완으로 무사히 돌아오신 쉬려우이씨는 1959년 타이난에서 흔히 사카리바沙卡里巴라고 불리는 중정로에 식당 ‘츠칸관차이반’을 개업하고 초기엔 새우 등이 들어간 지금의 관차이반이 아닌 당시 타이완에 주둔하던 미군들에 입맛에 맞춰 두툼한 식빵 속을 파낸 뒤 그 속에 닭의 간과 오징어 먹물 등 당시 고급 식재료가 들어간 크림 스프를 빵 속에 푸짐하게 넣은 닭의 간을 뜻하는 ‘지간雞肝’과 나무 판을 뜻하는 반, ‘지간반雞肝板’을 개업 초기에 주메뉴로 판매했다고 해요.

그러다 어느 날 창업주 쉬려우이씨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현재 국립성공國立成功대학교의 전신인 성공대학교 부속 공업학교成功大學附屬工業學校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친구가 ‘지간반’을 맛보게 되었고, 그 비주얼을 보고선 ‘그거 참 나무 관 같이 생겼고만’ 했다고 해요. 그 뒤 창업주 쉬려우이씨는 지간반으로 불리던 이 음식을 오싹한 이름인 ‘관차이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또한 속에 재료를 닭의 내장에서 새우, 오징어 등 누구나 좋아하는 해산물로 대체해 대중화시켰습니다. 현재는 창업주의 아들 쉬종저許宗哲씨가 사장이 돼 62년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타이난 출신인 천수이볜 전 총통은 과거 페이스북을 통해 ‘츠칸관차이반’에 담긴 소소한 추억을 공유했었는데요. 천 전 총통은 어린시절… 초등학교 6학년 때 전 과목을 만점을 받게 되었고, 당시 담임 선생님은 만점을 받은 어린 천수이볜 전 총통을 축하해주기 위해 격려의 의미로 사카리바에 있는 ‘츠칸관차이반’에 데리고 가셨다고 해요. 한국에서 특별한 날 먹던 짜장면처럼 천수이볜 전 총통은 어린 시절 만점을 받고 담임선생님이 사주신 ‘츠칸관차이반’에 ‘관차이반’ 맛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차이반’에 담긴 소중한 추억을 밝혔었는데요.

기회가 되신다면 원조집 ‘츠칸관차이반’에서 이름은 오싹하지만 맛만큼은 최고인 타이난 관차이반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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