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있는 남자, 땅에 있는 여자’ – 일파청

  • 2021.02.11
1945년 이후, 국공내전 시대를 살아가는 공군 부대 남자와 부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일파청(一把青)'- 사진: 일파청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캡쳐

오늘은 타이완 TV방송 시상식, 2016년 제51회 금종장(金鐘獎)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신인배우상, 감독상 등 6개 큰 상을 받은 시대극 일파청(一把青)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일파청은 타이완 문학의 거장인 바이셴융(白先勇)의 단편소설집 ‘타이베이인(臺北人)’ 에 수록된 동명 단편소설을 각색해서 만든 드라마입니다.

‘타이베이인’은 중일 전쟁 직후 1946년부터 시작되어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통일했고,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는 타이완으로 밀려나게 된 결과로 마무리된 제2차 국공 내전 기간 장제스를 따라 타이완으로 이주한 난민들이 낯선 타향에서 활기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단편소설집으로서 20세기 100대 중국어 소설로 선정된 바가 있습니다.

소설 일파청은 공군부대 대대장 부인인 진첸이(秦芊儀)의 1인칭 시점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공군과 결혼하는 주칭(朱青)이라는 여자의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소설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앞부분은 주칭은 진첸이 남편의 학생들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될 때 국공내전이 바로 일어나는데 주칭의 남편이 전투 과정에서 순국해서 주칭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뒷부분은 국민당을 따라 타이완으로 파천해 온 진첸이는 주칭과 다시 만나게 되는데 남편의 죽음과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경험하던 주칭은 순수하고 부끄러워하는 소녀에서 젊은 공군들과 장난스럽게 시시덕거릴 수 있는 여자로 변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소설의 글자수는 10000여개에 불과하는데 드라마 작가는 3년의 기간 동안 소설 내용을 토대로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여 45만개 글자수로 이루어진  30회 분량의 드라마 극복을 작성해냈습니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소설과 거의 비슷하지만 규모가 훨씬 커진 것입니다. 작가는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을 더욱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묘술할 뿐만 아니라 소설에 없었던 새로운 역할도 만들었습니다. 그는 또한 소설의 1인청의 서술방식을 채용하지 않고 3인칭의 시점으로 각 주인공의 이야기를 골고루 묘사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일파청의 오프닝곡 타이완 가수 티엔푸전(田馥甄, Hebe)이 부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看淡)’ 를 들려드리고 싶은데요. 이 노래는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져서 드라마의 이야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 같습니다. 가사에 모든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야 슬픔과 절망에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럼 ‘看淡’을 함께 들어보시지요.

이어서 드라마 주인공과 그들의 이야기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방금 제가 소설의 줄기리를 설명할 때 언급했던 공군 부대 대대장의 부인 진첸이는 드라마 속에서 공군 마을을 이끌며 마을 여인들을 챙기는 우아하고 부드러운 인물로 나타납니다. 그는 가족의 반대를 받음에도 교사라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공군 남편과 결혼해 국가를 보호하려는 웅장한 이상과 포부를 갖는 남편의 군 생활을 뒷바라지 합니다.

그리고 소설의 가장 큰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주칭은 소설의 설정과 달리 학교에 다닐 때 어떤 공군 남자가 남긴 작은 종이를 우연히 보고 그 남자를 찾기 위해 공군 마을에 들어가는 겁니다. 나중에 그 남자와 만나게 되는데 공군의 가족으로서 불안정한 생활을 살기 싫지만 결국 불로 뛰어드는 나방처럼 그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불행하게도 주칭의 남편이 전쟁에서 순국해서 그들의 강렬하지만 매우 짧은 사랑이 새드엔딩으로 끝납니다. 주칭의 마음도 불타고 남은 재처럼 흩어지며, 모든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살게 됩니다.  

진첸이와 매우 친한 여자 샤오쪼우(小周)는 소설에서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지만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하나로서 중일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후배가 죽은 선배의 아내를 돌봐야 하는 공군의 불문율에 의해 딸을 데리고 남편의 후배와 재혼을 합니다. 솔직한 성격을 가진 샤오쪼우는 항상 큰 소리로 웃고 욕하며, 이를 통해 마음의 슬픔과 외로움을 숨깁니다. 그는 재혼한 남편과 사랑에 기초해 결혼하는 것이 아니지만 비교적으로 가장 평온한 삶을 사는 인물입니다.

한편, 드라마에서 인물 간의 특성 차이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소설에서 이미 묘사된 타이완으로 피난을 오기 전후의 주칭의 변화 외에 진첸이의 내성적인 성격과 샤오쪼우의 와향적인 성격의 비교, ‘하늘에 있는 남자와 땅에 있는 여자’의 다름 , ‘나라를 위해 몸을 희생하는 남자와 가정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여자’의 대비 등이 다뤄진 바가 있습니다.

일파청을 통해 1945년부터 1981년까지의 역사도 엿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드라마 속에서 주칭이 결혼할 때 밖에서 항의하는 학생의 소리가 계속 들리고, 총알까지 결혼식장에 들어오는 장면은 1946년 학생들이‘반기아, 반내전(反飢餓,反內戰)’의 구호로 난징에서 항의했던 역사를 반영합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주칭은 진첸이와 샤오쪼우에게 무함을 당해서 입감할 때 그들을 배반해야 나올 수 있는 내용도 있는데요. 이것은 1949년 타이완으로 피난한 국민당은 반공주의를 강화하고 민주화를 저지할 목적으로 계엄령을 발령해 통치기반을 굳히기 위해 고압적 수단으로 지식인을 감시하고 압박하는‘백색테러’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사람들이 서로 배신하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일파청은 그저 허구적 이야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라서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이 그 고통스러운 역사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안관계나 국공내전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청취자분께 추천드립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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